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0일 대규모 야외 기동훈련 진행
北 '핵 사용 시나리오' 반영 맞춤 연습
도발 가능성 대비 대북 감시태세 격상
초유의 전투기 민가 오폭 사고에도 한국과 미국은 사이버·우주 등 전 영역을 포함한 대규모 연합연습으로 연합방위태세를 점검하고 대북 억제력을 강화한다. 다만 이번 훈련에서는 모든 종류의 실사격 훈련은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軍 '한미연합연습' 정상 시행…실사격 훈련은 전면 중단
한미 군 당국은 오는 10~20일 한반도 방어를 위한 정례 연합 훈련인 '자유의 방패(FS·프리덤쉴드)' 연습을 정상적으로 실시한다.
9일 합동참모본부와 한미연합사령부에 따르면 한미는 FS 연습기간 지휘소 훈련과 함께 지상·해상·공중 등에서 다양한 야외기동훈련을 확대 시행한다.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6일 FS 연습 일정을 공개하면서 "한미는 러·북 군사협력과 각종 무력분쟁 분석을 통해 도출된 북한군의 전략 및 전술, 전력 변화 등 현실적인 위협을 시나리오에 반영해 한미동맹의 연합방위태세와 대응능력을 제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연습 시나리오와 연계해 지·해·공, 사이버, 우주 등 전 영역에 걸쳐 연합 야외기동훈련을 확대 시행하며, 동맹의 상호운용성을 향상시키고 강화된 연합억제능력을 현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지난 6일 공군 전투기가 경기 포천에서 실사격 훈련 중 민가에 폭탄을 떨어뜨려 민간인과 군인 등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해 실사격 훈련은 전면 중단한다.
군에 따르면 대북 감시·정찰과 비상대기 등 일부 필수 전력을 제외하고 사고를 낸 KF-16 등 모든 기종의 비행을 제한하고 있다.
공군 관계자는 "다음 주까지는 비행 제한을 유지할 계획"이라며 "모든 조종사를 대상으로 사고 사례 교육과 비행 전 안전 교육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영수 공군참모총장은 지난 6일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이번 사고를 계기로 전 조종사를 포함해 항공 무장을 다루는 모든 요원에 대한 일제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확인 절차를 보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주한미군도 "미국과 한국군은 모든 실사격 훈련을 중단하기로 했다"며 "이 중단에도 계획된 지휘소 훈련(CPX)인 '자유의 방패'(FS)는 일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군 1만9000명 참여…北 핵 사용 시나리오 대비
양국은 FS 기간 연합 야외기동훈련을 지난해 10건에서 올해 16건으로 늘려 진행할 계획이다. 한국군 총 1만9000여명이 참여한다.
특히 드론을 이용한 공격이나 GPS 교란, 사이버 공격 등 최근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에서 나타난 전술적 변화 등을 시나리오에 반영해 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합참은 설명했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지난 6일 FS 한미 합동브리핑에서 북한의 핵 사용 시나리오에 대비한 훈련도 진행하는지 질문에 "북한의 핵 위협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조치 사항을 숙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FS에서는 연합 연습에서 통상적으로 실시해 온 계엄연습도 진행된다. 이 실장은 "계엄 연습은 시나리오 일부를 조정해서 자체적인 군사적 조치사항 위주로 시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 실시되는 FS를 앞두고 이날 한미 합동브리핑에선 미군 측에 한미동맹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라이언 도널드 주한미군·유엔사·연합사 공보실장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한미동맹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한미 간 철통같은 동맹은 여태까지 중 가장 강하다"며 "한미 대비태세와 상호운용성을 제고해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적으로부터 양국의 국토를 수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합참은 "이번 연습에는 유엔사 회원국들도 참가할 예정이며, 중립국감독위원회는 정전협정 준수 여부를 관찰할 것"이라며 방어적 성격의 훈련임을 강조했다.
이번 연습 기간 전략폭격기나 항공모함 등 미군 전략자산이 한반도에 전개될 가능성도 있다.
양국 군은 북한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대북 감시·경계태세를 격상 강화한 가운데 훈련을 시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는 한반도 전면전 상황을 가정한 방어적 성격의 전구(戰區)급 연합 훈련을 매해 두 차례 실시한다. 통상 3월에 FS 연습을 실시하고, 8월에는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 연습을 진행한다.
한미 연합훈련 때마다 강력히 반발하며 고강도 도발을 보여온 북한은 이번 연습에 대해서도 강력한 입장 등을 낼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 2일 미군 항공모함 칼빈슨함(CVN-70)의 부산 입항에 대해 "가장 적대적이며 대결적이려는 자기의 의사를 숨김없이 보여주고 있다"며 "전략적 수준의 위혁(힘으로 으르고 협박함)적 행동을 증대시키는 선택안을 심중하게 검토할 계획"이라고 위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