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중진의원 회합 참여 직후 기자들과 문답
"이번주 중반 광화문에서 출마선언 생각 중
집회 이쪽저쪽서 하지만 국민통합 상징돼야"
캠프 여의도 차릴 듯…對이재명 필승 다짐
국민의힘 유력 대권주자인 안철수 의원이 대선 출마선언 장소로 광화문 광장을 선택했다. 12·3 계엄과 그로 인한 탄핵 찬반의 격렬한 항쟁 와중에 찢겨져버린 광화문을 국민통합의 상징으로 다시 꿰매겠다는 함의가 담겼다는 해석이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4선 이상 중진의원 회합 직후 기자들과 만나 대선 출마선언과 관련해 "이번주 중반 정도에 광화문을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대선 출마선언 장소로 광화문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광화문은 국민통합의 상징이어야 한다"며 "거기에서 집회를 이쪽에서 하기도 하고 저쪽에서 하기도 하지만, 광화문 전체를 놓고볼 때에는 우리의 중심이고 국민통합의 상징이 돼야 한다. 그런 뜻에서 광화문을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 이후 지난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될 때까지 광화문 광장에서는 주말마다, 또 탄핵정국이 막바지로 치달으면서는 평일에도 국민들이 두 패로 갈려 격렬한 찬반 세(勢) 대결을 벌였다. 이 와중에 광화문 광장은 여지없이 찢겨져버렸다는 우려가 많았다.
국민의힘 대권주자 중에서 중도 확장성이 강하고 계엄·탄핵과 관련해서도 중도적인 입장을 취한 것으로 평가받는 안 의원이 광화문 광장에서 대권 도전 선언을 하면서, 특정 정치 세력에 의해 찢겨져버린 광화문 광장을 다시 국민통합의 상징으로 돌려놓겠다는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대선 캠프는 대권 행보의 편의상 국회 앞 여의도에 차릴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은 관련 질문에 "(대권 행보를) 시작한다면 본격적으로 우리도 사무실에서 일하는 분들의 공간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라고 답했다.
이날 기자들과의 문답에서 안 의원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통령이 된다면 우리나라를 마음대로 바꿔놓는 것을 그 누구도 제어할 수 없다는 것이 두렵다며, 그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조기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고 자신의 역할을 자임했다.
"이재명 대통령 되면 권력 다 가지는 셈
우리나라 어떻게 바뀌든 제어가 안된다
반드시 우리 당이 대선에서 승리해야"
출마선언에 시대정신·개헌공약 담을듯
안철수 의원은 "이재명 대표가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 국회에서 지금 압도적 의석을 가지고 있으면서 두 가지 권력(입법권과 행정권)을 가지는 셈이 된다"며 "그렇게 되면 우리나라가 어떻게 바뀌든 아무도 제어가 안된다. 그게 굉장히 두렵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제대로 된 민주주의에서의 견제와 균형을 위해서 이번엔 반드시 우리 당이 대선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고 밝혔다.
대권 도전 선언에는 지금 이 시점 우리나라에 필요한 시대정신이 무엇인지와 함께, 개헌에 관한 공약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안 의원은 "지금 우리나라에 필요한 게 무엇이냐. 그것은 제대로 된 정직한 나라, 안전한 나라, 강한 나라를 만드는 게 지금의 시대정신"이라며 "내가 말씀드린 시대전환과 시대교체가 거기에 해당하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이날 '신속한 개헌'을 제안한 것에 대해서는 "나도 개헌 투표를 지방선거와 함께 치르자고 말씀드렸다"며 "구체적으로 나아가서 현재의 과도한 제왕적 대통령제에서 권한을 축소시키고 국회도 권한이 축소돼야 삼권분립이 되고 민주주의 체제에서 균형과 견제가 조화롭게 이뤄질 수 있다"고 공감했다.
아울러 "'87 체제'는 만들 때 주로 목적한 게 '국민이 직접 대통령을 뽑는 제도'를 만들자고 해서 만든 것이다보니 미흡한 부분들이 있다"며 "그런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내년에 개헌을 해야만 하고, 우리 당도 그렇지만 경선 후보들과 나중에 본선에 갈 후보들도 전부 개헌을 공약으로 내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일에 '탄핵 찬성' 집회 현장에 나가 눈물을 흘리고 심지어 탄핵선고일을 국가기념일로 제정하자고까지 발언한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 징계 문제에 대해서는 "사실 어느 정도 도를 넘지 않았나 생각한다"면서도 "지금 여러 의견들이 있는데, 중진들만 여기에 대해서 의견을 내기보다는 의총에서 의원들의 의견을 한 번 모아보자"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