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한덕수 대행과 협력에 전념"
한 대행 "미국발 관세폭풍 헤쳐나갈 것"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직무 복귀 이튿날인 25일에도 국무회의, 통상관계장관회의, 치안관계장관회의 등을 연이어 주재하며 그동안의 국정운영 공백을 차근차근 메꿔나갔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한덕수 권한대행 체제'에 대한 신뢰의 메시지를 보냈다. 한 권한대행이 복귀하면서 한미관계가 안정감을 되찾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덕수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복귀 후 첫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국무위원을 향해 "지금 우리의 소명은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통상전쟁으로부터 국익을 확보하며, 국회와의 협치를 통해 당면한 국가적 현안에 대한 해법을 조속히 마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나부터 그간 통상과 외교 분야에서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발 관세 폭풍을 헤쳐 나가는데 모든 역량을 다하고, 목전에 닥친 민생 위기의 숨통을 틔우기 위해 여야를 막론하고 적극 협의하겠다"고 했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국무회의와 통상관계장관회의부터, 오후 마이크 던리비 미국 알래스카 주지사를 만난 자리에서까지 내내 통상전쟁 극복과 한미동맹 강화를 강조했다.
한 권한대행은 통상관계장관 간담회에서 트럼프 정부와의 협의 진행 상황과 대응 계획을 보고받고, 앞으로 대미 통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 나선다고 밝혔다.
또한 그동안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주재한 '대외경제현안 간담회'를 권한대행이 주재하는 '경제안보전략 TF'로 격상해 개편 운영하기로 했다.
트럼프발 관세전쟁이 우리나라에도 치명타를 가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나오는 가운데, '미국통'이자 '통상 전문가'인 한 권한대행이 직접 지휘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한 권한대행은 오후엔 던비리 알래스카 주지사를 접견한 자리에서 "미 신정부 하에서도 한미동맹 관계가 더욱 확대·강화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총리실에 따르면 한 권한대행은 지난 70년 동안 전 분야에서 공고히 발전해 온 한미 간 글로벌 포괄 전략동맹 관계를 설명하고 조선 등의 분야에서 한국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을 높이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도 한 권한대행 체제를 지지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총리실은 이날 미국 백악관이 "미국은 한 권한대행 및 대한민국 정부와 협력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며 "미국은 한국과 한국 국민의 민주적 회복력을 확신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정부는 한 권한대행과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 등 정상외교 복원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웅 외교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한 권한대행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 통화가 추진되고 있느냐'라는 질문에 "한·미 양국은 고위급 소통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실무진 간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선 한 권한대행이 복귀함으로써 그동안 '대행체제의 대행체제'의 한계가 다소 완화되고, 외교·통상 등 국정운영이 정상화에 들어서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또다시 '한덕수 탄핵' 추진을 시사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 천막당사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으면 파면 사유에 해당한다"고 위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