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증인 출석…"이정근, 휴대전화 버렸다고 진술하다 갑자기 임의제출"
검찰 "이정근 본인 의사로 제출…다른 사건에 증거로 쓰이는 것 포괄적 동의"
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의 핵심 증거 중 하나인 이른바 '이정근 녹취록'의 증거능력이 이성만 전 의원의 항소심 재판에서도 쟁점으로 부상했다. 재판부는 증거능력을 가리기 위해 당사자인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을 추가 증인으로 부르기로 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7부(이재권 박주영 송미경 부장판사)는 이날 이 전 의원의 정치자금법·정당법 위반 혐의 공판에서 이같이 결정했다.
이날 재판에는 이 전 의원 측이 신청한 소나무당 송영길 대표(전 민주당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돈봉투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됐던 송 대표는 후원금 명목으로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만 인정돼 1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돈봉투 살포 의혹에 대해선 재판부가 결정적 증거였던 이 전 부총장의 휴대전화 녹음파일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무죄가 선고됐다.
송 대표는 이날 재판에서도 "이정근은 검찰 소환 조사를 받으면서 휴대전화 3대를 깨서 버렸다고 진술하다 갑자기 임의제출 하겠다고 했다"며 "임의성(자발성)이 대단히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정근은 본인 의사로 (휴대전화를) 제출했고 다른 사건에 대해서도 (증거로) 쓰이는 것에 아무런 이의제기 없이 포괄적으로 동의한 게 맞다"며 "휴대전화 제출 과정에서 강압 여부가 의심된다면 그날 현장의 수사관, 교도관, 이정근 본인, 변호인에 대한 증인신문을 통해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확인해야 한다"고 추가 증인 신문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다음 달 4일 이 전 부총장과 이 전 부총장 조사 당시 직접 면담했던 검사를 증인으로 불러 신문하기로 했다.
이 전 의원은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둔 2021년 4월 28일 송 대표 지지 국회의원 모임에 참석해 윤관석 전 의원으로부터 300만원이 든 돈봉투를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같은 해 3월 송 대표 등에게 부외 선거자금 총 1100만원을 준 혐의도 있다.
지난해 8월 1심 법원은 이 전 의원에게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정당법 위반 혐의로 징역 3개월에 집행유예 2년 및 추징금 300만원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