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재정수지 100조원 적자···건전재정 미달
세계잉여금 2조원···추경 재원 2000억원 남짓
지난해 나랏빚이 1175조2000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46.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질적인 나라살림 규모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100조원을 넘기며 당초 계획보다 악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의 ‘2024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를 8일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했다.
관리재정수지 ‘104.8조원’ 적자···건전재정 ‘미달성’
8일 2024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총세입은 535조9000억원으로 전년도 결산 대비 39조원 증가했다.
이 가운데 세금을 걷힌 국세수입이 336조5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7조5000억원 줄었다. 부가가치세(8조5000억원)와 소득새(1조6000억원)은 증가한 반면 법인세(17조9000억원)는 줄어든 영향이다.
공자기금예수금(43조4000억원), 재산수입(7000억원), 경상이전수입(3000억원) 등 증가로 세외 수입은 199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6조5000억원 증가했다.
총세출은 529조5000억원으로 전년보다 39조원 증가했다. 지난해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43조5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GDP 대비 1.7% 감소했다. 실제 재정 활동과 연관이 크지 않은 사회보장성기금수지는 61조2000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기금별로는 국민연금이 59조원 흑자를 보였고 고용보험(1조5000억원), 산재보험(1조3000억원)도 흑자였다. 반면 사학연금(6000억원)은 적자를 나타냈다.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등 4대 보장성 기금을 차감해 정부의 실질적인 재정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도 104조8000억원 적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적자 규모는 전년(-87조원)보다 17조8000억원 감소했다.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4.1% 줄었다.
사실상 정부는 건전재정에 미달하는 결과를 내놨다. 당초 정부는 재정 건전성 확보를 목적으로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의 적자 비율을 3% 이내로 관리하는 재정준칙 법제화를 추진했으나 이를 충족하지 못한 것이다.
또 정부의 세수 예측과 달리 30조8000억원의 세수 부족이 발생했다. 박봉용 기재부 재정관리국장은 “세입 부족에도 불구하고 민생 관련 지출을 최대한 유지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세금 쓰고 남은 돈 2조원···추경 사용 2000억원 불과
지난해 걷은 세금에서 지출하고 남은 금액인 세계잉여금은 2조원으로 집계됐다. 일반회계 세계잉여금 4000억원은 국가재정법 제90조에 따라 처리된다.
일반회계 세계잉여금 처리계획은 교부세 0억원, 공적자금상환기금 출연 1337억원(정산 후 잔액의 30%), 채무상환 936억원(교부세, 공적자금상환기금 출연 처리 후 잔액의 30%), 세입이입 등 2185억원이다.
나머지 특별회계 세계잉여금(1조6000억원)은 개별 특별회계 근거 법령에 따라 해당 특별회계 자체세입으로 처리한다.
최근 정부가 10조원 규모의 필수 추가경정예산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재원 마련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잉여금 2조원 중 특별회계 1조6000억원을 제외한 일반회계 4000억원 중 실제 추경에 사용할 수 있는 규모는 2000억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박봉용 재정관리국장은 “특별회계 세계 잉여금은 특별회계 자체 세입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추경 재원으로 사용하는 경우는 드물다”며 “추경 재원으로 사용할 수 있는 4000억원 중 공적자금상환기금에 출연하는 것과 채무상환에 쓰이는 것을 제외하면 2000억 정도다. 이 2000억원을 추경 재원으로 사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또다른 판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