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전하는 토큰증권 법제화에…신한투자증권 실적 개선 청사진, 첫발부터 차질

노성인 기자 (nosaint@dailian.co.kr)

입력 2025.03.11 05:02  수정 2025.03.11 09:20

블록체인 기반 금융서비스 확대…이선훈 대표, 취임 후 첫 행보

관련 법안 국회 통과 계속 미뤄지면서 사업 확대 한계

실적 개선 등 올해 청사진 수정 불가피

이선훈 신한투자증권 대표.ⓒ신한투자증권

토큰증권 발행(STO) 관련 법제화가 국회에서 여전히 공전하자 블록체인 기반 금융 서비스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는 이선훈 신한투자증권 대표의 첫 행보에도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선훈 신한투자증권 신임 대표가 내놓은 실적 개선 청사진이 연초부터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신한투자증권은 국내 증권사 가운데 토큰증권·조각투자와 가상자산 관련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곳으로 해당 사업을 미래 성장 동력 가운데 하나로 점찍었으나 당장 제도적 한계에 부딪히면서 당분간 뚜렷한 성과를 내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조각투자는 부동산·미술품·귀금속·저작권 등의 자산을 쪼개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쪼개진 소유권·권리를 블록체인으로 디지털화해 증권화한 것이 토큰증권이다.


금융당국이 지난 2023년 2월 '토큰 증권 발행·유통 규율체계 정비방안'을 발표한 이후 증권사를 필두로 여러 금융사가 관련 사업에 나선 가운데 시장 선점에 가장 적극적인 곳 중 하나가 신한투자증권이다.


실제 신한투자증권은 조각투자 시장에서 가장 많은 플랫폼의 계좌관리기관으로 참여하고 있다. 기존 5곳(서울옥션블루, 스탁키퍼, 열매컴퍼니, 에이판다, 갤럭시아머니트리)에 이어 지난 3일 한우 조각투자 플랫폼 '뱅카우'에 이어 미술품 조각투자 플랫폼인 '아트앤가이드'도 이름을 올릴 예정이다.


고객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하나의 실명계좌로 여러 조각투자 플랫폼의 계좌들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도 시작했다.


ⓒ신한투자증권

이와 함께 신한투자증권은 가상자산 관련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 3일 웨이브릿지(Wavebridge), 파이어블록스(Fireblocks)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공동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이렇듯 토큰증권 시장 개화에 필수인 전자증권법과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올해 초 국회를 통과될 것을 기대하며 시장에 발 빠르게 뛰어들었다. 다만 작년에 이어 지난 2월에도 관련 법안이 정무위 법안심사 소위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올해 5월 조기 대선이 예상되는 만큼 하반기에나 정식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선훈 대표의 최우선 과제인 실적개선 행보가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 신한투자증권은 작년 영업이익 3725억원을 기록했다. 비슷한 자기자본 규모를 가진 키움증권(1조982억원), 메리츠증권(1조548억원)에 크게 못 미쳤다.


특히 수익 다각화 작업의 첫 주자로 기대됐던 토큰증권·조각투자 시장 개화가 미뤄진 가운데 지난해 3분기 중 발생한 금융사고에 대한 여파가 지속 중이라 자산관리(WM) 부문 중심 리테일 사업 강화 성과도 상당 기간이 걸릴 것이라는 예상된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기대했던 토큰증권 법제화가 미뤄지면서 대한 투자자 관심이 줄어드는 등 분위기가 일부 식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향후 STO 법안이 통과되면 전통적인 증권이 토큰화되면서 시장 규모가 커지고 이에 따라 수익성도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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