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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포 다이어트'로 사라지는 은행…고령층 "폰뱅킹 배워도 막막"


입력 2025.02.14 07:16 수정 2025.02.14 09:16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국민은행 다음달 28개 영업점 폐쇄

디지털 금융문해교육 등 지원 통해

금융 소외계층 접근성 높이겠다지만

전문가 "보다 더 근본적인 대안 필요"

시중은행의 현금인출기(ATM)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 연합뉴스

은행들의 '점포 다이어트'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인건비와 관리비 등을 줄이고 비대면 업무 역량을 키워 효율성을 높이자는 판단에서다.


금융 취약계층이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은행들은 노년층 금융 교육, 앱 글씨 키우기 등 다양한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는 보다 더 본질적인 대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다음달 중 28개 영업점을 폐쇄할 예정이다. 다음달 7일에는 27개 점포, 이어 31일에는 1개 점이 운영 중지되고 인근 영업점과 합쳐 운영된다. 문을 닫는 점포는 서울 11개, 경기 10개, 인천 2개, 대전 1개, 울산 1개, 부산 2개, 경북 1개다.


상황은 다른 은행들도 마찬가지다. 비대면 업무 수요가 늘자 은행들은 최근 빠른 속도로 영업점 갯수를 줄이고 있다. 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국내 5대 은행의 점포 수는 지난해 말 기준 3790개로 1년 전보다 3.5% 감소했다.


은행은 업무의 효율성 측면에서 점포를 줄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소비자들이 점포에 직접 찾아가서 업무를 보기 보단 스마트폰 등을 통해 거래를 진행하는 등 업무 방식이 급변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은행 대면 거래는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은행 업무 중 대면 거래 비중은 3.6%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조회 업무 대면 비중도 4.8%에 그쳤다. 대출 업무 역시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실제 지난해 하나은행이 취급한 담보대출 중 비대면 비중은 74.3%, 신용대출의 경우 94.2%를 차지했다.


이러한 변화에 고령층 등 금융 취약계층이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은행들은 이를 막기 위한 다양한 대책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노인복지시설 내 복합 IT 교육공간인 'WOORI 어르신 IT 행복배움터'를 조성해, '최신 디지털 기기 사용법', '키오스크 조작 연습' 등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교육부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고령층을 대상으로 디지털 금융문해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신한은행 역시 지난해 인천 남동구에 시니어 금융 교육을 제공하는 신한 '학이재'를 개관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보다 더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교육을 받아도 비대면 업무에 불편함을 느끼는 고령층이 많은 만큼 고객의 불편이 완전히 방지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단 얘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선 인터넷에서 젊은 사람도 못하는 복잡한 은행 업무가 있듯이, 은행이 단순히 디지털화해서 해결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는 점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전국에 깔려있는 우체국에서 농촌, 고령층 고객이 은행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서는 금융 규제 관련 법 개정이 필요하다"며 "전산시스템 충돌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법을 개정해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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