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불안지수 올해 2월 기준 19.1…32개월째 '주의' 단계
금융취약성지수 장기평균 하회…가계대출 주요국 대비 ↑
가계 연체율 장기 평균 하회…취약부문 상환능력은 저하
부동산시장 지방 하락세 지속에도…서울은 상승폭 확대
한국은행은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은 양호한 금융기관의 복원력과 대외지급능력을 기반으로 대체로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했지만,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금융안정 리스크의 증대 가능성이 다소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27일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금융안정회의)에서 최근의 금융안정 상황을 점검하고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회의에서 논의된 주요 내용은 향후 의사록을 통해 공개될 계획이다.
한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단기 금융불안 수준을 평가하는 금융불안지수(FSI)는 올해 2월 기준 19.1로 나타났다. 환율 등 금융시장 가격변수의 높은 변동성과 소비 및 투자 심리 부진 등으로 2022년 6월 이후 주의 단계(12~24)에 계속 머물러 있다는 분석이다.
중장기 금융불균형 축적 정도를 나타내는 금융취약성지수(FVI)는 2024년말 28.7로 민간신용 증가세 둔화 등의 영향으로 장기평균을 하회하고 있다.
금융안정 상황을 부문별로 보면, 신용시장에서는 가계와 기업 모두 낮은 증가세가 지속됐다.
가계대출은 정부의 거시건전성정책 강화 등으로 가계부채 비율(명목GDP 대비)이 3년 연속으로 하락해 둔화된 증가세가 이어졌지만, 주요국에 비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가계 연체율은 비은행의 연말 부실채권 정리 영향 등으로 장기평균을 하회하고 있지만, 취약부문의 상환능력이 저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채권시장은 대체로 안정적 흐름을 이어갔지만, 주식시장은 대내외 요인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변동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한은은 미국 주식 등 해외증권과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 규모가 늘어난 가운데 시장 심리 변화 등에 따라 가격변수의 높은 변동성이 이어지고 있어 국내외 이벤트에 따라 자금흐름 변동이 커질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부동산시장은 지방 주택매매가격의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주택매수심리가 약화되고 매매거래량도 축소된 상황이다.
다만, 2월 이후 서울 등 일부 선호지역(잠실·삼성·대치·청담동 등) 가격 상승폭이 확대되면서 수도권 등 여타 지역으로 확산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금융기관은 자산건전성이 다소 개선된 가운데 복원력도 전반적으로 양호한 수준이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부동산PF 구조조정 추진 및 연말 부실채권 매·상각 영향으로 하락했다. 다만 비수도권 소재 비은행 금융기관의 경우 향후 지방 부동산 경기 회복이 지연될수록 부실(우려) 사업장이 늘어나면서 자산건전성 개선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은은 "향후 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은 금융여건 완화에 따라 차주의 원리금 부담이 줄어들면서 점차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그 정도는 내수 및 업황 회복 속도와 부동산 시장 상황 등에 크게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대외부문을 보면 외환시장에서는 환율이 높은 변동성을 보였으나 외화 자금조달 여건과 대외지급능력은 양호한 상태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안정 상황점검을 주관한 황건일 금통위원은 "높은 불확실성 하에서 낮은 성장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대내외 충격 발생 시 금융·외환시장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융여건 완화에 따라 차주의 원리금 상환부담은 점차 줄어들겠지만 자영업자와 중소기업 등 취약부문의 부실이 늘어나면서 일부 지방·비은행 금융기관의 건전성이 저하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GDP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90%에 근접하며 하향 안정화가 이어지고 있다"며 "그간 꾸준히 상승해 온 부동산금융 익스포저 비율도 지난해 말 하락 전환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고 분석했다.
황 위원은 또 최근 서울 일부 지역의 부동산 가격 상승과 관련해 "부동산시장 및 가계부채 상황이 경기 하방압력을 완화하기 위한 통화정책 운용을 제약하지 않도록 거시건전성 관리를 위한 긴밀한 정책공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불확실성이 높은 여건하에서 리스크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선제적으로 취약부문의 건전성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며 "잠재성장률을 높이기 위한 구조개혁 노력을 지속하는 것이 긴요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