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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허제 해제 ‘설왕설래’…집값 ‘불쏘시개’ vs 영향 ‘제한적’


입력 2025.03.12 06:00 수정 2025.03.12 06:00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잠삼대청’ 규제 풀리고 2월 아파트 매매 4000건 돌파

강남3구 집값 상승 견인…신고가 경신 사례도 속출

“집값 상승 부추겨” vs “시장의 정상화 과정” 팽팽

“매물 소진 후 둔화 전망…상승 장기화 가능성 낮아”

서울시의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이후 아파트 매매시장이 들썩이는 데 대해 진단이 엇갈리고 있다.ⓒ뉴시

서울시의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해제 이후 아파트 매매 시장이 들썩이는 것에 대한 진단이 엇갈리고 있다.


규제 해제가 집값 상승을 부추기는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있는 반면 토허제 해제만으로 추세적인 가격 상승세 굳히기는 한계가 있단 목소리도 나온다.


1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건수는 4179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8월 6535건을 기록한 이후 올 1월까지 줄곧 3000건대 수준을 보였던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2월 들어 눈에 띄게 늘었다. 이달 말까지 신고 기한이 여유 있는 만큼 일각에선 5000건을 넘을 거란 관측도 나온다.


집값 상승세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3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0.14% 오르며 5주 연속 상승세를 유지 중이다. 상승 폭도 일주일 전(0.11%)보다 커졌다.


특히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해제된 강남권 일대가 집값 상승을 견인했다. 송파구는 일주일 전보다 0.68% 올랐고 강남구와 서초구도 각각 0.52%, 0.49%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고가 경신 사례도 잇따른다. 송파구 잠실엘스 전용 84㎡는 지난달 26일 30억원에 매매됐다.잠실 지역에서 국민평형이 30억원을 기록한 첫 사례다.


해당 평형은 같은 달 14일 28억8000만원에 신고가를 기록한 이후 불과 열흘 남짓한 기간에 1억2000만원 웃돈이 더 붙어 계약이 체결된 셈이다. 현재 호가는 33억원까지 뛰었다.


잠실 우성1·2·3차 아파트 단지 전경. ⓒ 뉴시스

삼성동 아이파크삼성 전용 195㎡는 지난달 14일 81억원에 매매계약을 체결하며 손바뀜됐다. 직전 거래와 비교하면 6개월 만에 3억1000만원 올랐다. 같은 평형대 매물 호가는 100억원을 넘어 140억원까지 등장했다.


시장에선 토허제 해제가 서울 집값을 자극한 것이라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가운데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토허제 해제가 집값 상승을 부추긴 영향은 없지 않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시기적으로 맞물렸을 뿐 대출 규제 등으로 억눌렸던 가격이 이제 제자리를 찾아가는 거란 견해도 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지금 강남 아파트를 계약하려면 일명 ‘오픈런’을 해야 가능할 정도로 절대적 매도자 우위시장이 됐다”며 “강남3구 주변 지역인 강동구·동작구·마용성 등 비강남지역으로 불안 심리가 전이되고 있고 과천과 판교 등 수도권 일부 지역도 문의가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똘똘한 한 채의 양극화 현상이 깔린 상태에서 토허제 해제에 이어 기준금리까지 인하했으니 투자심리가 자극을 받은 것”이라며 “지금이 아니면 뒤처질 것 같은 불안감과 두려움의 집값 포비아가 확산할수록 비정상적인 강남 쏠림 현상은 더 심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지영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팀장도 “봄 이사철과 금리 인하 시기에 맞춰 토허제가 딱 해제가 되면서 시장을 조금 자극했다고 볼 수 있다”며 “어떤 정책이든 규제든 단기적으로 시장에는 자극을 줄 수밖에 없는데 기준금리까지 인하되면서 시장 기대감을 더 높인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오르는 가격을 그대로 수용할 만큼의 수요는 제한적이어서 가격이 어느 정도 수준에서 안정화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양 팀장은 “서울에서도 전반적인 상승세가 아닌 일부 지역이 움직이는 거라 이상 현상이라기보다는 정상화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봐야 한다”며 “갈 곳을 잃었던 유동 자금이 시장에 어느 정도 유입이 되면 집주인들이 호가를 아무리 올려도 받쳐줄 수요가 없어 결국 점진적으로 가격은 안정화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토허제가 투기 억제 효과는 있었을지 모르지만 재산권 침해나 인접 지역으로 집값 상승세 옮겨 붙는 문제가 지속 제기됐던 만큼 과도했던 측면은 있다”면서도 “잠삼대청은 규제로 묶인 지 올해로 5년을 채우기 때문에 서울시가 나서서 풀지 않더라도 6월에 재지정하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풀릴 규제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직 대출 규제가 버티고 있어서 토허제 해제만으로 수요가 무한정 움직이긴 힘들다”며 “어느 정도 매물이 소진되고 나면 가격 상승 움직임은 둔화될 것으로 보여 하반기까지 지금의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다.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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