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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비는 하이브리드, 가격은 가솔린…KGM 토레스가 해냈다[면허 3년차 시승기]


입력 2025.03.27 09:00 수정 2025.03.27 09:00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가격’으로 승부, 3000만원대 하이브리드 SUV

복합연비 15.7km/ℓ와 최대 80% 주차 할인 혜택

하이브리드 성능, 효율은 뛰어나지만 ‘적당한’ 출력

토레스 하이브리드.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성능을 따지자니 가격이 걸리고, 가격을 따지자니 마음이 남는다. 선택지는 많지만 결국 소비자의 가장 현실적인 욕구는 단 하나다. 덜 포기하고 더 얻고 싶은 마음. 그리고 그 마음을 가장 정확히 대변하는 단어가 바로 ‘가성비’다.


특히 자동차처럼 큰돈이 드는 선택일수록 소비자는 더욱 합리적이고 싶어진다. 하이브리드는 그 ‘가성비’라는 심리와 가장 닮은 제품이다. 가솔린처럼 편하고 전기차처럼 조용하다. 효율은 그 중간 이상이다.


가성비로 만족감을 줬던 ‘토레스 EVX’에 이어 하이브리드까지 경험하고 나니, KG모빌리티(KGM)는 ‘합리적인 만족’을 원하는 소비자의 마음을 꽤 정확히 읽는 브랜드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도 첫 하이브리드 모델 토레스를 통해 가장 현실적인 타협점에 가까운 ‘가성비의 정점’을 다시 한 번 겨냥했다.


토레스 하이브리드.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지난 26일 서울 강남을 출발해 백운호수를 지나 경기 용인까지 약 1시간 동안 토레스 하이브리드를 시승해봤다.


총 주행거리는 약 40km로 짧은 편이었지만 도심 정체 구간부터 한적한 외곽도로,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는 구간까지 다양한 환경을 경험하기에는 충분한 코스였다.


처음 마주한 토레스 하이브리드의 은테 안경을 닮은 단단한 눈매의 헤드램프는 야무지고 스마트한 인상을 심어줬다.


토레스 하이브리드 정면.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운전석을 열고 들어가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예상보다 고급스러운 분위기였다. 수평형 레이아웃과 파노라마 디스플레이가 만들어내는 개방감은 물론, 손이 닿는 곳곳에 적용된 마감재나 스티치 같은 디테일도 저렴해 보이지 않았다.


시동을 걸기 위해 잠시 두리번대다 기어를 찾자마자 아쉬움의 탄성이 나왔다. 미니멀한 타입의 토글스위치 타입 전자식 변속기였기 때문이다. 덕분에 센터콘솔 주변 공간은 확실히 잡았지만 기어 조작감은 기대하기 어려워 선호하지 않은 방식이다.


토레스 하이브리드 내부.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토레스 하이브리드 내부.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주행감은 묵직한 외관과는 달리 반전이었다. 움직임이 의외로 가볍고 경쾌했다. 다만, 177마력, 300Nm이라는 수치는 숫자만큼의 박력까진 주지는 않는다. 힘이 넘친다기보단 ‘딱 필요한 만큼만 내어주는’ 스타일이라 고속에서의 추월이나 언덕 구간에선 살짝 더 눌러줘야 한다. 끝까지 몰아붙이는 맛은 덜하게 느껴졌다.


도심 주행에선 엔진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았다. EV 모드 주행 비율이 최대 94%까지 올라간다는 설명처럼, 정숙성과 부드러움은 전기차에 가까웠다.


토레스 하이브리드 측면.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하이라이트는 뭐니뭐니해도 ‘가격’이다. 토레스 하이브리드 가격은 개소세(3.5%) 및 친환경차 세제혜택을 받으면 T5 3140만원, T7 3635만원이다. 통상 하이브리드는 구조상 가솔린 모델보다 400~500만원 비싸기 마련인데 웬만한 가솔린 중형 SUV와 비교해도 저렴한 편이다. 아쉬운 부분이 생기다가도 가격을 떠올리면 다시 만족스럽게 고개가 끄덕여졌다.


중형 SUV 모델들이 줄줄이 4000만원을 넘기 시작한 요즘, 3000만원대에 하이브리드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은 거부하기 힘든 매력이다.


토레스 하이브리드는 가격표만 보고 ‘괜찮네’ 하고 끝나는 차가 아니다. 복합연비가 가솔린 모델 대비 41% 향상된 15.7km/ℓ(18인치 기준)나 되니 기름값 부담도 확실히 줄어든다. 초저공해 차량 인증을 받아 공영·환승주차장이나 공항 주차장에서 최대 80%까지 할인도 된다. ‘살 때 한 번, 주유소에서 또 한 번, 주차장에서 한 번 더’ 만족하게 되는 셈이다.


토레스 하이브리드 트렁크.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가성비라는 타이틀은 쉽게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차량 곳곳에서 원가 절감을 위한 선택들이 눈에 띈다.


완전한 초보는 벗어났지만 아직 능숙하다고 말하긴 어려운 운전자 입장에서 헤드업디스플레이(HUD)가 없다는 점은 은근한 부담으로 다가왔다. 속도나 내비게이션 정보를 보려고 시선을 아래로 내리는 일이 생각보다 자주 반복되다 보니 두어 번 길을 잘못 들었다. 길을 잘못 든 게 차 탓은 아니겠지만 운전 중 시선이 분산되는 구조는 생각보다 영향을 준다는 걸 새삼 느꼈다.


여기에 에어컨이나 통풍 시트처럼 자주 사용하는 기능들마저 모두 터치스크린 안에 들어가 있다. 전체적인 인터페이스가 시각적으로는 깔끔하지만 운전에 아직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겐 직관성이 떨어지는 구성으로 느껴질 수 있다.


토레스 하이브리드 후면.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타깃

–연비에 감탄하고 가격표에 한 번 더 감동하는 실속파라면

–전기차 충전은 아직 귀찮고 친환경에는 동참하고 싶다면


▲주의할 점

–“뭐 이 가격에 이 정도면…”이라는 자기 설득력이 자꾸 올라갈 수도

-‘쭉쭉 나가는 맛’은 덜하네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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