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김혜성(26·LA 다저스)이 마이너리그로 내려간다.
LA 다저스는 12일(한국시각) ‘2025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 일정을 마친 뒤 마이너리그로 향할 7명의 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우완 바비 밀러 외에도 김혜성의 이름도 있었다. 이에 따라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없는 김혜성은 도쿄 개막시리즈(18~19일)에 동행하지 못하고, 트리플A 오클라호마시티에서 시즌을 준비한다.
KBO리그에서 유격수(2021년)-2루수(2022년)로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던 김혜성은 지난 1월 월드시리즈 우승팀인 다저스와 3+2년, 최대 2200만 달러(약 319억6000만원)에 계약을 맺었다. 구단 권유에 따라 타격 자세를 수정했고, 수비에서는 2루수와 유격수 뿐만 아니라 중견수로도 뛰며 개막 로스터 진입을 노렸다.
수비와 주루 능력은 인정을 받았지만, 타격에 발목이 잡히면서 시범경기 내내 마이너리그행 전망에 휩싸였다.
김혜성은 이번 시범경기에서 타율 0.207(29타수 6안타) 1홈런 3타점 OPS 0.613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마지막 시범경기였던 12일 클리블랜드전에서는 교체 출전, 2타수 무안타 1삼진으로 부진했다. 마지막 타석에서는 슬라이더에 세 번이나 헛스윙하고 삼진 아웃됐다. 시범경기 삼진율이 33%를 넘어섰다.
초호화 라인업에서 상대적으로 약한 2루수 포지션을 지킬 것으로 기대했던 김혜성을 마이너리그로 보내자 현지 매체와 다저스 팬들 사이에서는 개빈 럭스(2024시즌 2루수)를 트레이드 한 결정에 대해 “성급했다”는 반응도 나타나고 있다.
2016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전체 20순위) 출신의 럭스는 지난해 무릎 부상을 털고 복귀, 주전 2루수로서 139경기 타율 0.251 10홈런 50타점 OPS 0.703을 기록했다. 포스트시즌 12경기에서는 1홈런 4타점으로 인상적인 활약을 남겼지만, 김혜성 영입 직후 신시내티 레즈로 트레이드됐다.
시즌 전체를 놓고 보면 럭스의 타격도 만족스럽지 못했고, 2루수로서 수비도 많이 불안했다. 인상적인 주루도 없었다. 다저스는 모든 부문에서 기대치를 밑돈 럭스를 보내야 할 때라 판단했다.
최근 시범경기에서 2루수로 자주 출전한 토미 ‘현수’ 에드먼를 비롯해 미겔 로하스·키케 에르난데스·크리스 테일러 등 유틸리티 자원들이 많지만, 김혜성이 마이너리그로 내려가자 “살아난 럭스를 트레이드 한 것은 성급한 결정으로 남을 수 있다”는 의견이 고개를 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