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이견 못 좁혀…도금 라인까지 파업 범위 확대
창사 이래 첫 직장폐쇄 후 갈등 고조...노조 '강경' 기조
현대제철 노사가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을 재개한 지 하루 만에 협상이 결렬되면서 노조가 파업을 재개한다. 현대제철은 창사 이래 첫 직장폐쇄 조치를 단행했다가 해제했지만 노사 갈등이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13일 현대제철에 따르면 노사는 이날 오후 재개한 23차 임단협 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을 마련하는 데 실패했다.
지난 11일 노사가 부분파업을 철회하고 협상을 재개하며 타결 가능성이 주목됐지만 결국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회사는 협상에서 경영상 어려움이 심화된 만큼 추가 제시안을 내놓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에 노조는 즉각적인 파업 재개를 선언했다.
노조는 오는 14~15일 하루 4시간씩 파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기존에는 당진 내연공장 산세압연설비(PL/TCM) 등에 대해서만 부분 파업을 진행했는데 이번에는 도금 라인 등 냉연 공장 전체로 파업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9월부터 임단협 협상을 이어오고 있으나 기본급 인상과 성과급 지급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사측은 지난달 협상에서 기본급 400%에 경영성과급 500만 원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현대자동차그룹 내 다른 계열사보다 낮은 수준이라며 거부했다.
노조의 강경 기조에 사측은 지난달 24일부터 당진제철소 냉연공장이 있는 압연 설비에 대해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현대제철이 직장폐쇄를 결정한 것은 2010년 당진제철소 설립 이후 처음이다. 이후 순천공장도 지난 6~7일 이틀간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현대제철은 지난달 1~22일 노사분규로 냉연 부문에서 약 27만 톤(t)의 생산 손실이 발생했고 손실액은 약 254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파업 장기화와 직장폐쇄로 인한 손실은 더 커졌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생산 차질과 실적 악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현대제철은 현재 국내 건설 경기 침체와 중국산 저가 제품의 공급 과잉으로 인해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다. 여기에 미국발 관세 부담까지 더해진 상황이다. 회사는 위기 극복을 위해 14일까지 포항공장 기술직 근무자 1200명 전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