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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패미컴 실물 있다고?"...구로에 뜬 300평 게임박물관 가보니


입력 2025.04.09 09:00 수정 2025.04.09 09:00        이주은 기자 (jnjes6@dailian.co.kr)

넷마블문화재단, 지난달 게임박물관 개관

게임 기기 및 소프트웨어 등 2100점 진열

PC게임 기획전 및 제작 과정 영상 공개

고전 아케이드·콘솔 게임 플레이 공간 마련

넷마블 게임박물관에 옛 게임 기기들이 출시 시점 순서로 진열돼 있다.ⓒ데일리안 이주은 기자

서울 구로구 한복판 지타워에 300평 규모의 게임박물관이 들어섰다. 넷마블 사회공헌사업의 일환으로 넷마블문화재단이 운영하는 곳인데, 게임 관련 문화유산을 보존·연구·전시해 뒀다. 넷마블은 한국 게임산업의 발자취를 총망라한 이곳을 거점으로 게임이 지닌 문화적 가치를 널리 알리겠다는 목표다.


8일 오후 넷마블 체험형 게임박물관을 방문했다. 지난달 운영을 시작한 이곳은 국내외 게임 관련 소장품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 공간'이자 다양한 자료를 열람하는 '학습 공간', 추억의 게임을 체험할 수 있는 '놀이 공간'으로 구성됐다.


김성철 넷마블문화재단 이사장은 "지난 2014년 저희 최고 경영자의 이념이 담긴 건강한 게임 문화 조성을 위한 홍보관을 먼저 만들어보자는 얘기를 했다"며 "넷마블은 게임박물관을 통해 어른에게는 추억을 선사하고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는 색다른 재미를 제공해 게임의 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게임 역사' 공간 내 수장고에 진열된 옛 게임팩들.ⓒ데일리안 이주은 기자

전시 공간은 크게 ▲게임 역사 ▲게임 세상 ▲게임 문화로 구분된다. 초입에 위치한 게임 역사 공간은 국내외 게임 산업의 발전사를 돌아보며 게임이 시대와 사회에 미친 영향을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게임 역사 공간은 '한국의 PC게임'을 주제로 꾸며졌다. 국내 게임산업이 PC 게임에서부터 시작됐기 때문에 메인 테마로 채택됐다는 설명이다. 게임 역사를 6개 주제로 나누고, 이와 관련된 유산을 소장품 중에서 선정하는 식으로 진열했다.


전시 공간은 상설 전시 공간과 보이는 수장고로 나뉜다. 복도를 걸으며 게임이 어떻게 문화 산업으로 진화했는지 자연스럽게 알 수 있도록 했다. 상설 전시를 구성하다보니 주요한 소장품을 선정하는 데 한계가 있어, 수장고를 통해 다양한 소장품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도록 했다.


닌텐도가 1990년 일본에서 선보인 16비트 가정용 게임기 '슈퍼 패미컴'.ⓒ데일리안 이주은 기자

게임박물관에는 총 2100여 점의 소장품이 진열돼 있다. 초기 콘솔 게임기부터 현재까지 게임기기 300여 점, 게임소프트웨어 1300여 점, 주변기기 및 기타 소장품 500여 점 등이다. 넷마블이 직접 경매에 참여해 해외에서 배를 타고 건너온 것들도 있고, 시민과 사내 기증으로 수집된 것들도 있다. 2022년부터 3년 동안 기증으로만 700여 점이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물관에는 비디오 게임기의 초창기 모습인 '테니스 포 투'와 '스페이스 워' 등이 복각돼 전시돼 있었다. 또, 최초의 상업용 아케이드 게임기인 '컴퓨터 스페이스'를 비롯해 닌텐도 패밀리 컴퓨터(패미컴)와 한국 유통 버전 '현대 컴보이', '오디세이', '가정용 퐁', '애플2', '겜보이' 등 쉽게 보기 어려운 기기들이 다수 진열돼 있다. 넷마블이 운영하는 게임 박물관이라고 넷마블 작품만 선보이는 게 아니라 전 세계 게임 역사를 아우르는 기기와 게임을 볼 수 있도록 했다.


넷마블 관계자는 "대략 50년 전 기기부터 최근 게임기와 게임들이 주요 소장품으로 전시돼 있는데, 기획자 입장에서 세대별로 다양한 반응을 보여주는 점이 흥미롭다"며 "어린이들도 아버지 세대 게임에 대해 잘 알고 흥미를 느낀다는 점이 놀랍다"고 설명했다.


게임 세상 공간에 게임 제작 과정을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이 조성돼 있다.ⓒ데일리안 이주은 기자

게임 세상 공간은 게임 직업, 캐릭터, 음악 등 게임 제작 매커니즘을 경험해 볼 수 있도록 조성됐다. 어린이 및 청소년들을 타깃으로 꾸려졌다. 개발자, 기획자, 아트 디자이너 등 본인에게 맞는 직업을 탐색하고, 현직자들의 인터뷰 영상까지 시청할 수 있게 했다. 탐방한 게임 직군들이 게임을 어떻게 만드는지도 소개하는 영상도 연이어 볼 수 있도록 공간을 꾸렸다.


게임 문화관은 게임 자료를 학습하고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자료를 모아둔 라이브러리 관람을 마치면 기획전시 공간이 이어진다. 첫 기획전은 '프레스 스타트, 한국 PC 게임 스테이지'라는 주제로 구성했다. 한국 PC 게임의 역사를 키워드와 연도별로 정리해 60여 개의 소프트웨어와 컴퓨터를 전시했다. 기획전 주제는 매년 바뀔 계획이다.


게임 문화 공간에 조성된 '플레이 컬렉션'. 오락실 같은 공간에 고전 아케이드와 콘솔, PC게임 등을 체험할 수 있도록 조성했다.ⓒ데일리안 이주은 기자

체험 공간인 '플레이 컬렉션'은 오락실 같은 분위기를 조성해 고전 아케이드와 콘솔, PC게임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어린이와 청소년은 옛 게임의 재미를, 어른들은 추억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게임박물관은 어린이에서부터 어른까지 다양한 연령의 관객들이 방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넷마블 측은 "현재 방문 관람객은 가족단위가 많고, 전시를 좋아하는 2~30대 관람객도 많다"며 "다양한 연령층의 게임 매니아도 있고 최근에는 외국인 관람객의 방문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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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은 기자 (jnjes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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