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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시장, 트럼프 취임 후 24% 소멸


입력 2025.03.12 14:20 수정 2025.03.12 14:43        황지현 기자 (yellowpaper@dailian.co.kr)

전체 코인 시총, 3조5300억 달러→2조6800억 달러

시장 자금 유출·트럼프 관세전쟁 우려 영향

'디지털 금' 내러티브 약화에 "1억원까지 조정" 전망도

12일 서울 강남구 업비트 라운지에 표시된 가상자산 실시간 가격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하면서 가상자산 시장 시가총액이 2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트코인도 7만 달러(약 1억172만원)까지 하락한 뒤에야 상승세가 재개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플랫폼 코인마켓캡 데이터에 따르면 12일 기준 가상자산 전체 시가총액은 2조6800억 달러(약 3895조원)다.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인 지난 1월 20일(현지시간) 당시 시가 총액은 3조5300억 달러(약 5130조원)로 8500억 달러(24%·1235조원) 감소했다. 가상자산 시장 시가총액 감소는 곧 비트코인을 비롯한 개별 가상자산들의 가격이 그만큼 낮아졌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가상자산 시가총액 감소 요인은 ▲시장 투자 자금 유출 ▲관세 전쟁으로 인한 거시경제적 요인 등 크게 두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먼저 트럼프 취임 직후 가상자산 시장 투자상품에는 급격한 유입이 나타났지만, 지난 1개월 동안에는 유출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디지털 자산 전문 자산운용사 코인쉐어스의 주간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디지털 자산 투자 상품에서는 지난 4주 연속 순유출이 나타났다. 유출 금액은 약 47억 달러(약 6조8211억원) 규모다. 2월 말까지는 약 290억 달러(약 42조877원) 규모 순유입이 나타난 바 있다.


디지털 자산 전문 자산운용사 코인쉐어스가 집계한 디지털 자산 투자 상품 자금 흐름 규모. 코인쉐어스 보고서 캡처.

지난 주에는 비트코인 관련 상품에서 7억5600만 달러(약 1조986억원), 이더리움 관련 상품에서 8900만 달러(약 1293억원)가 유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비슷한 유출 추세는 그동안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이끈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서도 나타났다.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는 지난 2월 7일 총 운용자산 407억 달러(약 59조원)를 기록한 뒤 유출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전날(11일) 기준 전체 운용 자산은 12.3%가량 줄어든 약 357억 달러(약 51조8721억원)로 집계됐다.


그동안 미국 정부가 언급해온 '디지털 금' 서사 역시 다소 약화됐다. 최근 미국 증권시장과 가상자산 간 상관관계는 높은 수준으로, 증시 변동성은 가상자산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 지수가 4%대 하락했을 당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도 각각 5% 이상 하락했다. 대표적인 위험자산인 주식과 같은 움직임을 보인다는 것은 비트코인이 아직까지는 안정자산으로 인정을 받지 못했다는 점을 시사한다.


글로벌 트레이딩 플랫폼 코베이시 레터도 최근 분석에서 "최근 비트코인은 안전자산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며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은 1월 1일 이후 10% 이상 상승했지만, 비트코인은 하락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이어 "현재 거시경제 환경에서 비트코인은 위험자산으로 여겨지고 있고, 투자자들이 금과 같은 안전자산 선호 현상을 보이면 비트코인도 추가 하락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캐나다·멕시코·중국과의 관세 전쟁 가능성을 시사한 것도 시장 불안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에 따라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낮아지고, 가격은 상승했다. 미국 국채는 금과 함께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힌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에 따라 투자금이 안전자산으로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지난해 7월 '비트코인 2024 콘퍼런스'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반면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가상자산 친화 정책 기대도 여전하다. 다만 비트코인 비축안을 담은 행정명령, 가상자산 서밋 등에서 발표된 정책들은 시장 기대를 충족하기엔 미미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비트코인 비축안 행정명령은 그동안 미국 정부가 압수해온 비트코인을 매도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겼지만 추가 매입 가능성은 언급하지 않았다. 또 가상자산 서밋 발표내용 역시 투자자들이 기대해온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최근 비트코인 하락을 예측한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비트멕스의 공동 설립자 아서 헤이즈는 "비트코인은 7만 달러(약 1억150만원) 수준에서 저점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신고점인 11만 달러(업비트 원화마켓 기준 1억6332만원)에서 36% 떨어진 수준으로, 상승장에 나타나는 조정 치고는 평균적인 수준"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미국 증시의 하락세가 더 커지고, 이후 각국 중앙은행들이 양적완화 정책을 시행하면 (유동성 탄력을 받은 뒤) 가상자산 시장은 다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지현 기자 (yellowpap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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