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석방' 환영한 한동훈
정치 행보는 지속
타 與잠룡들보다 자유로워
'플랜B' 초점 맞춘 노선 전망돼
윤석열 대통령의 석방 이후 여권 잠룡들의 움직임이 주춤해졌지만,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의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둔 정치적 행보는 멈추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탄핵과 관련해 여론이 '각하 혹은 기각'으로 기우는 상황에서 '탄핵 찬성' 입장이었던 한 전 대표가 난처한 입장에 놓였을 법하지만, 오히려 플랜 B에 초점을 맞춘 듯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전 대표는 전날 서울에서 개최한 북콘서트를 부산에서도 이어가며 본격적으로 지역 행보에 나섰다. 부산에서도 거듭 피력하던 '개헌론'을 펼치고 "원래 헌법에 계엄과 탄핵이 있지만 안 썼다"며 다시금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정조준했다.
그는 이 대표가 "자신을 위해서 뭐든 할 것 같다"고 위험한 사람이라 지칭하면서 "그 방향이 우리 국민과 대한민국과 맞으면 괜찮지만 그렇지 않을까 봐 걱정"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또 윤 대통령의 12·3 계엄 당시 상황을 언급하면서는 "계엄을 저지해야 한다는 것은 솔직히 1초도 고민하지 않았다"며 "계엄이 잘못된 것이라는 걸 규정하고 군인에게 나서지 말라고 메시지를 던지며 이 상황을 신속하게 종료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북콘서트로 재개된 한 전 대표의 정치적 활동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앞서 정계 복귀와 함께 '개헌 카드'를 꺼낸 한 전 대표는 서울에서 북콘서트를 개최한 후 대학생 시국포럼 강연, 대한민헌정회 방문 등 광폭 행보를 이어왔다.
우선은 부산에 이어 대구·충청 등 전국 곳곳을 돌며 북콘서트를 개최할 예정이다. 현재는 세부 일정 조율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 공식적인 정치 일정은 탄핵심판 전까지 잠정 중단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점쳐지나, 현재와 같이 언론 인터뷰와 유튜브 출연 등을 통해 정치적 견해를 적극적으로 밝히는 미디어 행보도 함께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한 전 대표는 윤 대통령이 석방된 당일 유튜브에 출연해 트럼프 시대의 경제패권 전략과 크립토커런시의 역할, 그리고 한국이 취해야 할 방향 등에 대해 논의한 영상을 게재한 바 있다.
법원의 윤 대통령 석방 결정 직후 한 전 대표는 환영의 뜻을 밝히긴 했지만, 별도의 추가 메시지는 내놓지 않았다. 석방 셋째날인 10일에서야 CBS라디오에 출연해 윤 대통령 예방 계획에 대해 "언제가 때가 되면 대통령을 뵐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다만 '언젠가'가 언제가 될지를 구체적으로 묻는 질문에는 "그렇게 이야기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특히 한 전 대표는 다른 여권 잠룡들과 달리 자유로운 신분이다보니 상대적으로 물밑 행보를 이어가기 수월한 것으로 평가된다. 윤 대통령의 석방으로 강성 지지층의 입김이 세진 만큼 여권에서는 '탄핵 반대' 기조를 지속하며 '조기 대선' 언급이 금기시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유력주자로 꼽히는 대권주자들의 예정된 일정 또한 줄줄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