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운용-삼성운용, 점유율 차이 2%대에서 다시 확대
미래에셋운용, AI·연금 상품으로 신성장 동력 확보
삼성운용, 국내 최초 상품으로 라인업 강화
삼성자산운용의 상장지수펀드(ETF) 점유율을 가파르게 추격하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발걸음이 주춤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주도하던 해외지수 ETF 상품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삼성자산운용에서 국내 최초 타이틀을 단 상품을 잇따라 내면서 양사의 점유율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12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삼성자산운용의 ETF 순자산총액은 70조2279억원으로 점유율 38.19%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순자산총액은 64조2917억원으로 점유율은 34.96%였다. 양사의 순자산총액 차이는 5조9362억원, 점유율 차이는 3.2%포인트다.
한때 양사의 점유율 차이는 2%까지 좁혀지기도 했으나 최근 다시 3% 대로 벌어진 모양새다. 지난 2월 4일 삼성자산운용은 69조1874억원(38.0%), 미래에셋자산운용은 64억8213억원(36.6%)으로 점유율 격차가 2.4%를 기록한 바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ETF 순자산 증가세를 견인했던 TIGER 미국S&P500 ETF, TIGER 미국나스닥100 ETF 등 해외 지수 상품들이 최근 미국 증시 부진으로 수익률이 저조해지면서 성장세가 둔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TIGER 미국S&P500 ETF의 경우 작년 한 해 동안 순자산 총액이 2조1893억원에서 7조2677억원으로 3배 이상 늘었으나 올해 들어서는 현재 7조6660억원으로 5.4% 성장하는 데 그쳤다.
이에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 중인 인공지능(AI) 상품 및 퇴직연금 연계 상품을 늘리면서 성장동력을 추가 확보하고 있다. 회사는 작년 AI 반도체 부문에만 투자할 수 있는 TIGER 미국필라델피아AI반도체나스닥 ETF를 출시한데 이어 올해 타깃데이트펀드(TDF)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ETF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삼성자산운용은 커버드콜 및 파킹형 ETF를 중심으로 점유율 사수에 나서는 한편 국내 최초 상품을 통해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올해 국내 ETF 중 순자산이 가장 크게 늘어난 상품은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머니마켓액티브 ETF로 3개월도 기간 동안 1조3898억원이 증가했다. 해당 상품은 초단기 채권과 기업어음(CP)에 투자하는 등 머니마켓펀드(MMF)의 운용 방식을 기반으로 설계됐다.
삼성자산운용이 지난해 12월 최초로 선보인 국내 타겟커버드콜 ETF인 ‘KODEX 200타겟 위클리커버드콜’는 올해 초 순자산이 433억에 불과했으나 지난 11일 기준 3195억원으로 기록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세 차익은 물론 콜옵션 프리미엄 수익에 대해서도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당초 올해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삼성자산운용을 ETF 시장에서 따라잡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왔던 것과는 달리 3% 격차가 장기화될 수도 있다는 관측하고 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올해에도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바짝 추격하면 삼성자산운용이 달아나는 양상이 이어질 것"이라며 "이후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장 내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한 두 운용사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