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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등판 앞두고…삼성·화웨이·오포 '새 폼팩터' 속속 출격


입력 2025.02.25 11:54 수정 2025.02.25 11:54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올해 폴더블폰 '폼팩터' 경쟁…갤럭시 'G 폴드'·Z시리즈 출격 가능성

화웨이·비보·샤오미도 줄줄이 신제품 출시…애플 등판 앞두고 선점 효과 노려

2023년 12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산업기술 R&D 대전'에서 안팎으로(In&Out) 두 번 접을 수 있는 'S'자형 폴더블 제품인 '플렉스 S(Flex S™)'(왼쪽)와 G 형태로 안쪽으로 두 번 접는 '플렉스 G(Flex G™)'(오른쪽)가 전시돼있다.ⓒ삼성디스플레이

한 번 더 접거나 가벼워지거나. 올해 한국·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두 번 접거나 두께를 줄인 다양한 폼팩터(형태)의 폴더블폰을 내놓으며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이들 제조사들이 폼팩터 경쟁을 펼치는 것은 폴더블폰 분야 후발주자인 애플을 견제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진단이다. 한층 진화한 폴더블폰 효과로 애플의 도전을 물리치는 동시에 새로운 수요를 확보해 점유율 제고에 나서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를 비롯해 화웨이, 오포(OPPO), 비보(Vivo), 샤오미 등 폴더블폰 제조사들은 올해 초부터 다양한 형태의 폴더블폰을 연달아 출시한다.


먼저 삼성전자는 자사 첫 3단 폴더블 스마트폰을 이르면 올 하반기 선보일 전망이다. IT매체 폰아레나는 삼성의 첫 '멀티 폴드' 스마트폰이 오는 7월 출시될 것이라고 했다.


신규 제품명은 '갤럭시 G 폴드'로 알려졌다. 해당 제품은 모두 안으로 접히는 인폴딩 구조로, 앞서 삼성디스플레이는 G 형태로 안쪽으로 두 번 접는 '플렉스 G'를 선보인 바 있다. 여기서 'G'를 따온 'G시리즈'로 신규 브랜드 마케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2019년 한 번 접는 '갤럭시 폴드' 출시로 폴더블폰 시장을 주도해왔으나 지난해 화웨이의 '메이트(Mate) XT' 깜짝 출시로 두 번 접는 스마트폰에서 선두를 빼앗겼다.


이에 삼성은 생성형 AI(인공지능) 기능, 고급화 및 고내구성을 앞세워 화웨이 제품과의 차별화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초도 물량은 20만대 전후로 알려졌다.


'G 폴드'와 별도로 '갤럭시Z플립7·폴드7'도 하반기 양산에 나설 예정으로, 명실상부 'AI 폴더블폰' 선두주자로서의 입지를 공고히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질세라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도 올해 폴더블폰 신제품을 대거 내놓는다. 지난해 9월 세계에서 처음으로 두 번 접는 폴더블폰 '메이트 XT'를 공개한 화웨이는 이달부터 판매 지역을 해외 시장으로 확대했다. 가격은 3499 유로(약 520만원)으로 알려졌다.


'메이트 XT'에 자국산 7나노(nm, 10억분의 1m)칩·운영체제를 탑재해 시장을 깜짝 놀라게 했던 화웨이는 중국 돌풍을 발판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어필하겠다는 방침이다. 화웨이의 '메이트 X5', '포켓 2' 등 폴더블 제품은 작년 중국 시장에서각각 28.1%, 10.7%의 점유율을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지난해 중국 시장 내 베스트셀링 폴더블폰 점유율ⓒ카운터포인트리서치

또 다른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오포'도 최근 글로벌 이벤트를 열고 두께 8㎜대인 초박형 폴더블 신제품 '오포 파인드 N5'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펼쳤을 때 두께 4.21㎜, 접으면 8.93㎜로 전작 보다 두께를 26% 줄인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갤럭시 Z폴드 스페셜에디션(SE) 보다 얇다는 점을 어필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은 퀄컴의 모바일 프로세서인 '스냅드래곤 8 엘리트'를 탑재했으며 5600mAh 실리콘 카본 배터리를 장착해 연속 25시간 비디오 재생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 '비보'도 상반기를 목표로 차세대 폴더블 스마트폰 'X 폴드 4' 출시 채비를 하고 있다. 전작 X 폴드 3와 유사한 스펙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샤오미도 연내 플립 형태인 'Mi 플립 2'를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 등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한 번 더 접거나 한층 가벼워진 폴더블폰을 대거 내놓을 것이라는 소식에도 올해 폴더블 시장은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시장조사기관 DSCC는 보고서를 통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매년 40% 고성장했던 폴더블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시장은 지난해 성장률이 5%에 그쳤으며 올해에는 이 보다 적은 4%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했다.


폴더블폰의 저성장 배경에는 낮은 소비자 유지율, 가격 허들 등이 꼽힌다. 호기심에 폴더블을 구매했다가 다시 플래그십 스마트폰으로 되돌아가거나, 가격이 높아 처음부터 구매를 망설인다는 것이다. DSCC는 한국(삼성)·중국(화웨이 등) 위주로 공급사가 쏠려있는 것도 원인이라고 했다.


실제 트렌드포스는 지난해 글로벌 폴더블폰 출하량이 1780만대에 그쳤을 것으로 전망했다. 2027년까지 7000만대로 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지만 한 해 팔리는 스마트폰이 약 12억대임을 감안하면 비중(1.5%)은 여전히 미미하다.


폴더블스마트폰 패널 출하 전망ⓒDSCC

비우호적인 시장 전망에도 제조사들이 폴더블 신규 제품을 선보이는 것은 곧 등판하는 애플을 견제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애플 아이폰은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상위 10개 스마트폰 리스트에 매년 이름을 올릴 정도로 막강한 지배력을 갖고 있다.


프리미엄 이미지가 강하고 고객 충성도마저 높은 애플이 폴더블 아이폰을 내놓게 되면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대해 볼만 하다. 업계 안팎에서는 세트 기준 1500만~2000만대를 예상한다. 작년 전체 폴더블폰 추정치와 맞먹는 수치다.


현재 애플은 첫 폴더블 아이폰을 내놓기 위해 부품 공급사 선정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소재·부품사 등 공급망을 확정하고 양산 준비에 착수할 경우 이르면 내년 하반기 첫 폴더블폰이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메리츠증권은 "올해 폴더블 시장은 출하 성장 보다는 듀얼폴딩, 대면적, 롤러블 등 기술적인 변화가 중심이 될 것"이라며 "내년에는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로 폴더블 스마트폰 출하량의 급격한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같은 전망으로 미루어볼 때 올해 글로벌 제조사들의 신규 폼팩터 경쟁은 자사의 최신 기술을 앞세워 시장 선점 효과를 누리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애플 참전으로 폴더블 판 자체가 커지고 제대로 된 기술 경쟁이 시작되면 기술 우위에 있는 제조사는 재도약 전기를 마련하게 될 전망이다. 일종의 애플 효과에 따른 윈-윈 전략이다. 수혜자로는 삼성이 거론된다. 트렌드포스는 "애플이 폴더블폰 시장에 진입하면 시장 역학 관계가 크게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화웨이가 작년 9월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시에서 세계 최초의 트리폴드폰(화면을 두 번 접는 폴더블폰)인 '메이트 XT'를 공개했다.ⓒ신화/뉴시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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