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판매 중단…타 은행도 수급 차질
골드바 이달 243억원어치 팔려, 3배↑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의 고조로 대표 안전 자산인 금 수요가 급증하며, 시중은행에서 골드바 품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이 이날부터 골드바 판매를 중단키로 했다. 금값 상승에 시중은행 골드바 판매가 급증하자 이를 조달하는 한국조폐공사가 수급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전날 조폐공사로부터 골드바 수급이 어렵다는 통보를 받았다. 한국 금거래소는 이미 지난해 11월 4일부터 골드바 10g, 100g 공급을 중단한 상태다. 현재 1kg 골드바 주문은 가능하지만 배송에 2주 이상 걸리는 상황이다.
우리은행도 조폐공사와 금 거래소에서 골드바 공급이 끊겼다. 금거래소의 1kg 골드바를 계속 판매하고 있지만, 개인 구매는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은행은 조폐공사와 금 거래소 골드바를 모두 판매 중이지만, 오는 17일부터 조폐공사의 골드바 공급이 한시적으로 중단된다. 판매 재개 시점은 다음달 말부터 가능할 전망이다. 금 거래소의 1kg, 12.5kg 골드바는 현재도 공급 판매중이다.
신한은행은 LS그룹 계열사인 LS MnM와 금 거래소에서 골드바를 공급받아 판매중이다. NH농협은행은 전날 금거래소에서만 골드바를 받기로 했다. 3.75g, 10g, 100g, 1kg 골드바를 모두 판매 중이지만, 물량 부족에 따라 배송이 1~2주가량 지연될 수 있다.
이같은 현상은 금 실물을 찾는 고객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본격화하면서, 물가가 치솟고 경기가 침체될 수 있다는 전망에 전통적 안전 자산인 금 투자 수요가 폭증했다.
세계금위원회(WGC)에 따르면 작년 글로벌 금 거래량은 총 4974t으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금값은 고공 행진을 이어가는 중이다. 한국거래소에서 전날 금 가격은 전일 대비 1.28% 오른 온스당 2922.12달러를 기록해 최고치를 경신했다. 3000달러를 돌파도 시간 문제라는 관측이다.
이에 따라 은행권 골드바 판매 실적도 수직 상승했다. 지난해 국민·신한·하나은행의 골드바 판매액은 전날까지 총 242억7017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월 1~11일)의 79억6326만 원보다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지난달 같은 기간 124억2380만 원과 비교해도 2배 가까이 늘었다.
골드뱅킹 잔액도 급증했다. 해당 상품은 고객들이 금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도 계좌를 통해 금을 거래할 수 있다. 지난 1월 말 기준 국내 주요 은행(국민·신한·우리)의 골드뱅킹 잔액은 8353억원으로 지난해 1월 5668억원 대비 47.4%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