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하나 굴뚝 하나 없는 대구광역시 남구는 지역적으로 타 구에 비해 면적이 좁고, 생산시설이 거의 없는 주거 중심지역으로 이뤄져 있다.
한 때 30만 명에 달했던 인구는 지금 절반 가까이 줄어 15만 명도 되지 않는다. 여기에 노령인구도 27%나 돼 지역소멸 위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나마 대표관광지로 자리잡은 ‘앞산’이라는 천혜자원이 있었기에 다시 지역경제가 활성화 될 수 있었다.
앞산 근처 한 프랜차이즈 카페는 전국 매출 1위를 찍을 정도로 많은 이들이 다녀갔다. 지난 겨울 앞산서 열린 크리스마스 축제에는 12월에만 40만 명의 관광객이 찾았다.
이에 대해 조재구 대구남구청장은 “앞산을 활용하지 않고는 지역경제를 살릴 수 없다”면서 자부심을 드러냈다.
조재구 청장은 “앞산이라는 천혜자원을 활용한 앞산산타마을과 앞산 겨울정원을 조성해 명실상부한 겨울에 한번은 들러야 할 관광명소로 자리 잡았고, 덕분에 주변 상권이 비수기인 겨울철에 오히려 매출이 상승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톡톡히 기여했다”면서 “지역주민들을 만나다 보면 좋은 콘텐츠 하나가 얼마나 주민들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새삼스럽게 깨닫고 있다”고 전했다.
대구에서 고등학교와 대학을 졸업한 조 구청장은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 후보로 대구광역시 남구청장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고, 지난 2022년 재선에 성공하면서 8년 가까이 남구를 이끌어 오고 있다.
지난 2022년 대한민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대표회장을 맡았다. 이를 통해 타 지자체와 많은 생활인구 교류에 나서 남구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달 대구 남구청 집무실에서 조 구청장을 만나 향후 구상 및 추진 중인 관광정책들을 엿보며 특색 있는 대구 남구의 변화를 들어봤다.
-구청장께서 지향하시는 남구 관광정책의 방향이 궁금하다. 그리고 다른 지자제와 차별화된 경쟁력 있는 남구관광의 매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남구는 지역적으로 타구에 비해 면적이 좁고 생산시설이 거의 없는 주거중심지역으로 이뤄져 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좋은 환경을 보유하고 있고, 더욱이 남쪽으로 대구를 대표하는 앞산이 있다. 우리 남구는 이 천혜의 자원인 앞산을 중심으로 관광인프라를 구축해 전국적인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남구 관광의 매력이라면 우선 도심지와 바로 접한 앞산을 중심으로 자연친화적 관광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가 지속가능관광 공동지표 개발, 생활인구 전략 수립 등을 진행했다. 실제 강원도 양구군과 광주 동구가 생활인구를 교류하고 있다. 또 제도화를 위한 「관광기본법」, 「관광진흥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남구도 인구감소지역이다. 협의회 회원 지자체들과의 생활인구 교류 참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말해달라.
: 대한민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대표회장을 연임하고 있다. 지난 임기에는 신안군을 비롯한 많은 지역과 자매결연을 맺고 교류했다. 현재도 협의회장으로서 타 지자체와 많은 교류를 하고 있다.
마침 우리 남구도 작년에 지속가능관광지방정부협의회에 가입했다. 이번 기회에 협의회 회원 지자체들과의 생활인구 교류를 통해 경제적, 문화적 이익을 도모하고, 성공 사례 벤치마킹과 제도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잡아 인구 감소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룰 것으로 기대한다.
-남구의 지역관광 현황과 대구의 다른 지자체와 차별화된 자원을 소개해달라.
: 남구는 '대구 앞산 관광 콘텐츠 개발을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 사례로 제20회 대한민국 지방자치경영대전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앞산공원과 앞산 해넘이 전망대, 앞산 하늘다리, 앞산 빨래터 공원을 연계한 관광 콘텐츠는 '2023-2024 한국 관광 100선'에 선정됐으며,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이러한 콘텐츠는 외부 관광객을 유입하고 지역 상권을 활성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남구는 대구의 근대사적 자원이 풍부한 곳이다. 대봉배수지는 1918년에 건립된 대구 최초의 배수지로 국가등록문화재 제251호로 지정돼 있다. 현재는 물 문화공원으로 재탄생해 시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역사적 가치와 함께 교육적, 문화적, 환경적 가치를 지닌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남구는 다양한 문화예술 행사를 통해 지역 문화를 활성화하고 있다. 특히 대명동 대명공연거리에 있는 소극장들에서 많은 공연들이 이뤄지고 있고, 이천동 고미술거리에는 옛 물건들의 경매가 활성화돼 있는 등 곳곳에 특색있고 숨어있는 공간들이 많이 있다.
-남구가 주최한 크리스마스축제, 해넘이 축제, 앞산축제가 대구의 대표 축제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관련 축제를 소개해달라.
: 앞산크리스마스 축제는 2023~2024년 2회 개최했다. 몸이 움츠러드는 겨울철에는 시민들이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부족하다는 문제를 인식하고 직원들이 생각을 모아 구상한 것이 크리스마스 축제다. 하루 이틀로 끝나는 축제가 아니라 형형색색의 빛 조형물들을 12월에서 1월까지. 지난해 2회 때는 2월 말까지 장기간 시민들에게 많은 볼거리를 제공해 명실상부한 겨울철 관광명소로 자리 잡았을 뿐만 아니라 지역상권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했다.
