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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도리가 있어야지"…한동훈 활동 재개에 당내 시선은 '싸늘'


입력 2025.03.06 00:20 수정 2025.03.06 00:20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한동훈, 북콘서트·대학생 강연 등 공개 행보

당내선 "시기상조" "아직은 韓 시간 아니다"

"자기가 낸 상처 아물기 전에 나오는 것은…"

친한계는 "국민·국가 바라보고 판단" 엄호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청년문화공간 JU에서 열린 자서전 '국민이 먼저입니다' 북콘서트에 앞서 행사장 밖에 도열한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활동 반경을 넓히자 국민의힘, 특히 친윤(친윤석열)계의 비판이 커지고 있다. 친윤계는 물론 당 지지층은 '탄핵 기각'을 기대하고 있는데, 탄핵에 찬성했던 한 전 대표의 공개 행보는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되면서다.


한동훈 전 대표는 5일 오후 서울 마포구에서 '국민이 먼저입니다-한동훈의 선택' 북콘서트를 개최했다. 한 전 대표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의 한 공연장에서 제2연평해전 이야기를 다룬 연극 '바다는 비에 젖지 않는다'를 관람하며 당대표 사퇴 76일 만에 공개 행보를 재개했다. 그는 오는 6일에는 '2025 대학생 시국포럼'의 첫 강연자로 나설 예정이다.


한 전 대표의 공개 행보를 바라보는 당내 주류의 시선은 싸늘하다. 윤 대통령 탄핵소추에 공개 찬성했던 한 전 대표가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한 상황에서 나선 건 '시기상조'라는 비판이 나온다.


친윤계 의원은 통화에서 "사람이 도리가 있어야지. 자기가 상처를 내놓은 당에 그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지혈도 하기 전에 나오는 게 말이 되느냐"고 격분했다. 그는 "당이 지금 어떤 상황에 직시해야 한다"며 "중도층 틈새를 잡겠다고 나서는 건데 정치인으로서 도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한 전 대표가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직후 당시 의원총회에서 한 말을 잊지 못한다"며 "'제가 계엄했습니까? 제가 투표했습니까?'라고 한 그의 말이 여전히 상처로 남아있는데 활동 재개라니, 시기상조라고 생각하는 의원이 많다"고 했다.


'반탄 집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온 윤상현 의원도 최근 "아직은 한동훈의 시간이 아니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있기 때문"이라며 "한 전 대표가 말하고 싶은 (대상은) 국민의힘 당원 아니냐. 당원 목소리를 들어보라. (한 대표가) 활동하는 것을 몇 퍼센트나 지지하는지 들어보면 깜짝 놀랄 것"이라고 꼬집었다.


'잠룡'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소속 시·도지사들도 한 전 대표의 활동 재개에 대해 비판을 쏟아냈다.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은 이날 정치 플랫폼 '청년의꿈'에 한 전 대표를 겨냥해 "윤 대통령이 만든 인형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도 이날 페이스북에 "한동훈은 탄핵 찬성 등으로 대통령을 배신하고 당대표에서 쫓겨나다시피 했는데, 은근슬쩍 정계에 복귀하면서 자신을 비판하는 서정욱 변호사를 고발하겠다는 등 또다시 자유우파를 분열하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고 했다.


친한(친한동훈)계는 한 전 대표 공개 행보의 정당성을 설파하며 그를 엄호했다. 친한계의 한 의원은 "정치라는 것은 어떤 경우의 수들이 다 있으니까 대통령 탄핵이 기각될 수도 있지만, 인용이 될 수도 있지 않느냐"라며 "그런 상황까지 다 대비해서 우리가 움직여야 되지 않나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우리가 지금 87년도 헌법 체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이것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 중 한 명이 한 전 대표"라며 "본인도 이번에는 임기를 3년만 하고, 제왕적 대통령제를 끝내야 한다는 인식을 많이 하고 있다. '새로운 리더십'을 가졌다"고 평가했다.


친한계로 분류되는 정성국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에서 "(한 전 대표가) 당시 탄핵을 찬성한다는 말을 던질 때도 많은 분이 걱정과 우려를 전했다. '우리가 말한대로 어떤 프레임이 씌워질 수 있다'"라고 언급하면서도 "그런데 그런 부분을 알면서도 지금 이 시점에서는 국민과 국가를 바라보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나에 대한 비난과 이런 것은 감수하겠다(는 한 전 대표의 판단이 있었다)"고 말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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