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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바이오] 뜨거운 감자 셀트리온, 개척가 서정진 리더십으로 '게임 체인저' 도약


입력 2025.03.28 06:00 수정 2025.03.28 06:00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창업 통해 불모지 바이오 산업 도전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 이어져

국내 최초 바이오시밀러 ‘램시마’ 탄생

직접 영업 전선에 뛰어드는 차별화 강조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 ⓒ셀트리온


제약·바이오 산업을 이끄는 누군가(Who)의 이야기를 후(Who)련하게 파서 보여드립니다. 이 코너에 꼭 등장했으면 좋겠는, 혹은 등장하지 않으면 서운할 인물이 있다면 제보 환영합니다.


개척가. 아무도 가지 않은 곳을 걸으며 길을 만들어가는 이를 말한다. 새로운 영역이나 분야에 도전하는 사람에게도 우리는 큰 범주에서의 개척가라는 호칭을 붙이곤 한다. 여기 국내 바이오 산업에서 새로운 길을 개척했다는 평을 받기에 마땅한 기업인이 있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그 주인공이다.


지금은 삼성, LG, SK 등 거대 자본이 진출해 있지만 창업 당시만 해도 불모지였던 바이오 산업에 뛰어든 서정진 회장은 ‘거침 없는 개척가’의 역할을 했다. 서정진 회장이 이끄는 셀트리온은 현재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넘어 신약 개발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5000만원으로 시작한 셀트리온, ‘램시마’로 쓴 블록버스터 신화

셀트리온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뜨거운 감자’다. 주주들의 높은 관심 만큼 회사가 성장할 땐 열띤 성원이 이어지지만 주춤할 땐 호된 질타가 뒤따른다. 서정진 회장은 늘 그 중심에서 단호하게 셀트리온의 성공을 이야기한다. 셀트리온 실적에 대한 평가는 나뉘지만 서정진 회장의 추진력에 대해 크게 이견이 없는 것 또한 이 때문이다.


‘회사 그만두고 사업 할까…’ 직장인들이 한 번 쯤 말해봤을 하소연이다. 서정진 회장은 수백만 직장인들의 하소연을 실현한 자수성가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과거 대우자동차 샐러리맨이었던 그는 1990년대 자본금 5000만원으로 동료 5명과 함께 셀트리온의 전신인 넥솔을 창업, 20여년 만에 대기업 반열에 올려 놓는데 성공한다.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 사업에 주력해 2016년 4월 제약·바이오 회사 최초로 대기업 집단에 지정됐다. 그 기반엔 서정진 회장의 결단이 있었다. 서정진 회장은 2001년 블록버스터 바이오의약품 특허 만료가 도래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이후 본격적으로 체질 개선에 나섰다. 셀트리온이 위탁생산(CMO) 사업에서 바이오시밀러 사업으로 전환한 것도 이 무렵이다.


마침내 2012년 7월 국내 첫 바이오시밀러이자 세계 최초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가 식약처 허가를 받게 된다. 이를 보고받은 서정진 회장은 “이제 사기꾼이라는 말은 듣지 않아도 된다”며 안도의 한 마디를 내뱉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게 탄생한 국내 최초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는 지금도 셀트리온의 성과를 이끌고 있다. 지난해 램시마는 연 매출 1조2680억원을 달성하며 국내 최초로 글로벌 ‘블록버스터’에 이름을 올렸다.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과 유럽에서 점유율을 높인 게 주효했다.


특히 유럽에서는 출시 4년 만에 오리지널 제품인 존슨앤드존슨의 ‘레미케이드’ 점유율을 앞서며 독주 체제를 형성했다. 램시마의 흥행을 기반으로 셀트리온은 지난해 최초로 연 매출 3조원을 돌파하는데 성공했다. 2023년 대비 60% 이상 늘어난 실적이다.


직접 뛰는 ‘소방수’ 복귀…2년 더 지휘 이어간다

그런 서정진 회장의 경영 이력에도 ‘변곡점’은 있었다. 서 회장이 2021년 3월 전문 경영인 체제를 구축한 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것이다. 그러나 서 회장은 2023년 3월 ‘소방수’ 역할을 자처하며 다시금 복귀를 알렸다. 그룹을 둘러싼 환경에 급격한 변화가 생겼다고 판단한 것이다.


서정진 회장은 복귀 당시 “태풍이 오는데 누가 키를 잡는게 맞겠느냐”며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위험을 최소화하고 기회를 잡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서 회장은 회장 본인이 직접 영업 전선에 뛰어드는 차별화 된 경쟁력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2023년 기자간담회에서 “그룹 총수로 지낸 시간보다 샐러리맨으로 살았던 시간이 훨씬 길다”며 “결국 장사를 제일 잘하는 사람이 회장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장 경영을 중요시 여기는 기조는 그의 행보에서 드러난다. 서정진 회장은 지난 1월 미국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에 직접 참석해 기업의 성과 및 비전을 공유하고 글로벌 의료 기관과 투자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서 회장은 지난 25일 열린 셀트리온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에 재선임되며 앞으로 2년 더 셀트리온을 경영 일선에서 지휘하게 됐다.


현재 셀트리온은 램시마를 비롯해 세계 첫 혈액 항암제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 유방암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허주마’ 등 총 11종의 바이오시밀러를 잇따라 출시하며 퍼스트 무버를 넘어 게임 체인저로 도약한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그 과정에서 서정진 회장의 개척 정신이 다시 한번 ‘셀트리온 신화’로 이어질 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된다.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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