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경북 산불 수사 본격화…최초 발화 추정 지점 현장조사

의성군 야산에 한 묘지 찾아 조사…합동 감식 위한 기초 조사도 진행

괴산1리 마을이장 등 만나 화재 당시 상황에 대한 진술 일부 확보

실화자 추정 성묘객 가족 불러 기초 사실 조사 실시

지난 26일 경북 영덕군 영덕읍 석리 마을이 산불로 전소돼 폐허가 돼 있다.ⓒ뉴시스

경찰이 경북 산불의 최초 발화 지점으로 추정되는 의성군 괴산리 야산에서 현장 조사를 진행하는 등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29일 경찰에 따르면 경북경찰청 형사기동대와 과학수사계 소속 경찰관 7명은 이날 의성군 괴산리 야산에 있는 한 묘지를 찾아 2시간가량 조사를 벌였다.

마스크를 쓴 경찰관들은 봉분 주면에서 라이터 1개를 수거하고, 봉분에서 라이터가 버려진 곳까지의 길이를 측량했다. 또 훼손된 묘지 주변을 촬영하고 폴리스라인을 설치하는 등 합동 감식을 위한 기초 조사도 진행했다.

이와 함께 괴산1리 마을이장 등을 만나 화재 당시 상황에 대한 진술도 일부 확보했다.

경찰은 이르면 다음 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 당국 등과 합동 감식을 실시할 계획이다. 경북경찰청은 지난 28일 의성군 특별사법경찰(특사경)으로 부터 관련 자료를 넘겨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이번 산불이 인명·문화재 피해까지 불러온 만큼 산림보호법뿐 아니라 형법과 문화재보호법까지 적용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실화자로 추정되는 성묘객 A(50대)씨의 가족을 불러 기초 사실조사도 실시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편 지난 22일 시작된 경북산불은 안동시 등 도내 4개 시·군으로 확산해 막대한 피해를 주고 149시간 만인 28일 진화됐다. 현재까지 26명이 숨졌고, 산불 영향 구역은 4만5157㏊(여의도 156배)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