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사진 도발' 산둥, 갑자기 ACLE 포기…포항 극적으로 16강행?

논란 일으킨 산둥, 최종전 포기하면서 16강 진출 무산

9위로 탈락한 포항이 8위 자리 차지할 가능성 열려

경기 시작 전 출전을 포기한 산둥 타이산. ⓒ 프로축구연맹

중국 슈퍼리그 산둥 타이산이 갑작스레 2024-2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잔여 경기를 포기했다.

이에 따라 19일 울산문수구장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K리그 울산 HD와의 최종전이 취소됐다.

AFC는 이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산둥이 울산과 맞대결을 벌일 의사가 없을 확인했다. ACLE 대회 규정(5조 2항)에 따라 기권 처리한다”고 밝혔다.

AFC와 산둥 구단 모두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축구팬들은 산둥 구단이 벌인 촌극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앞서 산둥은 지난 11일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광주FC와의 ACLE 7차전 홈경기서 일부 홈팬들이 원정 응원석 쪽을 향해 전두환 사진을 내걸어 일촉즉발의 상황이 펼쳐졌다.

이에 광주FC 구단은 "광주광역시를 넘어 대한민국 전체를 조롱하고 비하하는 행위"라며 "AFC에 공식 항의 서한을 내고 철저한 조사와 징계를 요구하겠다"고 대응한 바 있다. 이에 산둥 구단은 곧바로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산둥의 기권으로 16강 진출 가능성이 열린 포항. ⓒ 프로축구연맹

산둥 타이산의 대회 포기는 또 다른 나비 효과를 불러 일으킬 전망이다.

전날 조호르 다룰 탁짐(말레이시아)과의 7차전서 2-5 대패해 16강 진출이 물거품 된 포항 스틸러스에 기회가 찾아왔기 때문이다.

최종전까지 치른 포항은 3승 5패(승점 9)로 현재 9위에 올라있으며 8위까지 주어지는 16강 티켓을 얻지 못했다.

그러나 8위 산둥이 빠짐에 따라 변수가 발생했다. ACLE 규정에 따르면 기권팀이 나올 경우 해당 클럽과 치른 결과는 모두 배제돼 다시 승점이 계산된다.

즉, 산둥을 꺾었던 3개팀(비셀 고베, 포항, 가와사키)은 각각 승점 3이 삭감되며, 무승부의 요코하마 또한 승점 1이 줄어든다. 이렇게 되면 포항의 승점은 9에서 6으로 더 줄어들어 16강에 오를 길이 막힌다.

이번 ACLE 동아시아 스테이지에는 총 12개팀이 출전했고, 풀리그 방식이 아닌 추점으로 맞대결 팀을 정해 총 8경기를 치러 4개팀은 산둥과 맞대결을 벌이지 않았다. 따라서 승점 재산정 방식은 형평성이 어긋날 수밖에 없다.

현실적인 방법은 기존 경기 결과를 그대로 유지한 채 울산과의 최종전을 몰수패 처리하고 산둥을 순위표에서 제외, 이하 순위 팀들을 한 계단씩 끌어 올리는 방식이다. 이렇게 되면 포항에도 기회가 열린다.

한편, 포항에 승점 1 뒤졌던 10위 상하이 하이강은 요코하마 마리노스와의 최종전서 0-2로 패해 순위 뒤집기에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