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주총서 장재문 기타비상무이사 신규 선임
카카오 CA협의체 전략위원회 딜지원팀장 겸직
재무·법률 전문가 위주 이사회서 투자로 영역 확장
글로벌 시장 진출 강화 목적…신성장동력 마련 요구
카카오게임즈가 신임 기타비상무이사로 카카오 컨트롤타워인 CA협의체 전략위원회 딜지원팀의 장재문 팀장을 낙점했다. 그간 재무 전문가 위주로 이사회를 꾸려온 것과 달리 투자 전문가 영입은 신선한 행보다. 지난해 적자 전환 후 신성장 동력을 빠르게 확보해야 하는 만큼, 유망한 IP(지식재산권) 발굴을 통한 글로벌 시장 확장에 본격 나서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회사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는 오는 26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장 팀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 장 팀장은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CJ ENM 사업관리팀, CJ 경영전략실, 카카오 투자전략실을 거친 전략 기획 및 투자 전문가다. 2022년부터 카카오 CA협의체 전략위원회 딜지원팀장을 맡고 있다.
그간 카카오게임즈는 재무·법률 전문가들로 이사회를 채워왔다. 전 기타비상무이사였던 정명진 카카오 CA협의체 전략위원회 사무국장은 카카오 관계사관리 팀장, 그라운드엑스 최고재무책임자(CFO), 크러스트 유니버스 CFO 등을 거친 재무통이다.
이번에 재선임되는 로빈스승훈 전 WWP그룹 한국 대표, 정선열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 오명전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임승연 국민대 재무금융회계학부 교수, 최영근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 모두 재무·회계와 법률 분야 전문가들이다. 2020년 상장 후 첫 투자전문가를 이사회에 영입하는 것이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신규 기타비상무이사를 선임할 경우, 회사 경영 감독과 계열사 간 원활한 업무 협력을 위한 전문성 및 식견 등을 고려해 이사회 추천 과정을 거친다”며 “카카오 그룹 내 다양한 전략기획과 투자 경험으로 그룹 차원의 전략 비전을 효과적으로 제시, 계열사 간 원활한 업무 협력과 시너지 창출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 팀장이 보유한 투자 역량을 십분 발휘하면서도 카카오 본사와 카카오게임즈 간 소통 가교 역할을 해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장 팀장의 합류는 카카오게임즈의 신사업 전략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부터 전사 역량을 글로벌 시장 진출에 쏟을 수 있는 기반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모바일·PC 위주이던 기존 포트폴리오를 콘솔로 넓히고, 취급 게임의 장르도 다양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골프, 통신장비 등으로 혼재돼 있던 사업 영역을 과감히 정리하고 있다. 지난해 세나테크놀로지(통신) 지분 매각과 카카오VX(골프)의 일부 사업 철수 작업을 단행했다.
실적 측면에서도 빠른 글로벌 매출 확대가 요구된다. 간판 게임 ‘오딘: 발할라 라이징’의 매출 하향 안정화와 함께 출시하는 신작마다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아들이며 실적이 하락세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산하 개발사들의 신작 출시 일정이 계속 밀린 것도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카카오게임즈의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92% 급감한 65억원에 그쳤다. 4분기에는 영업손실 63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올해부터 빠르게 신작을 선보이며 경쟁력을 회복해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투자 전문가인 장 팀장과 글로벌 전문가인 한 대표와의 시너지도 주목하고 있다. 한 대표는 네오위즈 중국 법인 대표와 글로벌 사업 총괄 부사장, 텐센트코리아 대표를 거쳐 카카오게임즈에 합류한 뒤에는 해외사업 본부장을 역임했다. 글로벌 매출 확대를 골몰하고 있는 국내 게임사들은 작년부터 해외 유망 개발사에 투자해 IP 퍼블리싱권을 확보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는데, 이 같은 전략에 동참할지 관심이다.
우선 카카오게임즈는 ‘오딘: 발할라 라이징’의 글로벌 서비스 시작으로 해외 매출 확대의 포문을 연다. 오는 2분기 중 일본, 대만을 시작으로 서비스 권역을 넓힐 예정이다. 상반기 중에는 온라인 액션 RPG(역할수행게임) ‘크로노 오디세이’의 글로벌 비공개 베타 테스트(CBT)에 나선다. 이외에도 액션 로그라이크 슈터 ‘섹션13’, 액션 RPG ‘가디스오더’, 서브컬처 육성 시뮬레이션 ‘프로젝트C’ 좀비 게임 ‘갓 세이브 버밍엄’ 등이 글로벌을 타깃으로 개발되고 있다.
한 대표는 지난달 11일 2024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내부적으로 외부 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한 발판을 다지고 있고, 글로벌 이용자를 타깃으로 한 PC·온라인, 콘솔 등 멀티 플랫폼 기반 대작을 올해 하나씩 공개해 나갈 것”이라며 “북미와 유럽 등 서구권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면서 중국, 일본 등 지역에 특화된 전략을 준비하며 성과를 달성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