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일 오후 10시 첫 방송
드라마 '남남' 이후 2년 만에 복귀한 배우 전혜진이 '라이딩 인생'을 통해 치열한 사교육 현장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곱씹어볼만한 메시지와 응원을 함께 전한다.
'라이딩 인생'은 딸의 '7세 고시'를 앞둔 열혈 워킹맘 정은이 엄마 지아에게 학원 라이딩을 맡기며 벌어지는 3대 모녀의 '애'태우는 대치동 라이프를 그린 드라마다.
25일 열린 지니TV 오리지널 드라마 '라이딩 인생'의 온라인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김철규 감독은 "대치동으로 상징되는 사교육 현장을 그린다. 사교육 현장 한복판에 있는 유치원생과 그 엄마, 그 엄마의 엄마까지. 3대의 이야기를 다룬다. 사교육 문제를 다룬 드라마는 많지만, 이전의 작품들과 가장 다른 점은 사교육의 대상이 유치원생이라는 것"이라고 작품의 메시지를 설명했다.
이 같은 소재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선 "'7세 고시'라는 말도 있지 않나. (강남 학부모를 풍자한) 코미디언 이수지의 동영상도 어마어마한 인기를 얻고 있다. 초등학생도 들어가기 전부터 토익 문제를 풀고, 영국 여왕의 낭독문을 읽고, 니체의 철학서를 영어로 토론하는 장면을 보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명문 대학의 강의실에서 볼 수 있는 장면을 강남 학원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데, 이런 우리의 현실을 어떻게 봐야 할까. 이 질문이 '라이딩 인생'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현실을 반영하는 작품인 만큼, 조심스럽고 섬세하게 접근했다. 이에 대해 "실제 상황을 과장이나 왜곡 없이 담으려고 노력했다. 현장감을 위해 메인 공간인 학원을 세트장에 의존하지 않고 실제 학원을 섭외했다. 학원 인근 이야기들도 실제 대치동 학원가에서 촬영했다. 낯익은 장소들이 눈에 띌 것"이라며 "어린 친구들의 사교육에 대한 이야기라 조심스러운 측면도 있었다. 그래서 현실을 담는 것과 아이 케이 문제의 균형을 찾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다"라고 말했다.
워킹맘 정은 역의 전혜진과 얼떨결에 황혼 라이딩에 뛰어든 지아 역을 맡은 조민수는 각각 워킹맘과 딸을 대신해 황혼 육아에 나서는 조부모의 현실을 반영할 예정이다.
전혜진은 "대치동 학원가 이야기라 어쩔 수 없이 눈길을 끄는 소재였다. 가슴이 아프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했다"면서 "엄마와의 서사도 있다. 그런 부분들에 끌렸다"라고 말했다.
"아이들이 태어났을 때부터 쭉 라이딩을 했다. 크고 나서는 날씨가 안 좋아졌다거나 그럴 때만 라이딩을 하고 있다"고 정은과 비슷한 경험을 언급한 전혜진은 "나와는 70% 정도 닮았다. 일을 하며 아이를 키우지 않나. 정은만큼 열혈이진 못 한 것 같다. 아이 교육에 관심은 있지만, 답을 모르겠다. 정은과 마찬가지다. 지금도 고민을 하고 있다. 상황에 맞게끔 최선을 다하지만 정은만큼은 하지 못할 것 같다"라고 공감되는 부분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엄마들에게 응원을 해주고 싶었다. '뭐가 됐든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고. 길이 어긋날 수도 있고, 돌아봤을 때 후회할 수도 있지만 응원을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조민수는 "아동심리치료사로 일하다가 이제야 내 인생을 살게 됐는데, 또 다른 육아를 시작해야 한다. 그런 사람이 많지 않나. 양쪽이 일을 안 하면 지탱이 안 되는 것이 현실이다. 나이 든 어른들이 유치원 가방을 메고 있는 모습을 많이 봤다. 절대 아이를 맡지 말라는 이야기도 들었는데, 이번에 그런 역할을 맡게 됐다. 어떻게 해결을 하는지 한 번 봐 달라"라고 말했다.
할머니 역할에 대해선 고민하기도 했지만, 결국 '라이딩 인생'의 매력에 끌려 출연을 선택했다. 그는 "이 역할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우리는 우리를 이야기하는 것이지 할머니, 할아버지라는 표현은 하지 말아 달라고 했었다"라며 "경험하지도 못했고, 거부스럽기도 했다. 그런데 우리는 사람을 표현하는 직업이지 않나. 표현을 해보고 싶었다. 우리보다 윗세대 어른이 겪은 상황을 작품에 어떻게 녹일까 싶더라. 아주 멋지지는 않지만, 비루하지 않고 또 적당히 정의롭고 사람을 사랑할 줄 안다. 이 안에서 만들어 나가보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메시지는 묵직하지만, 유쾌한 분위기로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전망이다. 김 감독은 "다만 출발은 그렇게 했지만 심각하고 무거운 드라마는 아니다. 굉장히 따뜻하고 경쾌하고 유쾌하고 사랑스러운 드라마"라고 말했다.
어쩌다 손주 민호의 라이딩을 맡게 되고, 그곳에서 만난 지아에게 한눈에 반하는 이영욱을 연기한 정진영은 "요즘 세상이 워낙 험악해져서 피 튀기는 이야기가 많다. 우리 작품은 사람의 감정을 따라가는 고운 이야기"라며 "무엇보다 멜로이지 않나"라고 말했다.
'라이딩 인생'은 3월 3일 오후 10시 ENA에서 첫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