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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속 사찰 지키던 영양 법성사 주지스님 숨진 채 발견


입력 2025.03.28 06:26 수정 2025.03.28 06:48        유정선 기자 (dwt8485@dailian.co.kr)

소실되기 전 법성사.ⓒ네이버 블로그 '목야뜨락'

화마 속에서 사찰을 지키던 80대 주지스님이 입적했다.


2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번 산불로 피해를 입은 경북 영양군 법성사 건물 내에서 주지스님이었던 선정스님(85)이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 22일 발화한 의성 산불은 25일 오후 인근 영양군까지 번졌다. 영양군 석보면에 위치한 법성사 역시 대웅전이 완전히 무너져 내리는 등 피해를 입었다. 극락전을 포함한 2채를 제외하고 모든 건물이 소실됐다.


선정스님은 다음날 법성사 대웅전 옆 건물에서 소사한 상태로 발견됐다. 스님은 2002년 법성사 주지가 되기 전부터 이곳에서 수행 공부를 해왔다. 지역 주민은 "끝까지 사찰에 남아 지키다 돌아가신 것 같다. 연세가 있어서 거동도 불편하셨다"라고 전했다.


김진득 화매1리 이장은 "산길을 1㎞ 걸어가야 법성사가 나오는데, 당시 산 전체가 불에 휩싸인 상태였다"라며 "스님이 혼자 있을 거란 생각에 소방관들과 함께 들어가려 했지만, 진입이 불가능했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오랫동안 혼자 사찰을 지키신 마음 넓고 좋은 부처 같은 분이었다. 수십 년간 마을 주민들과 왕래하며 우리가 잘 되길 빌어주신 분인데 너무 가슴 아프고 안타깝다"라고 했다.


한편 22일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은 경북 5개 시·군을 휩쓸며 현재까지 확산하고 있다. 산림 피해 면적은 서울 면적(6만㏊)의 64%에 해당하는 3만8665㏊로, 2000년 동해안 산불(2만3794㏊)의 피해 규모를 훌쩍 넘어섰다.


사망자는 28명으로 늘었고, 이재민은 3만7000명에 달하는 등 역대 최악의 산불로 기록되고 있다.

유정선 기자 (dwt8485@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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