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유흥업소서 마약 유통한 베트남인 무더기 검거

짧은 시간에 손쉽게 돈 벌 수 있단 유혹에 넘어가 범죄 가담

유흥업소에 마약 유통한 19명과 매수자 등 총 41명 검찰 송치

케타민 207g, 엑스터시 1246정, 합성 대마 20㎖, 현금 2459만원 압수

경찰이 유흥업소 내 전기밥솥에서 발견한 마약류.ⓒ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제공

경기 수원이나 인천 등 수도권 일대 유흥업소에 마약류를 유통시킨 베트남인 일당과 한국인 업주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당초 결혼과 유학, 취업 등 사유로 한국에 온 베트남인이 대부분으로, 짧은 시간에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유혹에 넘어가 범죄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이날 수도권 일대 유흥업소에 마약을 유통한 19명과 매수자 등 총 41명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찰 송치했으며 이 중 15명은 구속했다. 이 가운데 베트남인은 30명이었으며 베트남인이었다가 한국으로 귀화한 사람도 4명이었다.

총책으로 추정된 범인도 베트남 국적자로, 현재 베트남으로 도주한 상태다. 경찰은 그에 대해 인터폴 적색수배 조치했다.

마약 유통책들은 2023년 10월부터 이듬해 8월까지 인천 계양구 A 유흥주점과 서구 B 노래연습장 등에 마약을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 업주들은 사전 전화 예약제로만 운영하고 전기 밥솥에 마약을 보관하거나, 대금은 반드시 현금으로 받는 등 수사기관 단속을 피했다.

A 유흥주점 업주가 손님에게 마약을 판다는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지난해 5월 이곳에 손님인 척 잠입해 수사관에게 케타민을 판매하려 한 업소 실장을 현행범 체포했다. 이후 베트남인 여성으로부터 마약을 구매했다는 업주 진술을 토대로 통신 수사와 거래 현장 폐쇄회로(CC)TV 분석 등을 거쳐 유통책과 관련 유흥업소 업주, 투약자들까지 검거했다.

이 과정에서 케타민 207ｇ과 엑스터시 1246정, 합성 대마 20㎖, 현금 2459만원을 압수했다. 피의자 명의의 예금, 영치금 등을 합한 총 6440만원에 대해 기소 전 몰수 및 추징 보전했다.

한편 경찰청 통계를 보면 국내에서의 베트남 마약사범 숫자는 최근 급격히 늘고 있다. 최근 5년간 ▲2020년 97명 ▲2021년 275명 ▲2022년 350명 ▲2023년 484명 ▲2024년 617명로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베트남이 태국을 제치고 국내에 가장 많은 외국인 마약사범 국가로 나타나기도 했다. 지난해 외국인 마약사범을 국적별로 구분하면 ▲베트남(617명) ▲태국(537명) ▲중국(464명) ▲러시아(118명) ▲기타(104명) 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