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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연속 할인 행사로 매출 늘지만…수익성·협력사 갈등 해결 과제로


입력 2025.04.10 06:44 수정 2025.04.10 06:44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현금 확보 위해 지난 2월부터 릴레이 행사

"경영 정상화·사재출연 통해 불확실성 해소해야"

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매장에서 고객들이 계산을 하고 있다.ⓒ데일리안DB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가 소비자 유입 및 매출 증가세 등을 강조하며 영업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수익성과 협력업체 갈등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납품업체, 입점업체(테넌트) 등 협력사와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데다 지속적인 수익성 확대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서다.


여기에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약속한 사재 출연과 관련한 이행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홈플러스, 매출·고객수 증가…"영업 이상 없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6개월 간(지난해 10월~올 3월) 전국 홈플러스 오프라인 대형마트 고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약 5% 늘었다.


특히 이 기간 홈플러스 매장을 방문한 20대 고객 매출은 25% 뛰었고, 30대 고객 매출도 약 6% 증가했다.


지난달 4일 기업회생 신청 이후에도 꾸준한 매출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달 3일부터 16일까지 홈플러스의 총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 상승했고, 객수는 9% 늘었다.


해당 기간 동안 거래조건 협의를 위해 일시 납품을 유예했던 가전 카테고리 매출을 제외하면 매출과 객수 증가폭은 훨씬 더 크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홈플러스가 영업에 전혀 타격을 받지 않는 듯 보이지만 곳곳에서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납품 중단' 이유 놓고 공방…협력사에 책임 전가 비판 거세


홈플러스는 서울우유 등 일부 협력사와 납품 중단을 놓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 7일 “업계 내에서 주도적인 지위를 가지고 있는 서울우유 등 소수의 일부 대기업 협력사가 회생채권 전액 즉각 변제, 물품 대금 현금 선납 조건 등을 들어주지 않자 상품 공급을 중단하거나 거래규모를 축소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대기업과 주요 이해단체들이 정상화에 도움을 주기보다는 자신의 몫만 우선 챙기려다 보니 비 오는 날 우산 뺏기식의 무리한 요구를 하고 이를 들어주지 못하자 납품을 중단하거나 물량을 줄이면서 2차 협력사들과 농축산 농가들이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에 서울우유 등 한국농축산연합회는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서울우유는 “납품 중단은 미정산 우려와 신용리스크로 인한 불가피한 결정”이라며 “농민 피해 부분을 부각시켜 본질과 다르게 여론을 형성하는 것에 유감을 표명한다”고 꼬집었다.


한국농축산연합회도 “MBK파트너스 회장의 사재출연 이행 등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한 가시적 조치가 없는 상황에서 지금도 농축산업계 등 납품 조합들은 불안감 속에서 홈플러스 납품을 이어오고 있다”고 했다.


다만 홈플러스는 농협경제지주의 일방적인 채권한도 축소로 쌀 농가 피해가 우려된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는 한발 물러난 입장이다.


홈플러스는 “기업회생절차는 계약해지 사유임에도 농협경제지주는 내부 방침을 별도로 수립해 홈플러스와 계속 거래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농협과 홈플러스 간 상호 협의 하에 쌀을 공급하고 있다”며 “쌀은 농협경제지주 외에도 지역농협 미곡종합처리장(RPC), 민간 RPC 등 구매할 수 있는 대안이 있어 쌀 농가의 피해로 직결되지 않는다”고 했다.


할인 행사도 결국 비용 부담…수익성 지속엔 의문


안정적인 수익을 계속 낼 수 있는 지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금융권을 통한 자금 확보가 불가능해지면서 영업을 통해 현금을 확보하고 있는데 협력사와 갈등의 골이 깊어져 납품망이 끊길 경우 정상영업을 하기 어려워진다.


또한 계속되는 할인 행사 및 쿠폰 프로모션 등은 결국 향후 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홈플러스는 지난 2월 대규모 창립 할인 행사인 ‘홈플런 이즈 백(이하 홈플런)’을 시작으로 여러 차례 할인 행사를 진행 중이다.


오는 10일부터 16일까지도 ‘힘내자! 홈플러스’ 행사를 전개해 과일, 채소, 축산, 수산, 델리 등 각 카테고리 별로 대표 품목을 선정, 최적가에 제공한다.


할인 행사 만으로 유동성을 확보하기는 역부족이다. 제때 유동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업체 대금 지급에 다시 어려움이 생기고 납품도 중단되면서 협력사·소비자들이 이탈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어서다.


이달 말 당장 협력사와 입점업체에 지급해야 할 2월분 정산일도 다가온다.


홈플러스가 법원에 제출한 기업회생신청서에 따르면 최악의 경우 오는 5월 말 7395억원의 현금이 부족할 것으로 적시했다.


그러면서 회생절차가 개시되면 후순위인 금융채무 등 상환 유예가 가능해 5월 말 현금 보유고가 2779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논란이 커지자 홈플러스는 상거래채권을 우선 변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병주 회장이 약속한 사채 출연도 현재까지 감감무소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금 확보 등 경영 정상화 방안 마련이 절실해 보인다”며 “이를 통해 협력사들의 불안과 불확실성을 해소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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