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관세 싫으면 미국 에너지 사라"
미국과 협상 카드로 떠오른 미국산 LNG 수입
포스코인터내셔널, 북미산LNG선제적 확보해
개별 수익성과 에너지 안보에 힘 보탤 수 있어
도널드 트럼프의 무차별 관세 부과에 대응하기 위한 한국의 협상 카드로 '미국산 LNG(액화천연가스) 수입'이 급부상하고 있다. 대미 통상 외교 활동을 위해 미국에 방문한 한국 경제사절단 역시 미국산 에너지 수입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다. 대규모 LNG 수입이 예상되는 가운데, 밸류체인을 구축하며 북미산 LNG 수입 계약을 체결한 포스코인터내셔널에 관심이 쏠린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기업 대표들로 구성된 민간 경제사절단은 20일까지(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대미 통상 아웃리치(대외 소통·접촉) 활동을 전개한다. 미국 신정부 출범 이후 철강∙알루미늄 추가 관세, 상호관세 부과 계획 등 통상 관련 정책의 변화로 국내 전 산업군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어 이들의 역할이 중요한 상황이다.
우리 경제사절단은 대미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관세 정책에 대한 우려를 전하는 동시에 석유·가스 등 미국산 에너지 수입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겠다는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다.
현재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무역적자 해소를 위해 LNG 수출 확대를 천명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우리는 관세를 통해 (불공평한 무역을) 바로잡을 것"이라며 "(관세가 싫으면) 우리 석유와 가스를 사야 한다"고 경고했다. 한국 경제사절단이 미국산 수입을 늘리겠다는 의지를 전달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한국 정부는 트럼프 1기 행정부(2017~2021년) 당시 미국산 에너지 수입량을 늘린 바 있다. 2016년만 해도 3만t 그쳤던 미국산 LNG 수입량은 2017년 196만t, 2018년 466만t, 2019년 523만t, 2020년 576만t으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이미 일본과 인도 정부는 미국산 LNG 수입 확대를 미 정부에 약속했다. 지난 15일 열린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서도 LNG 협력이 주요 의제로 테이블 위에 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대규모 북미산 LNG 수입 계약을 체결한 포스코인터내셔널에 관심이 쏠린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해 8월 멕시코 퍼시픽(Mexico Pacific)으로부터 연간 70만t 규모의 북미산 LNG를 들여오기로 계약했다. 2022년 셔니어(Cheniere)와 연간 40만t의 LNG 공급 계약도 성사했기 때문에 향후 20년 간 해마다 110만t의 북미산 LNG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게 된다. 현재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탐사·생산(E&P)부터 저장·운송(터미널), 발전에 이르는 LNG 전 밸류체인을 구축한 상황이다.
이는 북미산 에너지 공급망을 선제 확보한 것으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와 무역수지 압박에 전략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이 전망된다. 개별 기업으로서 사업 성과는 물론 에너지 안보에 힘을 실을 수 있다는 평가다. 이계인 포스코인터내셔널 사장이 한국 경제사절단에 합류한 것을 놓고 대미 통상 외교에서 일정 역할이 주어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한편 포스코인터내셔널은 LNG 사업과 관련한 외형 확대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2023년 1월 착공된 제 2 LNG 터미널 증설 공사에서는 20만kL(킬로리터)용 저장탱크 2기를 구축, 2026년 5월과 7월에 각각 상업운전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저장용량을 기존 93만kL에서 133만kL로 늘리며 향후 예고된 LNG 수요 증가에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