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證, 전체 수익 1661억원… 242.4%↑
작년 금리인하·증시 활황 등 수혜…“수익기반 확대 등 큰 의미”
최근 주요 증권사들의 해외법인 수익이 성장 궤도에 오른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해외 부동산 손실 등 악재가 대부분 반영된 가운데 금리 인하와 글로벌 증시 활황으로 실적 개선세가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작년 주요 증권사들의 해외법인이 투자한 비상장 주식과 부동산 등의 일부 손실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금리 인하로 인한 보유채권 가치 상승 효과 및 글로벌 증시 반등으로 인한 개선효과 등으로 성장세를 보였다.
이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의 지난해 해외법인 세전이익은 1661억원으로 전년(485억원) 대비 242.4% 급증했다. 특히 미국법인의 연간 세전이익은 945억원으로 전체 해외법인 이익의 56%를 차지하는 등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작년 가장 큰 해외법인 수익을 거뒀던 한국투자증권은 2위로 물러났다. 한국투자증권의 해외법인 순수익은 777억원으로 전년(699억원) 대비 10.8% 늘어났다. 한국투자증권 또한 미국 법인이 순이익 169억원, 전년 대비 81.5% 증가하면서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반면 홍콩법인은 156억원, 베트남 법인은 241억원의 순익으로 각각 작년 보다 57.7%, 7.6% 감소세를 기록했다. 부동산의 대체 투자 관련 비용이 4분기에만 500억원 규모로 발생한 것이 실적에 다소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그 뒤는 NH투자증권이 따랐다. NH투자증권의 지난해 해외법인 당기 순이익 역시 747억원으로 전년 대비 23.7% 증가했다. 아울러 미국 홍콩 등의 해외법인이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미국 법인이 186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46.9%의 성장세를 보였으며 홍콩 법인의 경우 588억원으로 같은 기간 19.5%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베트남 해외법인은 순익 규모가 75.6% 급감한 것에 이어 유럽·북경 법인은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것이 발목을 잡았다.
삼성증권은 7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3.3% 증가했다. 아울러 주요 증권사 중 유일하게 법인 전체(3개)의 실적이 늘었다. 런던 법인은 21억원으로 33.1% 성장했으며 뉴욕법인(19억)과 홍콩법인(32억) 또한 각각 6.4%, 29.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올해도 대체로 국내 증권사의 해외법인이 안정적인 수익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올해 미국 기준 금리가 한 차례 이상 인하 될 가능성이 큰 가운데 해외법인 수익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트레이딩 분야의 경우 금리가 떨어지면 보유채권 가치가 올라가 손익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최근 해외 주식시장 활황이 지속되면서 하반기까지도 실적 상승을 견인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더해 주요 증권사들이 해외 법인 존재감 확대를 위해 인수 및 조직개편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실제 미래에셋증권은 미국, 인도, 홍콩, 영국 등을 포함해 13개 등 가장 많은 해외법인을 보유하고 있는 것에 이어 지난해 말 인도 현지 증권사 쉐어칸 인수를 마무리했다. 회사 측에서는 실적이 반영되면 올해부터 매 분기 250~300억원 안팎의 수익이 추가로 인식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023년 'SF크레딧파트너스'를 설립해 미국 현지 인수 금융과 사모대출(PD, Private Debt)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베트남법인을 통해 신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출시하는 등 IT시스템 강화와 디지털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최순영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증권사의 해외 진출은 수익기반 확대와 더불어 국내 가계의 투자 다변화 및 자산 증식과도 연계되기 때문에 큰 의미를 지닌다”며 “최근 국내 증권사들의 현지 내 사업모델의 경우 이미 국내 고객 수요를 기반으로 두고 있는 만큼 머지않아 의미 있는 성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