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대 은행 금리인하 수용률 하락
올 상반기 주담대 수요 더 늘어난다는데
"차주 이자 부담 완화 제도 활성화 돼야"
은행으로부터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차주가 대출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주담대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이 지난해 하락세를 보였다.
은행권은 무차별적으로 금리를 낮춰달라는 신청이 늘어나 전체 수용률이 낮아졌다는 입장이지만, 그만큼 어려운 경제 상황에 차주들의 금리 부담이 높아졌다는 뜻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상반기 주담대 수요 늘어날 가능성 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만큼, 금리인하 요구도 늘어날 수도 있어 수용 실효성에 대한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11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국내 5대 은행의 주담대 금리인하 요구권 접수 건수 대비 수용률은 평균 18.96%였다. 상반기 대비 4.1%포인트(p) 낮아진 수치다.
금리인하요구권은 금융소비자가 취직·승진·소득증가 등을 근거로 금리를 낮춰 달라고 은행에 인하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로 지난 2019년 6월 법제화됐다.
은행별로 보면 신한은행의 수용률이 40.6%로 가장 높았고, 우리은행이 26.1%로 뒤를 이었다. 이어 ▲하나은행 11.9% ▲농협은행 9.4% ▲국민은행 6.8%을 기록했다.
다만 이자감면액으로 보면 우리은행이 557억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신한은행 520억원 ▲국민은행 90억원 ▲하나은행 72억원 ▲농협은행 71억원 순이었다.
이들 은행 중 우리은행을 제외하고 상반기보다 수용률이 모두 낮아졌다. 신한은행은 상반기대비 17.8%p 감소했고, ▲국민은행 -1.8%p ▲농협은행 -1.0%p ▲하나은행 -0.4%p였다. 우리은행은 유일하게 0.5%p 늘었다.
은행권은 수용률 하락에 대해 무차별적인 신청 건수가 늘어나 전반적인 수용률이 떨어졌다는 설명이다. 단기간 내 대출금리를 인하할 만큼 소득이나 신용점수가 개선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신청을 할 경우 금리를 내리기 어렵다는 얘기다.
또한 모바일뱅킹으로 인해 금리인하 신청용이 쉬워졌다는 점도 신청건수를 늘린 데 영향을 줬다. 은행의 안내 의무에 따라 모바일로 신청 안내 알림이 울리면 일단 신청을 하는 차주들이 늘었다는 것이다. 실제 이들 은행의 금리인하 요구 비대면 신청률은 99%에 달했다.
그러나 예상보다 길어진 고금리에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늘어난 만큼 은행들의 수용률 역시 높아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올해 상반기 주담대 수요 늘어날 가능성 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은행권은 올해 상반기 대체로 신규 주담대가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내다봤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 예상 등으로 대출금리도 앞으로 더 떨어지면 대출 수요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대출 증가로 대출원금 뿐 아니라 이자 부담이 높다보니 저축조차 못하는 차주들이 많다"며 "신청건수가 많아졌다는 건 이자 부담이 실질적으로 높게 체감됐다는 걸 반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자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신용 관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지금보다 더 활성화 돼야 한다고 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