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간) MWC 현장 찾아 주요 고객사 미팅
AI·휴머노이드 언급하며 관심 "큰 시장 열릴 것"
카메라 모듈·패키지 기판·MLCC 모두 수혜 예상
"지난해보다 올해 MWC가 전반적으로 좀 더 액티브하네요. AI 쪽이 성장하면서 저희가 하고 있는 기판이나 MLCC 사업 매출이 재작년보다 작년에 훨씬 많이 올랐어요. 아무래도 이제 AI가 개화하니까 저희한테도 기회가 더 오겠죠."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이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인 MWC 2025 현장을 직접 찾았다. 모바일 제조사들이 대거 참가한 전시인 만큼, 반도체 기판·MLCC·카메라모듈 등의 부품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삼성전기에는 신규 고객사를 발굴할 수 있는 최적의 기회기 때문이다.
5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진행 중인 MWC 전시 현장 곳곳을 찾은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다양한 고객사와의 미팅 후 취재진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사 3종 사업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내비쳤다.
장 사장은 "지난해보다 올해 AI가 한 단계 더 성숙해진 것 같고, 또 로봇이 많이 보인다"며 "삼성전기가 하고 있는 기존 제품들도 로봇 관련이 많다. 로봇은 눈이 7개에서 많게는 최대 15개까지 탑재되는데, 카메라에는 완전 새 시장이 열리는 것"이라과 강조했다.
특히 장덕현 사장은 생성형 AI와 로봇을 더한 형태의 인간형 로봇 '휴머노이드'를 눈여겨봤다. 휴머노이드는 앞서 언급한 카메라 뿐만 아니라 반도체가 많이 들어가고 전력 소모가 크기에 반도체 기판, MLCC 등이 모두 들어간다.
장 사장은 "로봇은 이전 휴대폰이나 자동차와 같이 하나의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장 사장은 "휴대폰과 자동차 그 사이 정도에 로봇 시장이 형성되지 않을까, 엄청나게 새로운 큰 시장이 열린다고 보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MLCC 시장은 통상 스마트폰보다 차량용이 훨씬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장 사장은 "아무래도 구동장치가 (로봇이) 자동차만큼은 당장 필요없을 것 같으니 그 중간 지점을 예상하고 있다. 다만 '브레인'이 핵심이니 로봇이 아주 똑똑하면 또 부품이 더 많이 채용되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삼성전기는 현재 글로벌 MLCC(적층세라믹캐패시터) 시장에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전장 분야에서는 3~4위 정도 순위를 기록하고 있는데, AI 관련 MLCC 시장에서는 일본 무라타와 나란히 1위를 다투며 시장의 약 80% 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삼성전기 입장에서 AI 모바일 및 휴머노이드 시장의 개화는,카메라 모듈과, MLCC, 반도체 패키지 기판 등 자사가 중점적으로 이어가고 있는 사업 3종 모두의 수요 확대를 노릴 수 있는 시기인 셈이다.
장덕현 사장은 "처음에 AI가 트레이닝 쪽에 시장이 열렸다면, 이제는 그 AI를 가지고 활용하는 인퍼런스 쪽에 시장이 열릴 거라 본다. 그 두 시장이 점차 커지기 때문에 우린 MLCC건, 기판이건 다 시장 확대를 준비해야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MWC 개막 기간에 맞춰 유럽 출장길에 오른 장 사장은 지난 이틀 간 유럽 내 고객사를 방문한 뒤 이날 아침 전시장을 찾아 주요 고객사와의 미팅, 관심있는 분야의 전시 일부를 둘러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업체들의 전시에 대한 소감을 묻자 장 사장은 "딥시크나 이런 새 혁신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혁신이 일어나는 곳엔 늘 기회가 있으니, 저도 항상 주시하고 있고 어떤 형식으로 우리가 참여할 수 있을 지 고민한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장덕현 삼성전기 대표이사 사장과 경영진들은 자사주를 매입하며 '책임 경영'을 앞세웠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장 사장은 자사주 2000주를 장내 매입했다. 총 매입 규모는 총 2억7120만원어치다. 앞서 장 사장은 지난 2022년과 2023년에도 각각 2000주를 사들인 바 있다. 이번 신규 취득으로 장 사장은 총 6000주의 자사주를 보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