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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빼기 더 쉬워진다"...먹고 붙이는 비만약 등장


입력 2025.04.07 15:07 수정 2025.04.07 15:52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규모 커지는 글로벌 비만약 시장

SC 제형 벗어나 경구용·패치형 본격 개발

기술적 난이도 높지만 편의성 향상 기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다양한 제형의 비만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게티이미지뱅크

꿈의 비만약으로 불리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 비만 치료제 인기가 계속되고 있다.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 일라이릴리의 ‘젭바운드’ 등이 글로벌 시장에서 흥행을 이어가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은 경구용·패치형 등 제형 다양화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비만 치료제는 제약·바이오 업계의 식지 않는 뜨거운 감자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 규모는 지난해 71억 달러(약 10조원)에서 2028년 480억3000만 달러(약 70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지금까지 시장에 출시된 비만 치료제는 피하주사(SC) 제형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SC 제형은 주사 부위에 통증과 발적, 부종, 멍과 같은 자극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환자 스스로 자신의 배나 허벅지에 주사해야 하기 때문에 올바른 방법을 습득해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었다.


이에 후발주자로 나선 국내·제약 바이오 기업들은 다양한 제형의 비만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간편하게 복용할 수 있는 경구형이나 몸에 붙이는 패치형 등 비만 치료제의 편의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복약 순응도 향상…한미·대웅 등 ‘두각’

국내에서 비만 치료제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한미약품은 H.O.P 프로젝트를 통해 경구용 비만치료제 개발에도 매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H.O.P 프로젝트 선두주자로 처음 임상을 개시했던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현재 한국인 맞춤형 비만 치료제로 국내 임상 3상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


한미그룹 오너가 장남 임종윤 코리그룹 회장이 최대주주인 디엑스앤브이엑스(DXVX)는 지난달 28일 GLP-1RA 경구용 비만 치료제 관련 신규 구조의 물질 특허를 추가 출원했다고 밝혔다. 디엑스앤브이엑스는 경구용 비만 치료제의 특허 출원과 함께 효능을 검증하기 위한 연구도 지속하고 있다.


디엑스앤브이엑스는 “최근 동물 효력 시험에서 임상 시험으로 이어질 핵심 데이터를 확보하는 등 유의미한 효과를 확인했다”며 “추가 전임상 연구를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더욱 정밀하게 검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웅제약도 지난해 GLP-1 수용체와 GIP 수용체에 작용하는 이중 작용제 신약 물질을 발굴하고 국내 특허 출원을 마쳤다. 대웅제약은 GLP-1 수용체와 GIP 수용체를 동시에 자극하면서도 저분자로 이루어진 ‘경구용 이중 작용제’ 개발을 통해 기존 치료제의 한계인 복약 순응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경구용 비만 치료제의 장점은 단연 복용에 대한 편리함에 있다. 복용 편의성은 곧 복약 순응도로 이어진다. 복약 순응도는 의료진의 처방에 맞게 환자가 정확한 시간에 정해진 용량을 얼마나 잘 복용하는지를 의미한다. 휴대성이 높고 복용이 간편한 경구용 치료제는 시공간에 대한 제약이 적어 복약 순응도를 높일 수 있다.


가격도 보다 저렴해질 전망이다. 우리나라에서 지난해 출시된 위고비의 출하 가격은 1펜(4주 분량) 당 37만2025원이다. 위고비는 비급여 품목으로 진료비와 처방비를 포함하면 약 40~60만원 안팎이다. 경구용 비만 치료제는 제조 및 유통이 간편해 초기 예상 가격이 한 달 기준 약 150 달러(약 21만원) 수준으로 전망된다. SC 제형 대비 최대 3분의 1 수준으로 저렴하다.


패치형도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떠오르고 있는 제형이다. 패치형 비만 치료제에는 약물이 담긴 마이크로니들(미세 바늘침)이 촘촘히 박혀있어 자기 몸에 주사를 찌르는 대신 피부에 패치를 붙이기만 하면 된다. 주사제 대비 통증도 없고 감염 우려가 적으며, 상온 보관이 가능하다.


국내에서는 라파스가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마이크로니들 전문 기업인 라파스는 최근 ‘DW1022’ 임상 1상을 통해 GLP-1이 우리 몸에 문제 없이 전달됐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DW1022은 대원제약이 개발한 GLP-1 성분 원료의약품에 라파스의 마이크로니들 패치 기술을 접목한 제품이다.


대웅제약은 경구용 치료제에 이어 대웅테라퓨틱스와 세마글루타이드 계열의 패치형 마이크로니들 제형 ‘DWRX5003’을 개발하고 있다. 대웅테라퓨틱스는 자체 마이크로니들 기술 플랫폼인 ‘클로팜’을 보유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대웅테라퓨틱스의 자체적인 약물 전달 플랫폼과 제조 기술력을 바탕으로 기술적 진입장벽을 해소, 충분히 사업화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기술적 난이도가 높지만 그만큼 패치형 비만 치료제가 매력적이라는 판단이다. 국내 제약 업계 관계자는 “기존 주사제와 달리 피부를 통해 체내에 약물을 일정하게 전달해야 해 약물 안전성, 흡수 속도 조절 등 복합적인 설계 난이도가 존재하지만 그만큼 높은 편의성이 장점으로 꼽힌다”며 “아직 본격적인 제품 출시 전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약가 수준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장기적으로는 생산 비용이 절감되며 약가 경쟁력 확보에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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