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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실 제로’에도 버퍼형 ETN 상장 폐지…삼성운용 신상품, 투심 모을 수 있을까


입력 2025.03.28 05:02 수정 2025.03.28 05:02        서진주 기자 (pearl@dailian.co.kr)

버퍼형 ETN 4종, 만기 전 조기 청산…시장서 종적 감춰

제한된 상단·환율 변동·복잡한 상품 구조 등에 투심 외면

운용업계도 관심 無…“낯선 유형에 성공적 정착 어려워”

서울 서초구 삼성 서초사옥. ⓒ삼성자산운용

국내 최초로 도입됐던 버퍼형 상장지수증권(ETN)이 시장의 외면으로 결국 퇴장 수순을 밟게 됐다. 이런 분위기에 아시아 최초로 출시된 삼성자산운용의 버퍼형 상장지수펀드(ETF)가 과연 투심을 모을 수 있을 지 주목되고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N2 S&P500 버퍼 10% 3월·6월·9월·12월’ 등 4종은 다음달 24일 일괄 상장 폐지된다. 지난 2021년 10월 국내 처음 등장한 버퍼형 ETN이었으나 만기를 채우지 못하고 조기 청산되는 셈이다. 이에 국내 ETN 시장에서는 버퍼형이 종적을 감추게 됐다.


버퍼형은 상승장에서 일정 수준까지 수익을 추구하고, 하락장에서 일정 부분 손실을 완충(버퍼)하는 상품이다. 손실을 흡수한다는 장점을 가졌으나, 상단이 막혀 수익률이 제한된다는 점에서 투심을 얻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N2 S&P500 버퍼 10% 3월·6월·9월·12월’ 등 4종은 상장 이후 거래가 거의 없었다. 이에 합산 지표가치총액은 지난 26일 기준 겨우 850억원대에 그친다.


ⓒ삼성자산운용

버퍼형 ETN이 시장에서 사라지게 되자 운용업계 최초로 버퍼형 ETF를 내놓은 삼성자산운용에 관심이 향한다. 앞서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25일 버퍼형 ETF인 ‘KODEX 미국S&P500버퍼3월액티브’를 출시했다.


회사는 버퍼형 ETF가 손실을 최소화해주는 상품임을 강조, 글로벌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에서 용이한 투자처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상승장에서 소위 정해진 ‘천장’까지만 수익을 챙길 수 있는 점은 여전히 걸림돌이다.


나아가 복잡한 상품 구조, 환율 변동에 따른 리스크도 존재한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큰 변동성을 보이는 상황에서 헤지(위험회피) 기능이 없어 실질적인 ‘방어’ 역할이 가능할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시장 반응에 운용사들도 버퍼형 ETF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동안 ETF 시장 점유율 경쟁이 격화되면서 ‘베끼기 상장’이 성행하던 것과는 대비된다.


업계에서는 주식시장에 2030세대가 점점 늘어나면서 공격적인 투자자가 증가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버퍼형 ETF에 대한 관심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버퍼형 ETF가 손실을 일정 부분 제한해 보수적인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이라는 이유에서다.


또한 버퍼형 ETF를 ‘원금 보장’ 상품으로 인식한 투자자가 적지 않다. 이러한 시장 반응을 감안하면 리스크를 동반한 신상품 출시가 호재로 작용하지 않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ETN을 통해서만 버퍼형 상품에 투자할 수 있었으나, 시장 반응이 좋지 못해 결국 폐지를 앞두고 있는 것”이라며 “ETF 시장에서는 국내에 처음 등장한 유형인 만큼 투자자 이해와 니즈를 완벽하게 충족하지 못하면 성공적인 시장 정착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서진주 기자 (pearl@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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