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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인트통에 물 담아 뿌려”…김태현 집배원, 산불로 이어질 수 있던 화재 초기 진압


입력 2025.04.01 16:19 수정 2025.04.01 16:19        김소희 기자 (hee@dailian.co.kr)

배달 구역 지나던 중 200여 평 밭 화재 발견

인근 야산 있어 큰 산불로까지 이어질 가능성

신고 후 버려진 페인트통 이용해 진압 노력

화재 진압한 김태현 주무관. ⓒ우정사업본부

우체국 집배원이 배달 업무 중 자칫 산불로 이어질 수 있던 화재를 초기 진압한 사실이 알려져 귀감이 되고 있다.


지난달 14일 오후 3시 30분경. 경인지방우정청 양평우체국 소속 김태현 주무관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우편물 배달을 위해 자신의 배달 구역인 양평군 용문면 신점리 인근을 지나고 있었다.


평소와는 달리 마을 언덕 너머에서 연기가 피어올랐고, 화재를 직감한 김 주무관은 현장으로 달려갔다. 화재는 200여 평의 밭에서 발생했다. 불이 나 활활 타오르며 여기저기 옮겨붙기 시작했고, 초기 진화가 시급했다. 밭 주변으로는 주민들이 거주하는 주택과 뒤로는 야산이 있던 상황이어서 자칫하면 큰 산불로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고 김 주무관은 회상했다.


김 주무관은 화재 신고를 먼저 한 뒤 “무슨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불을 꺼야 한는 심정으로 주변을 둘러봤다”고 한다.


하지만 시야에 들어온 건 누군가 쓰다 버린 페인트통뿐이었다. 함께 지켜본 마을주민들과 함께 인근 수도관에서 대야에 물을 받기 시작했고, 버려진 페인트통에 옮겨 담아 쉴 틈 없이 불에 뿌려댔다.


잠시 뒤 출동한 소방차에 의해 불은 완전히 진압됐고,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달했다.


김 주무관은 “당시 바람이 세게 불고 주변 야산과 주택으로 번질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상황이었다”며 “인근 주민들이 도움을 주시고 함께 진화에 나셔주셔서 용기를 내 화재에 대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 오히려 부끄럽다”며 “최근 대형 산불이 발생해 피해지역 주민들이 큰 고통을 받고 있다. 하루속히 피해지역 주민들 모두 건강하고 안전하게 일상으로 복귀하시길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사실에 지역 관할 양평소방서는 오는 4일 김태현 주무관에게 감사장을 수여하기로 결정했다. 김 주무관은 신속한 판단과 용기 있는 행동으로 화재를 초기 진압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김소희 기자 (h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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