데이터 무제한 여부는 불확실
데이터 제공량이 충분한 1만원대 5G 요금제가 빠르면 이달 말 출시된다. 스마트폰 단말기 가격 상승으로 소비자들의 지출이 늘어난 가운데 해당 요금제가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지 관심이다.
11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알뜰폰 도매대가 인하를 위한 관련 고시를 이달 말 개정한다. 이에 따라 1만원대 20기가바이트(GB) 5G 요금제가 2월 말이나 3월 초 출시될 전망이다.
이번 고시 개정은 지난달 15일 발표한 ‘알뜰폰 경쟁력 강화 방안’에 따른 것이다. 종량제(RM) 데이터 도매대가를 기존 메가바이트(MB)당 1.29원에서 0.82원으로 낮추는 게 골자다. 이는 최근 10년간 가장 큰 인하 폭이다.
여기에 1년에 5만테라바이트(TB) 이상 선구매하면 도매대가의 25%를 추가로 할인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알뜰폰 사업자는 도매제공의무사업자인 SK텔레콤의 데이터 도매대가를 최대 52%까지 낮출 수 있다. 이에 따라 20기가바이트(GB) 데이터를 제공하는 1만원대 5G 요금제를 출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현재 몇몇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은 고시 개정 기간에 맞춰 20GB 이상 데이터를 주는 1만원대 5G 요금제 출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요금제에 대한 소비자 반응은 긍정적이다. 데이터 제공량이 충분해서다. 20GB는 작년 10월 기준 우리나라 전체 이동통신 서비스 가입자의 한 달 평균 데이터 사용량에 해당한다.
현재 비슷한 양의 데이터를 주는 통신 3사 요금제가 약정 할인해도 4만원대인 것과 비교하면 최대 3만원 정도 저렴하다. KT엠모바일 기준 현재 무제한이 아닌 5G 20GB 요금제 가격은 2만2900원으로, 이와 비교하면 최소 3000원가량 싸다.
업계는 해당 요금제 출시 이후 알뜰폰 가입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명수 신임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장은 “현재 가입자 수를 2배, 3배까지 늘리는 것이 협회의 목표”라고 말했다. 알뜰폰 고객 증가는 사회 전반적으로 가계통신비 부담이 줄어드는 효과로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해당 요금제가 무제한일지는 확실치 않다. 데이터 속도제한 상품(QoS)을 요금제에 부가서비스로 붙이면 요금이 오르기 때문이다. 과기정통부는 기존 400Kbps에 더해 1Mbps를 의무제공 상품으로 추가해놓은 상태다. KT엠모바일 기준 1Mbps 부가서비스 비용은 3000원이다. 이를 더할 시 요금제는 1만원대를 초과한다.
1Mbps보다 저렴한 400Kbps를 붙일 가능성은 희박하다. 400Kbps는 지금처럼 스트리밍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았던 예전 인터넷 환경에서 많이 사용했던 속도다. 지나치게 느린 탓에 현재도 이를 붙인 요금제를 찾기 힘들 정도다.
한 업계 관계자는 “QoS를 부가서비스로 붙이면 그만큼 요금 올라가게 돼 사업자들이 QoS를 달 수도 있고 못 달 수도 있다”며 “그들이 어떤 방식으로 1만원대 20GB 요금제를 낼 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