앞산축제는 명실상부한 남구의 대표축제로 전 부서, 전 조직단체가 협력해 5월에 개최한다. 많은 체험과 먹거리, 그리고 우수한 지역인재를 활용한 공연 등 전국에서 방문하는 대표축제다. 앞산축제도 작년에는 성공적으로 개최해 지역축제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을 듣고 있다.
해넘이 축제는 대부분 지역에서 해맞이 행사를 개최한다. 새벽에 행사가 진행되는 등 주민들이 함께 하기 어렵다는 문제를 인식하고 송구영신의 뜻을 담아 주민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해넘이 축제를 대구 최초로 시작했다. 주민들이 편하게 올 수 있는 저녁시간에 한 해를 보내는 마음을 담아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프로그램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제조업이 없는 남구의 경우 관광을 중요한 경쟁력으로 삼고 ‘체험관광’을 강조하고 있다. 체험관광의 내용과 성과를 설명해달라.
단순히 보러오는 관광에서 이제는 직접 해보고 느껴보는 체험관광이 트렌드다. 이런 트렌드에 맞춰 남구가 주최하는 축제에는 많은 체험부스를 운영해 방문객들이 체험을 통한 즐거움을 체험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어린이들을 위한 앞산 공룡공원에 공룡뼈찾기 놀이터, 고산골 생태쉼터에는 다양한 꽃가꾸기, 빨래터공원 위 하늘다리에 연인 가족 친구들 간의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사랑의 오작교 프로포즈 시스템을 설치해 직접 사진이나 글로써 마음을 전할 수 있도록 했다.
그 외에도 공연장이 밀집한 대명공연거리에는 주민참여형 연극이 활발하게 펼쳐진다. 이천동에 위치한 고미술거리에서는 다양한 고미술품들을 둘러보고 경매에 참여도 해볼 수 있도록 운영한다. 이처럼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방문객, 주민들의 참여를 높이고 있다. 지금도 AI 포토존 운영 등 단순한 관광이 아닌 각종 체험을 통해 남구에 대한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는 관광자원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올해로 고향사랑기부제 시행 3년을 맞고 있다. 고향사랑기부제에 대한 기대와 지금까지 운영에 대한 평가를 설명해달라.
: 우선 작년 한 해 전국 고향사랑기부 모금액이 879억 3000만 원으로 고향사랑기부제가 시행된 2023년에 비해 135% 증가했다. 세액공제와 답례품 제공 등의 혜택으로 고향사랑기부제에 대한 관심이 점점 늘고 있고, 그 결과 시행년도 대비 모금액이 늘어났다. 올해부터 고향사랑기부금법 개정에 따른 1인당 연간 기부 상한액이 기존 500만 원에서 2000만원으로 확대됐다. 기부가 지금보다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고향사랑기부제가 지자체의 모금으로 지역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준으로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운영에서 지자체의 자율이 보장돼야 한다. 행정안전부는 제도를 모니터링하고, 지자체가 실제 자율적인 권한으로 운영할 수 있어야 일본과 같은 수준으로 단기간에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남구는 89곳의 인구감소지역 중 한 곳이다. 인구감소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을 소개해달라.
: 남구는 지난해 3월, 미래지향적 도시발전 전략인 「인구정책 특별계획」(무지개 프로젝트)을 발표하고, 같은 해 7월 전국 기초지차체 최초로 인구정책 컨트롤타워인 ‘인구정책국’을 신설했다. 인구정책국은 인구총괄과를 포함해 경제일자리, 문화관광, 평생교육의 4개 과로 구성돼 있다.
인구정책국은 올해부터 ‘7대 분야 인구전략 로드맵’을 본격적으로 시행 중인데 해당 프로젝트 이름이 ‘무지개 프로젝트’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운영하는 대한민국 정책브리핑에서 좋은 인구정책사례로 꼽힌 무지개 프로젝트는 결혼, 임신·출산, 보육, 교육, 주거, 청년·일자리, 공연문화·관광 등 7대 분야 40여 개 사업의 통합적 지원을 시작으로 살기 좋은 도시로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
예를 들면 우선 청년 정책과 출산 지원을 접목해 ‘신혼부부 주택 구입 대출이자’ 사업으로 신혼부부 1000세대에게 연간 최대 300만원, 최장 3년간 지원할 계획이다. 올해 1월 1일부터 대구 최초로 산후조리비 최대 50만원 지원과 임산부 부부 백일해, 임신 준비 여성 풍진 무료 예방 접종을 시행하고 있다.
또 청년 지원 사업으로는 미취업 청년에게 자격증 응시료 지원, 미혼 청년을 대상으로 ‘청년캠퍼스’ 운영, ‘청년도전지원사업’, ‘청년창업지원’, ‘청년외식업주 컨설팅’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해 청년들이 지역에 정착할 기반을 마련하고 지역에 활력을 더하고 있다.
보육 및 교육 분야에서는 꿈자람마을학교를 통해, 틈새(저녁) 돌봄 서비스 운영, ‘1타 강사 인터넷 강의 수강권 지원 및 1:1 입시 컨설팅’ 특히 에듀드림(Edu Dream) 사업은 지방소멸대응기금 10억 원을 투입해 진행하고 있다. 관내 초·중·고등학교 24개소를 대상으로 공모를 통해 학교시설을 개선하고, 학생 맞춤형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