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키 로키(24·LA 다저스)가 5이닝은 채우지 못했지만 스플리터의 위력은 확인했다.
사사키는 6일(한국시각) 미국 필라델피아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펼쳐진 ‘2025 메이저리그(MLB)’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에 선발 등판, 4이닝 3피안타 2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이전보다 나은 투구를 선보였다.
시작은 불안했다. 연속 안타를 맞고 무사 2,3루 위기에 몰린 사사키는 하퍼를 삼진 처리한 뒤 봄을 내야 땅볼 유도하며 1실점으로 막았다. 2~3회를 삼자범퇴로 마친 사사키는 4회 볼넷 1개 내주긴 했지만 안타도 없었고, 실점도 하지 않았다.
5회는 채우지 못했다. 볼넷-안타로 무사 1,2루 위기를 자초한 사사키를 지켜보던 로버츠 감독은 브라이슨 벤더를 마운드에 올렸다. 벤더가 불을 끄면서 사사키도 추가 실점을 안지 않았다.
투구수는 68(스트라이크 41)개에 불과했지만, 로버츠 감독은 사사키를 불러들였다. 아직 사사키에 대한 확신이 없다는 얘기다. 비록 5이닝을 채우지 못했지만, MLB 데뷔 후 최다 이닝을 소화했다.
사사키의 직구는 최고 스피드 157.9㎞를 찍었다. 비록 100마일(160.9km)에는 도달하지 못했지만, 이전보다 제구가 안정을 찾았다.
주무기 스플리터의 최고 스피드도 140.5km에 달했다. 필라델피아 타자들은 사사키 스플리터(28구)에 자주 헛방망이를 돌렸다. ‘MVP’ 출신의 브라이스 하퍼도 낮게 떨어지는 스플리터에 헛방망이를 돌렸다. 스트라이크존 아래에 꽂히는 스플리터로 5차례나 헛스윙을 유도했다.
일본프로야구가 자랑하는 ‘파이어볼러’ 사사키는 오타니 쇼헤이급 기대를 모았던 투수다.
신장 192㎝에서 내리 꽂는 강속구(시속 164㎞)와 고속 스플리터가 주무기다. 2022시즌 오릭스 버펄로스전에서는 20세 5개월 나이로 일본 프로야구 역사상 최연소 퍼펙트게임을 달성했다. 당시 사사키는 9이닝 동안 무려 19개의 삼진을 잡았다.
사사키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기 전에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으로 빅리그에 진출했다. “마이너리그에서 시작해도 좋다. 빨리 빅리그로 가고 싶다”며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사사키는 올 시즌을 앞두고 다저스와 계약금 650만 달러에 사인했다.
명성에 비하면 이날도 만족스러운 투구 내용과 결과는 아니다. 하지만 지난 두 번의 등판보다 나아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사사키는 도쿄 개막시리즈에서 3이닝 1피안타 5볼넷 1실점에 그친 데 이어 지난달 30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전에서는 1.2이닝 3피안타 4볼넷 2탈삼진 2실점으로 부진했다. 강판 직후 더그아웃에서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그에 앞서 교체될 때 마운드에 방문한 감독에게 공을 넘기는 것이 일반적인데 사사키는 공을 쥔 상태로 마운드에서 내려온 뒤 더그아웃 방향으로 공을 던졌다.
모든 상황이 의도대로 풀리지 않으면서 스트레스가 쌓인 것으로 해석됐다. 이에 대해 로버츠 감독은 “더 많은 경험을 쌓아야 할 것 같다. 프로가 되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날 투구도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사사키는 울지 않았다. MLB 데뷔 이후 처음으로 5회에도 마운드에 올랐고, 제구도 이전보다 나아졌다. 주무기 스플리터에 대한 위력을 스스로도 체감하며 자신감을 충전했다. 경기 후 사사키는 MLB.com 등 현지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불안한 마음으로 한 주를 보냈는데 무언가를 찾아가고 있는 느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