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여 명 산불 이재민 위해 세세한 당부
국토부에 "임시주거시설 최대한 확보하라"
농식품부에 "곧 농사철 시작, 다각적 지원"
복지부에 "화마 트라우마 심리적 치료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영남 산불 사태로 유명을 달리한 분들의 명복을 빌면서, 7000여 명의 이재민들을 위해 각 관계부처별로 세세한 지시와 당부를 하달했다. 정치권의 정쟁(政爭)성 요구와는 거리를 둔 채, 산불 재난 극복에 혼신의 노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한덕수 권한대행은 2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산불 대응 중앙안전재난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이번 산불 사태와 관련 "이미 7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임시대피소에 계신 이재민 7000여 명은 아직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계시다"며 "산불로 유명을 달리하신 서른 분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 분들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부상자 분들의 조속한 쾌유를 기원하며, 갑작스런 재난으로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들께도 진심어린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부는 이재민들이 온전한 일상을 회복하실 때까지 모든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긴급구호·의료·법률 등 지원이 필요한 사항을 원스톱으로 하기 위해 '중앙합동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재민의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와 관련, 이날 회의에서 한 대행은 △지자체에는 떨어지는 기온과 관련 이재민 난방·보온 대책을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에는 임시주거시설 확보와 장기적으로 임대주택 제공을 △농식품부는 이재민들이 농사철을 놓치지 않고 농사를 시작할 수 있도록 지원을 △보건복지부에는 화마 트라우마에 대한 심리적 치료를 주문했다.
한덕수 대행은 지자체를 향해 "이번 주말에는 기온이 크게 내려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대피소에 계신 주민분들의 건강이 우려된다"며 "각 지자체에서는 시설난방에 각별히 신경써주고, 이불 등 보온물품도 충분히 지원해달라"고 당부했다.
국토부와 기재부에는 "화마로 집을 잃은 이재민들을 위해 단기적으로는 임시주거시설을 최대한 확보하라"며 "장기적으로는 임대주택 등을 제공할 수 있도록 주거지원 방안을 적극 마련해달라"고 지시했다.
농식품부에는 "이제 곧 농사철이 시작되는 계절"이라며 "농기구 임차 등 주민분들이 농사를 짓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다각적으로 지원해달라"고 주문했다.
보건복지부에는 "화마가 남긴 트라우마 또한 상상하기 어려울만큼 클 것"이라며 "복지부와 지자체가 협력해 부상자 치료 뿐 아니라, 주민분들의 심리적 치료도 세심하게 챙겨달라"고 지시했다.
한편 산불 재난 상황과 관련해, 한 대행은 주불은 잡혔다면서도 잔불이 살아날 위험이 여전하다고 경계를 늦추지 않으면서 뒷불 감시에 집중해야 한다고 만전을 기했다. 동시에 산불진화대와 공무원, 군 장병들의 헌신에 감사하면서, 국민들을 향해서도 산불예방 안전수칙을 반드시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한덕수 대행은 "경북 북부 5개 지역, 울산 등의 산불은 대부분 진화됐고, 현재 남아있는 경남 산청의 진화율도 90%를 넘어서고 있다"며 "밤낮없이 화마와 사투를 벌인 산불진화대, 산림청·소방청·지자체 공무원, 군 장병들의 헌신 덕분에 전례없는 대형 산불을 진화할 수 있었다. 깊은 경의를 표하며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현재 대부분 지역에서 주불은 사라졌으나 아직 잔불이 살아날 위험성은 여전히 남아있다"며 "지금부터는 불길이 되살아나지 않도록 뒷불 감시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의를 환기했다.
국민들을 향해서는 "통상적으로 3~4월은 건조한 대기와 땅, 돌풍성 바람으로 인해 전국 어디서나 대형 산불이 발생할 수 있는 시기"라며 "국민 여러분들께서도 '쓰레기 소각하지 않기' '담배꽁초 버리지 않기' '입산시 화기 소지하지 않기'와 같은 산불 예방을 위한 필수 안전수칙을 반드시 지켜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