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부 이미 좌파 판사들이 장악...이런 판에 무얼 바라나?
2심은 대놓고 벌인 말장난, 그러나 1심 판결도 과했다
저질 인간성을 법으로 심판하려 한 게 애초에 잘못
이제 그건 가능하지도 옳지도 않다는 것 알고 마음 바꿔야
판사들이 스스로 걸레가 되었다. 이게 현실이다. 국민의힘과 보수우파 지지자들이 그걸 인정하려 하지 않은 게 잘못이다.
법복 입은 자들이 아무렇게나 좌파 아니면 우파 손을 들어 주고, 그 결정에 목을 매 기다리는 권력자들과 국민들을 가지고 노는 재미에 빠져 있다. 근엄한 그 검은 옷이 오물로 더럽혀졌다.
한국 사법부는 사망 선고 직전이다. 이제 그들의 논리와 결론을 존중하는 정치인도 없고 잡범도 없다. 누구를 탓하겠나? 판사들이 스스로 부르고 사서 얻은 일이다.
이재명 항소심 판결은 수긍하려야 할 수가 없는 궤변, 짜맞추기다. 함께, 그것도 해외여행에서, 골프를 함께 치고, 그때까지 몇 년간을 자기가 지자체장으로서 벌인 천문학적 규모 사업의 실무를 맡은, 하급 공무원도 아닌 처장을 모르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리고 용도 변경을 4단계나 뛰어서 해준 특혜 결정이 중앙 정부 협박 때문이었다고 거짓말했다.
이게 무죄라고? 세 명의 판사들 얼굴을 하나하나 뜯어보자. 대놓고 말장난하면서 눈 하나 깜짝했는지 안 했는지 당시 법정 비디오가 있다면 한 번 보고도 싶다.
나이는 40~50대, 출신은 포항-순천-광주인 이 판사들은 무죄 결론에 이르기 위해 피고의 진술을 조각조각 찢어발기는 파편화 작업을 시도했다. 전체적인 맥락을 소멸시키고 매 문장의 합법-불법성을 억지로 따진 것이다.
대장동 화천대유 김만배가 ‘비타 500’ 박스를 들고 대법원을 9차례나 ‘이발하러’ 들락거리더니 50억 클럽 멤버 권순일이 주도한 무죄가 선고됐었다. 이재명은 이것으로 피선거권 박탈을 면해 지난 대선에 나왔다. 이번 판결은 이 기적적인 뒤집기의 재판(再版)이다.
이재명과 민주당이 항소심 선고일이 임박하자 갑자기 일제히 ‘무죄’ 소리를 낼 때 이상한 느낌이 들었었다. 매우 괴이하고 수상쩍은 여론 조성 공작이었다. 무죄 판결이 떨어져도 충격이 덜하도록 사전에 설레발을 친 것이었다.
어찌 됐든, 이제 법원 결정에 기대거나 기대해서 정치하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우파도 좌파도 마찬가지다. 저번 윤석열 구속 취소와 이번 이재명 항소심 무죄는 둘 다 편파 판정이라고 해야 공정한 평가가 될 것이다. 홍준표 말대로 “미리 결론을 정해 놓고 논리를 만든 것”이다.
2심 판결이 이렇게 되니 1심 판결도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그때 보수우파들은 환호작약하며 판사 칭송을 입이 마르도록 했다. 과연 그 판결이 정의에 꼭 부합한 것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아니었다.
2심은 물론 명백한 오심(誤審)이다. 그러나 1심도 과했던 게 사실이다. 이재명이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고 믿는 사람들은 골수 좌파 10~20%에 불과할 것이다. 하지만 그 거짓말의 벌이 벌금도 아닌 징역 1년(집행유예 2년)이라는 건 정의와도, 상식과도 거리가 멀다.
이재명의 거짓말은 저질 인간성의 문제다. 법으로 심판할 성질의 것이 아니다. 그 거짓말을 믿고 그에게 표를 준 유권자가 얼마나 되겠나? 거의 없다. 더구나 그는 떨어진 사람이다.
낙선자에게 그토록 심한 엄벌을 내리고, 향후 10년간 선거에 못 나오게 하는 피선거권 박탈 형을 때리며, 소속 정당이 434억원 선거 보전금을 토해내도록 하는 선고는 분명히 너무 가혹한 것이었다. 이 형은 또 상대 후보 윤석열과 형평성도 맞지 않았다.
윤석열은 승자라서 같은(어쩌면 더 중한) 거짓말을 했어도 수사가 무혐의로 종결됐다. 장모 최은순이 “10원 한 장 투자자들에게 피해 준 적 없다”라거나 부인 김건희가 “주가 조작으로 오히려 손해를 봤다”라고 말한 게 나중에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나지 않았나?
선거에서 재산 신고나 학력 등 허위 사실을 공표한 죄로 벌을 주는, 즉 당선을 무효로 하는 등의 엄격한 법 적용을 하는 건 좋다. 그러나 그 사유가 위에서 말한 저질 인간성의 발로라든지 사실과 다른 발언을 문제 삼는 건 후진적이다.
전 세계에서 이런 식으로 선거 사범을 처리하는 나라는 일본과 한국뿐이라고 한다. 다른 선진국들은 법원이(판사가) 과도하게 당락이나 향후 피선거권을 결정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우리도 고쳐야 할 때다.
이 후진성의 결과가 사법의 정치화이고 정치의 사법화이다. 여야가 기를 쓰고 싸우면서 그 승패 판정을 모조리 법원에 갖다 바치는 후진국 풍경이다. 그래 놓고 자기들에 유리한 판결이 나오면 사법부 찬사이고, 불리하게 나오면 비난이다. 한심하지 않은가?
어차피 이 나라 사법부는 두 쪽으로 나뉘어 있다. 특히 전교조-5.18 세대인 40~50대 판사들은 진보좌파 성향이 매우 강하다. 이들이 대체로 어느 쪽 편을 드는 선고를 할 건지는 불문가지다.
이재명을 법으로 아웃시키는 데 사활을 걸어온 국민의힘과 보수우파들은 생각을 고쳐먹어야만 한다. 표를 더 많이 받아서 그를 퇴출하려고 노력해야지 되지도 않을, 판사 손으로 선거에 아예 못 나오도록 하는 걸 이젠 고대해선 안 된다.
이번 항소심 무죄 판결이 옳지는 않았으되 그 애처로운 사법부 바라기를 끝내게 된 역사적 의미가 크다. 이재명을 표로 심판하기 위해 정책과 국민 설득 전쟁에 나서자.
글/ 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