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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도 ‘폭싹’ 빠진 ‘폭싹 속았수다’만의 공감대 [D:인터뷰]


입력 2025.04.07 08:38 수정 2025.04.07 08:38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애순·금명 1인 2역 소화

“섬세하고, 애정 어린 시선…세상을 왜 살아가야 하는지, 그 가치 조명하는 작품”

가수 겸 배우 아이유는 ‘폭싹 속았수다’의 대본을 받자마자 “꼭 하고 싶다”고 욕심을 냈다. “언제가 됐든 참여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표한 이유엔 1인 2역으로 ‘대서사시’를 완성하는 귀한 경험도 있었지만, ‘따뜻한’ 가족 이야기로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어 감사했다. 시청자들 또한 깊게 몰입해 ‘인생 드라마’라는 호평을 내놓으며 아이유의 목표에 화답했다.


최근 공개를 마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는 제주에서 태어난 ‘요망진 반항아’ 애순이(아이유·문소리 분)와 ‘팔불출 무쇠’ 관식이(박보검·박해준 분)의 모험 가득한 일생을 사계절로 풀어낸 작품이다.


ⓒ넷플릭스

아이유는 이 드라마에서 애순의 젊은 시절과 애순의 딸 금명 역을 맡아 1인 2역 연기에 도전했다. 어린 시절 부모를 잃고도 당차게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 애순의 고군분투부터 애순을 똑 닮았지만, 가난한 현실에 아파하고 부모의 기대에 부담을 느끼는 금명의 복잡한 서사까지. 쉽지 않은 과정을 안정적으로 소화해 내며 ‘폭싹 속았수다’의 대서사시를 완성했다.


약 3년 전 임상춘 작가를 만나 ‘폭싹 속았수다’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부터 이 작품에 매료됐다. 당시 제작이 확정되기도 전이었지만, “이 작품이 언제 만들어지더라도 참여를 하고 싶다”며 욕심을 냈다. 씩씩하고, 긍정적인 애순과 애순만큼 긍정적이지는 않지만, 뚝심 있게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금명. 두 매력적인 캐릭터에 공감하고, 또 배울 수 있어 행복했다.


“애순은 꿈이 많고, 긍정적이지만 욕심도 있다. ‘그 봄에 다 꺾였지’라는 말이 있는데, 내가 느끼기엔 애순은 한 번도 꺾인 적이 없는 인물이었다. 타인의 시선으로 봤을 땐 대단히 성공하거나, 어릴 때 꿈꾸던 것을 다 이루지 못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는 인상은 전혀 못 느꼈다. 인생이 꽉 차 있고, 많은 사람들과 교류하며 사랑을 주고받는데, 그게 진짜 성공 아닐까 싶었다. 꿈을 못 이룬다고 해서 좌절하지 않을 정도의 맷집은 저도 있다고 생각한다. 애순처럼 긍정적이고 사랑스럽진 않지만, 저 나름 오뚝이 같기도 하고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보려는 점은 있다고 생각한다. (두 캐릭터 모두) 이해가 안 되는 구석이 전혀 없었다.”


애순의 10대 시절을 비롯해 금명이 대학 진학 후 성공한 사업가가 되기까지, 시간의 흐름을 표현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애순의 노년 시절을 직접 연기한 배우 문소리와 함께 다양한 방식을 고민했지만, 결국 한 배우가 오롯이 시간의 흐름을 표현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고 여겼다. 아이유는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했다고 강조하며 고민 과정을 설명했다.


“나이대별로 어떤 성장을 보여줘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었다. 그렇다고 구분 짓고 싶진 않았다. 단순하게 (나이로만) 분류하지 않으면서 입체적으로 접근하는 방법이 뭐가 있을지 고민했다. 극 중 금명의 내레이션 시점은 훨씬 이후의 시점이지 않나. 목소리 설정도 잘해야 했다.

저도 선배님도 부담은 있었다. 특히 금명은 성공한 사업가가 된 만큼 그 변화를 확연히 보여줘야 해서 다들 고민을 많이 해주셨다. 문소리 선배님이 하신다고 하셔서 ‘그럼 저도 해야죠!’라고 생각했었다.”


과거 시대상을 표현하는 것도 어려웠지만, 출산과 육아 등 상상만으로 채워야 하는 부분들이 많았다. 자료를 찾고, 또 상상력을 동원하며 노력했지만 그럼에도 확신을 가질 순 없었다. 이에 아이유는 상상할 수 있는 ‘최대치’를 표현해 금명의 아픔을 오롯이 전달하려 애썼다.


“요즘엔 출산 장면을 남기는 분도 있고, 또 찾아보면 자료도 있었다. 다만 출산에 대해 개인차가 좀 있더라. 언니들도 출산을 했는데, 사람마다 느낀 바가 다르더라. 그런 것들을 참고는 하되 대본에 담긴 ‘기절할 것 같다’, ‘숨이 안 쉬어진다’는 느낌을 표현하고자 했다. ‘숨이 안 쉬어질 땐 목소리가 안 나오지 않을까’ 이런 고민들을 하며 연기했다. 제가 겪어보지 못한 것이라 감히 상상할 수 없지만, 상상할 수 있는 선에서 노력했다.”


이렇듯 애순과 금명의 애환을 깊이 있게 표현하며 아이유 또한 위로를 받았다. 그리고 자신이 받은 위로가 시청자들에게도 잘 전달된 것 같아 감사했다. 아이유는 ‘폭싹 속았수다’만의 따뜻한 감성을 거듭 강조하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느끼게 했다.


“인물의 일생을 다루다 보니 많은 헤어짐이 있다. 그런데 이 작품은 그 헤어짐에 중점을 두기보다 그 이후의 시간을 섬세하고, 애정 어린 시선으로 담아낸다. 대본을 읽을 때 저도 위안이 됐다. 누구나 헤어지지 않나. 삶이 끝나서 헤어질 때도 있고, 인연이 끝나서 헤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애순은 결국 관식이 떠난 후 시집을 완성한다. 세상을 왜 살아가야 하는지, 그 가치를 조명하는 작품이라고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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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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