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수출 64조 기록, 미주(61조) 넘어서
미국의 대중 제재로 사재기한 中 영향 탓
삼성전자가 지난해 중국으로 수출한 메모리 반도체가 미국 수출 물량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중국에서 64조9275억원(별도기준)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42조2007억원) 대비 53.8% 급증한 수치다. 이는 미주(61조3533억원)를 크게 앞서는 규모다. 지난 2023년에는 중국 내 수출 규모가 미주(51조934억원)보다 9조원가량 적었다. 국내 삼성전자 본사의 중국 수출금액이 미주 수출금액을 추월했다는 의미다.
업계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제재가 계속 강화되는 상황에서 중국 업체들이 사전에 메모리 물량을 대거 확보한 영향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 업체들은 관세 리스크를 우려해 삼성전자의 HBM 등 메모리 제품을 미리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요 고객사 명단에는 2023년에 있던 미국 퀄컴, 베스트바이가 빠지고 지난해엔 홍콩테크트로닉스, 슈프림일렉트로닉스가 새로 포함됐다. 이들은 홍콩에 기반을 둔 반도체 유통회사다. 중국 본토에 판매되는 반도체의 대부분을 이들이 책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올해 중국향 HBM 수출길이 막히는 데 있다. 미 상무부는 지난해 12월 12월 대중 수출 통제 대상품목에 현재 생산 중인 모든 HBM 제품을 추가했다. 중국에서 적지않은 매출을 기록해온 삼성전자의 실적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AI(인공지능) 반도체 수출 통제로 인해 HBM 수요 변동성도 지속 발생하고 있다"며 "전 사업 영역에서 대책을 준비해 경쟁력 강화를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