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으로 1300만명 이상이 봤다는 김수현 기자회견 이후에도 하루가 멀다 하고 뭔가가 폭로됐다. 폭로 유튜버가 정치에 관여하는 채널이어서 최근 헌재 탄핵 심판 선고 시기와 맞물려 잠잠해지긴 했는데, 이대로 잦아들지 아니면 다음 주부터 폭로가 다시 재개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그들이 자료를 조금씩 나누어 폭로를 이어왔던 것을 생각해보면 다음 주부터 폭로가 재차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그건 그때 가서 볼 일인데 어쨌든 지금까지의 폭로만 해도 이미 충분히 괴로웠다.
김수현과 고 김새론의 과거 사생활 정보가 계속 나오기 때문이다. 그런 자료들을 언론에서 볼 때마다 ‘내가 왜 남의 사생활 자료를, 그것도 이미 사망한 고인의 자료를 봐야 하는가’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 포탈에서 그런 기사가 눈에 뜨이면 안구테러를 당하는 듯한 느낌이다.
보통은 이렇게 고인의 사생활 정보를 누군가가 폭로하면 유족이 말릴 것이다. 그런데 이번엔 유족이 오히려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양새다.
김새론의 명예를 위해서라고 한다. 하지만 의아하다. 과거 사생활 폭로로 고인의 어떤 명예가 살아난단 말인가? 김새론은 남이 자신의 휴대폰을 포렌식해서 공개하길 원할까? 만약 진짜 공개하길 원했으면 애초에 포렌식할 필요도 없게 휴대폰 등을 누군가에게 전하지 않았을까? 포렌식으로 자료를 발견했다는 이야기는 김새론이 생전에 휴대폰 내용의 공개를 원하지 않았다는 뜻 아닌가? 어떤 사정이 있었는진 모르지만 고인이 자기 휴대폰 속 사적 정보가 까발려지길 원할지 매우 의문이다.
김새론의 명예와 관련이 있는 부분은 김수현의 열애설 거짓말이다. 그런데 그 부분은 김수현이 이미 거짓을 인정했다. 그러니까 그 이슈 관련된 김새론의 명예는 이미 회복됐다. 그런데도 왜 날마다 조금씩 뭔가를 공개하는지 이해가 어렵다는 것이다.
김수현은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하며 수사로 검증받자고 했다. 고인의 사생활 정보를 조금씩 흘리며 논란을 일으키는 것보다 그게 더 합리적인 선택이다. 유족이나 유족을 대리하는 유튜버도, 김수현과 갑론을박 말싸움할 시간에 수사기관에서 김수현의 거짓을 입증하면 아주 간단하게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고인을 위해서도 그게 더 좋지 않을까.
김수현을 범죄자 취급하는 유튜버는 왜 김수현을 신고하지 않는지 그것도 의문이다. 증거도 있다면서 왜 가만히 있는 것인가? 빨리 김수현을 신고하고 증거도 제출해서 정의를 실현해야 한다. 또, 김새론 사망 후 왜 사람들이 김새론의 5년 전 남친에게만 집중하는지도 의아하다. 김새론이 지난 5년 동안 오로지 김수현만 생각하면서, 김수현에게만 한이 맺혀 지냈단 말인가?
유튜버가 사태 초기에 공개한 사진들에 대해 김수현 측은 날짜가 조작됐다고 주장했다. 유튜버 측에서 거기에 대한 반응이 없는 것도 의아한 대목이다. 정말 조작이라면 사과를 해야 하고 아니라면 아니라고 해야 하지 않은가.
또 김수현 기자회견 후에 내용증명 설명 관련된 해명이 나오지 않는 것도 의아하다. 김수현이 내용증명 2차례 가혹한 빚 독촉을 해서 김새론을 죽음으로 몰고 갔다는 비난에 대해 김수현 측에선 그 내용증명은 형식적 절차에 불과했고 그 내용을 김새론 측에게 설명해줬다고 해명했었다. 그런데도 유족 측에선 김수현의 내용증명을 비난했다. 결국 김수현이 기자회견 때, 내용증명이 형식적임을 설명해주는 녹취를 공개했다. 그러면서 이런 설명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김새론 현소속사 측에서 거짓을 말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 그에 대해 뭐라고 해명이 나와야 한다. 지금까지 왜 내용증명으로 김수현을 공격했는지, 그 녹취가 사실인지 조작인지, 뭐라고 해명이든 사실확인이든 해줘야 할 것 아닌가. 그런 해명들은 없고 계속 새로운 폭로를 터뜨리기만 하니 혼란스럽다.
정말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직도 인터넷상에서 사람들이 김수현을 빚 독촉 악마로 몰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돈을 빌려준 전 소속사와 김수현을 동일시하는 것부터가 이상하지만 아무튼 그 둘이 특수관계이니 동일체라고 쳐도, 당시 기준으로 4년 전에 헤어진 여자친구에게 무이자로 7억 원을 빌려준 게 사실이면 선행인데 왜 이걸로 악마가 되어야 하는가.
2년 여 기간 동안 빚 독촉을 단 두 번 했으면 매우 적은 횟수다. 김수현을 악마화하는 사람들은 자기 돈 빌려주고 2년 동안 갚으라는 말 2번도 안 한단 말인가? 김수현이 김새론의 연락을 안 받았다고 비난하는 사람들은 4년 전 여친과 연락하고 지내나?
거기다 심지어 김수현 측은 그 2번조차 진짜 빚 독촉이 아니었고 빚을 사실상 탕감해주기 위한 형식적 절차였다고 주장한다. 김수현이 기자회견에서 공개한 녹취를 봐도 독촉하는 어조가 아니었다. 오히려 내용증명을 보내는 것에 대해 미안해하는 듯한 어조였다. 7억 원 빌려주고 아예 못 받은 사람이 오히려 채무자에게 미안해하는 경우가 또 있을까? 탕감이 사실이라면, 4년 전에 헤어진 전 여자친구의 빚 7억원을 대신 떠안아주는 사람이 또 있을까? 이게 다 거짓말로 밝혀졌다면 모를까, 현 시점까진 그렇지도 않은데 어떻게 이 이슈로 아직까지 김수현을 악마화하는 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지금 현재 진실은 알 수 없다. 김수현이 눈물 감성팔이를 하면서 희대의 거짓말을 한 것인지, 유족과 유튜버가 거짓 주장을 한 것인지 모른다는 얘기다. 인터넷상에서 지금처럼 갑론을박을 벌이고 과거 사생활 정보를 터뜨린들 진실을 확인할 수 있을까? 유족이나 유튜버가 결정적인 증거를 제시하면 모를까, 사생활 편린들의 폭로만으론 혼란만 가중될 것이다. 그러니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수사로 진실을 검증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해 보인다. 쉬운 길을 놔두고 너무 시끄러운 길로 돌아가고 있다.
글/ 하재근 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