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퇴마록, 티빙 예능으로 탄생
드라마 세계관 활용하며 높이는 완성도
이미 다져진 드라마 출연진의 ‘케미’를 담는 것을 넘어, 소설까지 활용하며 ‘세계관’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여기에 스케일을 키워 전 세계 시청자들을 겨냥하는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의 대작 예능들까지. ‘예능’도 ‘웰메이드’에 방점을 찍으면서 시청자들에게 다양한 즐거움을 선사 중이다.
최근 티빙은 이우혁 작가의 소설 ‘퇴마록’을 예능으로 만든다고 밝혔다. 초자연적 존재들과 악령에 맞서 싸우는 퇴마사의 이야기를 담은 이 소설 세계관을 담아 ‘오컬트 액션 예능’으로 선보인다. CJ ENM은 원작 지적재산권(IP) 사용 계약을 마쳤으며, 이 작가 자문까지 받을 예정이다.
‘퇴마록’은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이 활약하는 탄탄한 세계관을 가진 작품으로 호평받은 소설로, 한국형 판타지를 성공적으로 개척했다는 평을 받았었다. 판매 부수 1000만부를 기록하며 사랑을 받았으며, 이에 영화,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이 됐었다. 다만 예능과 만나는 것은 처음으로, ‘퇴마록’의 세계관이 예능과 만나 어떤 시너지를 내게 될지 궁금증을 유발 중이다.
앞서는 드라마의 세계관을 예능으로 옮겨오는 움직임이 있었었다. 대표적으로는 드라마 촬영을 통해 다져진 ‘케미’를 예능에서 활용하는 방식으로,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의 배우 조정석, 유연석, 전미도, 정경호, 김대영이 ‘본캐’(본 캐릭터)로 예능프로그램‘슬기로운 캠핑생활’에 출연한 바 있다. 이 외에도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술꾼도시여자들’의 정은지, 한선화, 이선빈은 tvN 예능 ‘산꾼도시여자들’에서 ‘산’을 타고, 또 ‘술’도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며 드라마 속 캐릭터와 현실 사이를 오갔었다.
최근에는 tvN 드라마 ‘감자연구소’ 방송 전, 출연진이 모여 감자 드라마를 찍다가 감자에 푹 빠진 모습으로 드라마 ‘세계관’을 예능으로 풀어낸 사례가 등장했다. 지난달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감자세끼’는 배우 이선빈, 강태오, 이학주, 김가은, 유승목, 남현우가 직접 밭에서 감자를 캐고 감자 요리를 만들어 삼시 세끼를 해 먹는 과정이 담겼는데, ‘감자’를 중심으로 드라마와 예능의 세계관이 통합되는 모습을 보여준 것.
이 같은 사례들이 드라마를 홍보하거나 또는 드라마의 인기에 기대는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하지만 드라마로 다져진 출연진의 탄탄한 케미가 자연스럽게 예능적 재미로 확장되며 팬, 시청자 모두에게 만족감을 주기도 한다.
글로벌 OTT 넷플릭스는 스케일을 키우고, 이를 통해 완성도를 키우는 방식으로 깊은 만족감을 주고 있다. ‘피지컬: 100’ 시리즈는 ‘최고의 몸’을 찾기 위해 최강 피지컬이라고 자부하는 100인이 모여 ‘피지컬: 100’이 구축한 세계관 안에서 경쟁을 펼쳤으며,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은 재야의 고수 ‘흑수저’ 셰프와 스타 셰프 100인이 대결하는 과정을 스펙타클하게 담아 글로벌 인기를 누렸다.
예능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넷플릭스처럼 스케일을 키우거나, 티빙처럼 전개의 탄탄함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웰메이드’ 예능을 만나는 재미가 생겨나고 있는 것. 일각에서는 “예능의 스케일이 너무 커졌다”고 우려를 표하기도 하지만, 나름의 방식으로 높은 완성도를 추구하는 흐름이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주고 있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