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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계엄 아니었어도 명태균-김건희 때문에도...?


입력 2025.02.24 07:08 수정 2025.02.24 13:08        데스크 (desk@dailian.co.kr)

공천 개입, 인사 농단 녹취록 속속...‘권력 취한 공동 대통령’

명태균 의혹-김건희 특검이 결국 비상계엄 자살골 유발

“내가 구속되어서 입 열면 윤석열-김건희 정권 무너진다”

明의 이 말, 그저 구속 피하려는 허풍만은 아니었다

ⓒMBN 화면캡처

윤석열의 최후 변론 시간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그가 나라와 보수, 그 자신을 위해 어떤 결단을 내려 무슨 말을 하게 될지는 모른다. 무제한 발언이 보장된 기회를 이용, 그의 특기인 장광설로 항변과 호소에 그치고 말 것이란 비관적인 예측이 일단 우세하다.


그러나 그는 충동적 성향이 강한 사람이다. 심경에 갑작스러운 변화를 일으켜 지금까지의 태도를 확 바꿔 버릴 수도 있다. 냉혹한 현실을 어느 순간 뼈아프게 자각하고 모든 걸 포기하기로 마음먹을 가능성이 얼마든지 남아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김건희의 다음과 같은 공천 개입 텔레그램 문구를 생각할 때 당연한 귀결이 될 것이다. 윤석열은 비상계엄 아니었어도 부인의 ‘국정 농단’으로 야당에 의해 결국 탄핵 소추됐으리라고 보기에 충분한 특정인 당선 공작이다.


“김상민 검사의 당선을 지원해라. 그러면 선거 후 장관 또는 공기업 사장 자리를 주겠다.”

지난해 4.10 총선 전 김건희가 경남 창원-의창 현역이던 여당 의원 김영선(이 금배지도 尹-金이 보궐선거 때 ‘김영선이 해주라고 했는데 당에서 말이 많네’라며 힘써줘 딴 것이다)에게 전화로 이렇게 부탁과 회유를 했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의 변호사 남상권의 전언이다.


김건희는 명태균이 반대했으나 끝내 김영선을 다른 지역구로 보내고 김상민을 그 자리에 꽂았다. 남상권은 김건희와 명태균 사이 5~6회 텔레그램 중 48분간의 마지막 통화 메시지 ‘복기록’을 공개했다.


갈 데까지 가고 있다. 나올 만한 말이 다 나오고 있다. 공천 개입에 인사도 ‘농단’한 정황이다. 김건희가 이런 일을 대통령 옆에서, 또는 대통령과 함께 저지르고 있었다고 봐야 할 증거이고 주장이다.


“김상민 검사 조국 수사 때 정말 고생 많이 했다. (그분이) 의창구 국회의원 되게 도와달라.”


ⓒMBN 화면캡처

김건희의 김 전 검사 보은 공천 이유다. 같은 지역 공천 경쟁자인 또 다른 검사에 대해서는 이렇게 쏘아붙였다.


“문재인 정부의 부역자이고 지난 대선 때 누가 대통령이 될지 모른다면서 집에서 놀다가 대선이 끝나니 한자리하려고 기어 나온 기회주의자다.”

서릿발 내리는 X 표시다. 왕에게 어떤 신하의 질이 나쁘니 그를 단호히 내치라는 후궁의 재촉처럼 들린다.


그녀는 윤석열이 주도한 조국 수사 과정, 비화를 그와 공유하고 있었고, 그 논공행상 인사를 자기가 직접 하거나 남편 대신하고 있었던가? 이게 사실이라면 탄핵 중독에 걸려 있는 민주당에게 120% 확실한 ‘국정 농단’ 탄핵 소추 사유다.


그들은 연설문 써 주고 ‘여자 일’ 뒷바라지 역에 불과한 한 최순실을 ‘비선 실세’로 몰아 박근혜 국정 농단 탄핵을 성공시킨 사람들이다. 그런 당과 김건희의 저 맹활약을 보건대, 윤석열은 부인 때문에 탄핵당하고도 남았을 것이라고 보는 데 무리가 없다.


그녀는 해당 지역 도지사에게도 김상민을 도와주라고 했다. 이런 종류의 부탁, 압력, 지시 등이 광범위하게 행해졌다고 봐야 한다.


김건희는 4.10 총선 전에도 윤핵관들에 사로잡혀 엉터리 망상에 부풀어 있었다. 아마 윤석열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그러니 대패로 끝나자 책임을 남에게 뒤집어씌우려고 윤핵관들과 그들 부부가 합세한 것 아니겠나?


요즘 “돼지는 잔칫날 잡는 것”이라며 대목을 만난 듯 조기 대선 후보들을 겁주고 있는 명태균은 지난 총선 결과를 올바로 예상하였다고 주장한다. 김상민 같은 지역 연고 없는 사람 공천하면 가뜩이나 어려운 총선 더 망한다고 했다는 것이다. 그러자 김건희가 이런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아니에요, 선생님. (이철규, 윤한홍 의원이) 보수 정권 역사 이래 최다 석을 얻을 거라 했어요.”

어쩌다 이렇게까지 됐을까? 그녀는 말이 많고 참견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다. 지금까지 나온 각종 녹취록이 그것을 증명해 준다. ‘국정 농단’은 필연적이었던 것.


그녀는 권력 맛에 취해 그것을 휘두르는 재미에 빠진 ‘공동 대통령’이었는데, 윤석열은 그것을 방관하거나 방조했다. 그 몰래 한 일도 많았을 것이다. 김건희는 그만큼 위험한 인물이었다.


김건희의 공천 개입 망동과 대통령실-국힘 윤핵관의 여사 편들기는 당시 비대위원장 한동훈에 의해 제동이 걸렸다. 그래서 윤석열은 한동훈을 이재명보다 더 미워했고, 김건희는 윤석열보다 한동훈을 더 미워했다는 비유적 서술이 회자된 바 있다.


계엄-탄핵 사태가 일단락된 뒤에 언론과 논자들은, 이재명이 고법-대법 판결로 정치생명이 끝날 가능성이 큰 4개월을 못 참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불가사리(‘불가사의’ 변형 유행어)한 계엄 덜컥 수를 저지르고 만 진짜 이유를 짚게 될 것이다.


그 이유는 한동훈의 ‘국민 눈높이’ 선택으로 현실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던, 12월 10일 표결 예정 명태균 포함 ‘김건희 특검’ 법안이라는 게 현재로서는 가장 가까운 답이다. “내가 구속되어서 입 열면 윤석열-김건희 정권 무너진다”라고 했던 명태균의 말이 그저 구속을 피하려는 허풍만은 아니었다.

글/ 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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