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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1기에 결정해 2기에 완공… 현대차그룹 HMGMA의 '의미'


입력 2025.03.27 09:51 수정 2025.03.27 11:14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현대차그룹의 3번째 美 생산기지이자 '혁신기술' 집합체

싱가포르서 쌓은 제조 혁신 도입… 그룹사 역량 집약

트럼프 1기에 결정해 2기에 완공… 관세 돌파 '핵심 키'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전경ⓒ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이 약 6조원을 들인 최첨단 스마트 공장 '미국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완공했다. 트럼프 1기 시절 투자를 결정한 공장이 2기 행정부 출범 직후 완공된 것으로, 미국 내 생산 능력이 총 100만대 규모로 확대되며 최근 미국시장 최대 악재로 떠오른 '관세 리스크'의 핵심 키가 될 전망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2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에 위치한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열린 준공식에서 "전기차 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차까지, 미국 시장에서 원하는 모델을 잘 생산해서 전세계 공장에서도 아주 중심적으로 운영하게 될 것"이라며 "싱가포르에 있는 HMGICS 글로벌 혁신센터에서 나온 기술들을 여기에서 적용해 더 좋은 품질의 차를 생산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현대차그룹은 내년 미국 시장 진출 40주년을 앞두고 최첨단 스마트 팩토리 'HMGMA'를 완공했다. HMGMA는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기아 조지아 공장에 이어 16년 만에 미국에 세워진 3번째 현대차그룹의 생산거점으로, 싱가포르에 위치한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에서 쌓은 최첨단 제조기술 역량을 총 집약한 것이 특징이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미국 시장 최대 리스크로 떠오른 상황에서 HMGMA의 역할에 관심이 쏠린다. HMGMA의 연간 생산능력은 30만대로, 기존 앨라배마와 조지아 공장을 합하면 미국 전역에서의 생산능력은 도합 100만대에 달한다.


특히 HMGMA는 트럼프 1기 당시 투자가 결정돼 조바이든 전 정부 당시 발표됐고, 공교롭게도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직후 완공됐다. 관세 리스크를 계산한 투자는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당장 미국 내 생산을 늘리지 않으면 관세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한 줄기 빛이 된 셈이다.


물론 당장 6조를 들인 HMGMA가 완공됐다고 해서 현대차 또는 한국에 대한 미국의 관세 정책이 바뀔 가능성은 낮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철강·알루미늄에 이어 미국에 수입되는 외국산 자동차에 대해 오는 4월 3일부터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식 발표한 바 있으며, 오는 4월 2일 각국에 대한 상호관세도 발표할 예정이다.


정 회장은 "2019년 트럼프 대통령께서 한국에 오셨을 때 미국에 공장을 지을 것으로 계획이 시작됐다. 그 점에 대해서 이해를 잘 해줬다"며 "관세에 어떤 큰 영향을 주기는 힘들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관세라는 것은 국가 대 국가의 문제이기 때문에 한 기업이 어떻게 한다고 그래서 그 관세 정책이 크게 바뀔 거라고 생각을 못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관세 발표 이후에 계속 협상을 개별 기업으로도 해나가고, 또 정부에서 주도적으로 해나가야 되기 때문에 그때부터가 시작이 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4월 2일 이후가 굉장히 중요한 시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HMGMA 근로자 ‘메타프로(Meta Pros)’들이 아이오닉 9을 조립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미국 시장 판매 3위로 올라선 현대차그룹은 '무관세로 자동차를 수입해 이익을 얻는' 업체 중 하나로 꼽혀왔다. 미국 내 생산물량을 제외하고도 한국, 멕시코 등 공장에서 관세없이 수입한 완성차를 판매해 수익을 높였단 이유에서다. 때문에 글로벌 시장에선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와 자동차 관세의 집중 타깃이 될 것으로 예상했고, 미국 포드의 최고경영자(CEO) 역시 "한국의 현대차에는 왜 관세를 부과하지 않느냐"며 노골적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당장 HMGMA 생산분 만큼 관세 부담을 덜면서 지난 25일(현지시간) 발표한 추가 투자 계획을 내세워 미국 내 경영 환경을 우호적으로 돌리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전날 백악관에서 향후 4년 동안 210억 달러(약 31조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발표한 바 있다. 1986년 미국에 진출한 이래 가장 큰 규모의 투자이며, 현대차 시가총액 절반에 달하는 규모다. 부문별 투자 금액은 ▲자동차 86억 달러 ▲부품·물류·철강 61억 달러 ▲미래산업·에너지 63억 달러로, 사실상 미국에서 자동차 부품부터 완성까지 전 생산 과정이 가능한 공급망을 갖추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날 정 회장의 발표에 트럼프 대통령은 "진정 위대한 기업인 현대와 함께하게 돼 큰 영광"이라며 "미국에서 만드는 현대차는 관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고 화답하기도 했다.


당장 관세 부담을 덜기 위해선 미국 내 생산을 최대한 높여야하는 만큼, 전날 발표한 투자계획 중 HMGMA의 생산 능력 확대가 우선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기준 현대차·기아의 미국 내 판매량은 160만대 수준으로, HMGMA 완공으로 총 생산능력이 100만대까지 늘어났다 하더라도 약 60만대는 결국 수출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장재훈 현대차 부회장은 "일단 1기, 30만대는 이미 다 돼 있는 부분이고, 중요한 부분은 30만대 공장에서 20만 대를 증설할 수 있는 확장성이 미리 준비가 돼있느냐는 부분인데, 준비돼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8개 차종까지 운영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에 대한 파이는 저희는 계속 늘려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기아와 같이 한 11프로 정도 마켓 셰어를 하고 있지만, 증량과 더불어 시장에서의 위치 확보를 지속적으로 할 예정"이라고 했다.


당초 전기차 전용공장으로 시작했지만, 최근 미국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차 판매가 크게 늘고 있는 데다 관세 리스크가 겹친 만큼 HMGMA에서 생산되는 물량은 하이브리드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HMGMA에서 생산하는 8개 차종 중 전기차로는 아이오닉 5, 아이오닉 9 등이 생산되며, 나머지 차종은 대부분 하이브리드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전기차보다는 미국 쪽 수요가 워낙 하이브리드 쪽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첫 번째 차를 하이브리드로 생각하고 있다다"며 "전기차는 지금 조지아 공장에서 EV6하고 EV9을 만들고 있기 때문에 여기는 하이브리드를 먼저 투입하는 걸로 이렇게 검토하고 있다"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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