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한 달만에 ‘대박’…시장서 폭발적 인기
더미식 브랜드서 처음으로 선보인 해물라면
국내 시장 넘어 해외 시장 진출 계획도
“신선한 해산물의 풍미를 라면 한 봉에 가득 담아보고 싶었습니다.”
지난 7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하림타워에서 만난 윤아인(32·여) 하림산업 마케팅본부 라면 Brand manager(BM)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전통적인 해물라면의 틀을 깨고 새로운 해물라면을 개발한 주인공이다. 차별화된 해물 라면 시장을 개척해 성공적 안착을 이루고 싶었다.
그는 기자를 향해 “그동안 라면은 간단히 한 끼 떼우기용 인식이 강했던 식품인데, 그런 인식의 틀을 깨고 잘 차려먹는 하나의 식사가 될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며 “제주도에서 먹는 해물 라면을 집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제품화 했다”고 말했다.
그의 간절함이 닿았을까. 지난 1월 출시한 ‘더미식(The미식) 오징어라면’은 소위 대박을 쳤다. 출시 3개월 만에(3월4일 기준) 누적 판매 500만 봉을 돌파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일부 온・오프라인 채널에서는 하루 만에 약 1만 봉이 팔리는 등 큰 성장의 가능성을 엿봤다.
오징어라면 성공의 배경에는 윤 매니저의 아이디어와 열정이 있었다. 그는 참신한 아이디어와 발빠른 시장 트렌드 분석으로 브랜드 기획부터 제품 개발, 홍보 등 모든 과정에 참여했다. 앞서 출시한 장인라면, 비빔면 등의 제품 모두 그녀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
윤아인 브랜드 매니저는 “‘오징어’를 주 재료로 한식에 가까운 오징어국과 같은 베이스를 내려고 노력했다”며 “오징어를 끓여보기도 하고, 건조 오징어를 뿌려 보는 등 오징어 풍미를 최대한으로 살릴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을 찾는데 약 1년이 넘는 개발 기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비자들에게 ‘오징어의 진짜 맛’을 알리고 싶었다”며 “‘향만 풍기는 라면이 아닌 오징어의 진짜 맛을 가득 담은 라면’을 보여주기 위해 오징어를 푹 삶아서 국물을 내는 등 원물을 가공하지 않은 상태에서 최대한 맛을 내고자 했다”고 웃어보였다.
◇ 철저한 트렌드 분석 속 탄생…풍부한 건더기‧시원한 육수로 ‘완성’
더미식 오징어라면은 식품 시장 전반적인 트렌드와 소비자 의견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조사 결과에 기반해 약 4가지 정도의 콘셉트를 가진 라면(▲오징어 강조 ▲게 강조 ▲조개류 강조 ▲새우 강조 등)을 개발하는 한편, 2차 소비자 테스트를 진행해 큰 윤곽을 짰다.
특히 더미식 라면은 소비자를 대상으로 테스트를 진행하고 피드백을 받는 과정을 10번 이상 거쳤다. 라면이라는 카테고리는 타깃 연령층이 넓은 제품이라는 점에서, 냉철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매번 약 100여명을 선정해 비교 테스트를 진행했다.
그는 “제품 개발에 앞서 식품 시장 전반적인 트렌드와 언급량을 분석해 ‘매운맛’과 ‘해물류 라면’이 소비자 관심도가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기존 해물라면의 짬뽕 느낌에서 벗어나 새로운 해물류 라면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다수인 것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하림은 동결건조한 오징어를 건더기로 넣어 쫄깃한 식감을 살리고 새우, 멸치, 가리비, 홍합, 황태 등 5가지 해산물을 정성껏 우려내 만든 해물육수로 시원함을 더했다. 여기에 국내산 무와 청양고추, 고춧가루를 넣어 칼칼한 맛을 완성했다.
특별히 오징어의 풍미를 극대화하기 위해 진짜 오징어를 푹 끓인 육수를 사용한 액상스프를 넣었다. 기존 장인라면 육수에서 많이 사용했던 사골, 닭뼈 등의 육류를 배제하고 해산물을 베이스로 택했다.
윤 매니저는 “해물라면의 특유의 텁텁한 맛 대신 깔끔한 해물맛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며 “‘불맛 향미유’를 가미하지 않아 인위적인 불맛이 나는 해물 짬뽕의 맛이 아닌, 집에서 먹는 오징어국과 같은 풍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한 것이 이 제품의 주요 포인트다”고 웃어보였다.
면은 정성껏 우린 육수로 반죽해 고소한 풍미를 살리는 한편, 개운한 해물류 국물이 면발에 잘 스며들 수 있도록 했다. 국물과 가장 잘 어울리는 면을 찾기 위해 ▲1.25mm ▲1.35mm ▲1.45mm 3가지 면을 만들어 다시 한 번 자체 소비자 테스트를 거쳤다.
윤 매니저는 “더미식의 모든 면은 정제수가 아닌 육수로 반죽해 고소한 풍미를 살린 것이 특장점”이라며 “기존 해물류 짬뽕 라면의 두꺼운 면이 국물 맛을 가리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면발 역시 1.25mm로 얇게 만들어 국물이 면발에 잘 스며들 수 있도록 했다”고 소개했다.
◇ 재료 맛 그대로 풍미 ‘up’…50번 이상의 테스트 선행
제품을 개발하는데 어려운 점도 많았다. 오징어만 사용하기에는 국물에 깊은 풍미가 느껴지지 않고 다른 해산물을 함께 사용하면 해물탕 느낌이 돼 밸런스를 맞추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때문에 재료의 맛을 해치지 않으면서 풍미를 돋우기 위해 다양한 테스트가 동반돼야 했다.
윤 매니저는 “오징어에도 오징어 원물, 구운 오징어, 건조 오징어 등에 따라 맛이 다양해, 황금 조합 비율을 찾는데 약 2~3개월 이상 걸렸다”며 “한식에 가까운 오징어국과 같은 깔끔한 베이스를 내기 위해 재료의 밸런스에만 약 50번의 테스트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번의 테스트 끝에 오징어 원물과 구운 오징어 2가지를 사용한 황금 조합 비율을 찾아냈다”며 “약 3주간 매일 새벽부터 저녁까지 재료의 배합, 생산, 관능 등 전체 과정을 직접 보면서 조율해 지금의 국물이 탄생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오징어 라면은 국내 시장에서의 안착은 물론 해외 시장으로의 진출도 꿈꾸고 있다. 국내에서는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발판 삼아 올해 연말까지 누적 2000만봉을 목표로 잡고 있다. 또 해외 바이어들이 러브콜이 이어지면서 수출국을 검토 중에 있기도 하다.
윤 매니저는 “향후에도 반짝하고 사라지는 제품이 아닌 스테디셀러 제품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판매 채널 내 다양한 프로모션과 더불어 타 브랜드들과의 협업 등을 통해 소비자들을 만나려고 한다”며 “푸드트럭 등을 통해 시식 샘플링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