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
조선업계 호황에도 조선사 RG 발급 차질
특례보증 확대, RG 발급기관 다변화 등 추진
정부가 중소형 조선사 대상 선수금 환급보증(RG) 발급을 위해 올해 RG 발급기관·규모를 확대하고 미래가치 기반 RG발급을 실시한다. RG 발급 지연으로 수주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조선업계 호황에도 RG 발급 역부족
조선업계는 2016년 수주절벽 등 어려움을 겪은 후 최근 글로벌 시장 회복과 경쟁력 제고로 수주실적이 증가하고 있다.
글로벌 호황, 친환경·고부가 선박 경쟁력, 미국의 대중(對中) 규제, 한-미 조선협력 활성화 가능성으로 조선업 호조가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전보다 금융기관의 RG 발급이 증가했으나 업계의 수요를 충족하기에는 여전히 역부족이다.
RG는 조선사가 기한 내 선박을 건조하지 못하거나 파산할 경우 금융기관이 발주사에 선수금을 대납하는 지급보증으로 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 및 시중은행이 발급하고 있다.
대형사는 양호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차질없이 발행 중이며 금융기관 추가발급 여력도 96억7000달러로 충분한 상황이다.
반면 중형사는 최근 선박 발주 호조에도 과거 재무실적에 기반한 심사구조 등으로 빠른 RG 발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RG 발급 규모는 조선사 전체는 154억달러 였으며 이 중 중형조선사는 7억9000달러로 집계됐다.
정부, 조선 RG 공급 확대방안 발표
정부는 9일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하고 ‘조선 RG 공급 확대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중소형 조선사 RG발급 확대와 조선사의 도덕적 해이 방지 기반 강화를 골자로 한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정부는 올해 중형조선사 RG발급기관 및 규모를 확대한다. 이를 위해 특례보증 확대, RG 발급기관 다변화, 개선된 재무여건 신속 반영 등 중소형 조선사에 대한 RG 공급을 늘린다.
2019년 중소조선사 RG 발급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도입된 특례보증을 시중은행 단독 RG 발급이 어려운 중소형 조선사에 무보 특례보증 잔여한도 내에서 상반기 중 신속하게 RG 발급·지원한다.
무보 특례보증 잔여한도는 지난달 기준 6000억원이다. 이 중 4245억원을 기(旣)발급하고 1755억원을 추가 발급 가능하도록 했다. 특히 최근 선박 발주 수요를 고려해 보증한도를 상향할 수 있도록 정부 출연금(현 1200억원)을 대폭 늘렸다.
현재 중형조선사에 RG를 발급하지 않는 금융기관(수출입은행, 시중은행 등)도 신규 발급을 적극 추진하도록 한다. 중형사의 경우 산은만 RG를 발급하고 있다. RG 수요가 급증한 지난해 산은 RG한도 13억7000달러 한도가 소진돼 기은 및 8개 시중은행이 1척씩 추가 발급한 바 있다.
또 RG를 발급 중인 산은 및 시중은행도 최근 재무상황 개선을 바탕으로 발급규모를 확대할 수 있도록 협의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달 중 2024년 결산결과 기반 신용평가를 마치고 내달 발급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미래가치 기반 RG 발급에도 나선다. 정부는 유망 프로젝트 수주로 재무구조 개선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미래가치를 기반으로 보다 유연한 RG 발급을 펼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프로젝트의 사업성, 유동성 확보계획 및 선수금 관리방안 등을 포함한 중형조선사 수주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예정이다.
아울러 고의·중과실이 없고, 수주 가이드라인을 준수한 경우 향후 부실이 발생하더라도 금융감독원 검사 및 부처별 감사 시 면책한다.
금감원 검사는 수주 가이드라인에 따라 외부 회계법인의 사업성 검토를 받은 RG발급 업무를 면책특례 대상으로 사전 지정한다.
또 부처별 감사의 경우 고의·중과실이 없을 시 소관부처별 감사규정 내 사전컨설팅 및 적극행정 면책 제도를 활용해 면책 지원을 펼친다.
이외에도 조선사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조선사의 무리한 수주, 방만한 자금운영 등 도덕적 해이를 방지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다진다. 이를 위해 수주 가이드라인에 조선업 업황 변동성, 중형사 경영환경 등을 감안한 수익성 기준 규정한다.
또 선수금 전액을 에스크로 방식으로 관리하는 방안을 마련해 안정적인 프로젝트 자금을 확보한다. 보증보험료의 경우 재무여건상 RG 발급이 곤란한 기업이 미래가치를 기반으로 발급 시 신용여건을 고려해 적정 수준의 보험료 산정하기로 했다.
정부는 “내달 2024년 결산 결과를 감안해 재무구조가 개선된 기업에 구체적 RG 지원계획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상반기 중으로 중형조선사 수주가이드라인을 만들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