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중부지역을 강타한 규모 7.7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1700명을 넘어섰다. 2021년 쿠데타로 집권한 군부와 반정부 세력 간 무력충돌로 기반 시설이 무너진 데다 12차례 여진이 이어지고 있고, 구조와 사상자 집계에 난항을 겪고 있는 만큼사망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얀마 군사정권은 30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내륙 지역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1644명이 숨지고 3408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사망자 수는 군정이 전날 발표한 144명에서 하루 만에 11배 이상 급증했다. 로이터와 BBC방송은 이날 최소 170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번 강진은 지난 28일 낮 12시50분쯤 미얀마 중부 만달레이에서 서남서쪽 33㎞가량 떨어진 지점에서 발생해 12차례 여진을 동반했다. 이후 붕괴한 건물 잔해에서 시신이 계속 발견되면서 피해 규모가 급격히 불어나고 있다. 미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건물과 다리, 댐 등 다수 기반시설을 무너뜨린 이번 지진은 미얀마에서 1912년 이후 100여년 만에 가장 큰 규모다. 지질학자 제스 피닉스는 CNN방송에 “이번 지진 위력이 원자폭탄 334개와 맞먹는다”고 말했다.
특히 미얀마는 지난 4년 간 이어진 내전으로 당국 통제를 벗어난 지역이 광범위한 데다, 도로·통신망 파괴로 구호 활동마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사망자 수는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다. USGS는 이번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1만명을 넘어설 가능성이 71%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경제적 손실은 미얀마 국내총생산(GDP)을 넘어설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미얀마 군정은 강진 피해가 발생한 6개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국제사회에 인도주의 지원을 요청했다. 구조 작업은 진앙과 가까워 피해가 집중된 만달레이와 수도 네피도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중국 등 세계 각국은 구조 인력과 장비를 보내며 지원에 나섰다. 미얀마에 인접한 태국 방콕에서도 이번 강진의 영향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18명으로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