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김정은 국무위원장 올해 방러한다"
장소·시기는 아직…이르면 5월 '전승절'
무기 거래, 미·러 관계 테이블 위 오를 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올해 러시아 방문이 준비되고 있음을 러시아가 공식적으로 확인하면서 북러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커졌다.
양국의 무기와 핵 무력 기술 등의 군사적 협력 방안을 주로 논의하면서도 러시아의 첨단 기술 등을 이전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러시아 타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루덴코 차관은 지난 27일 '러시아와 인도-양국 관계를 위한 새로운 의제를 위해' 콘퍼런스에서 기자들에게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을 준비 중이라고 확인했다.
루덴코 차관은 "김 위원장은 올해 러시아를 방문한다"며 "현재 방문 내용, 시기, 프로그램에 관해 협상 중이며 합의가 되면 알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언제나 모두와 방문 교환에 대해 협상한다. 우리는 늘 준비한다"며 "나는 말 그대로 2주 전에 북한에 있었고 다른 문제들과 함께 이 문제를 논의했다"고 말했다.
루덴코 차관은 지난 15일 북한을 방문해 최선희 북한 외무상 등과 만나며 '최고위급 접촉' 등을 논의했다고 러시아 외무부가 밝힌 바 있다.
러시아 외교부는 “북한과 전략적 대화를 이어가기 위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평양 방문을 준비 중”이라고도 했다.
루텐코 차관은 "이 대화는 최선희 외무상이 지난해 11월 모스크바를 방문했을 때 시작됐다"며 "우리는 이 전통을 이어가야 하고 올해는 라브로프의 차례"라고 덧붙였다. 이어 "이 계획은 크다. 우리는 이를 실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2019년과 2023년 두 차례 러시아를 방문한 적이 있지만 모두 극동지역에서 푸틴 대통령과 만났다. 러시아 수도인 모스크바를 방문한 적은 없다.
지난 21일에는 푸틴 대통령의 측근인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가 북한에서 김 위원장을 직접 만나 푸틴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 과정에서 북러 정상회담 시기가 조율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김 위원장은 러시아 방문 시 전용 열차를 타고 이동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 2019년 4월 블라디보스토크와 2023년 9월 보스토치니 우주기지 방문 당시 전용 방탄 열차를 이용한 바 있다.
평양에서 모스크바까지는 직항편이 없다. 만약 비행기로 가려면 2018년 미·북 싱가포르 정상회담 때처럼 중국 등 제3국에서 전용기를 빌려야 한다.
모스크바까지 열차를 이용한다면 평양에서 최소 6일 이상이 걸린다. 장기간 평양을 비워야 하는 부담이 있지만 주로 열차를 통해 장거리를 이동했기 때문에 전용 열차 운행 가능성이 높다.
아직까지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 장소와 시기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정부 소식통 등에 따르면 오는 5월 러시아를 방문할 것으로 예측했다.
정부 당국자는 "오는 5월 9일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 참석할 가능성도 있으나 장시간 평양을 비우는 것은 부담스러워할 것"이라며 "전승절 전에 방문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또 북러 정상회담에서는 무기 거래 등 군사협력 방안 등이 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2022년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이후 북한과 밀착 중이다.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와 병력을 제공한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지난해 푸틴 대통령의 방북 기간에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체결하며 관계를 더욱 강화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 군수 물자가 필요한 러시아는 북한에 재래식 무기 등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 위원장이 올해 러시아를 방문할 경우 2023년 러시아 극동, 2024년 평양을 이어 3년 연속 북러 정상회담이 성사된다.
북러 협력 확대 외에도 우크라이나 상황과 이를 둘러싸고 개선되는 미·러 관계 등이 의제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