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질긴 문자 설득으로 '6억대 보이스피싱' 피해 막은 경찰

경찰관이 6억원가량 은행 통장을 챙겨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일당을 만나러 가던 60대 남성을 끈질기게 설득해 피해를 막았다.ⓒ게티이미지뱅크

경찰관이 6억원가량 은행 통장을 챙겨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일당을 만나러 가던 60대 남성을 끈질기게 설득해 피해를 막았다.

10일 전남 광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6시께 112종합상황실에 다급한 신고 전화가 걸려 왔다.

대포 통장 개설 문제로 수사기관 조사를 받는다며 60대 남편 A씨가 6억원가량이 든 은행 통장을 전부 가지고 서울로 가고 있단 신고였다.

보이스피싱이란 점을 감지한 112 상황실 기호필 경위는 A씨에게 수차례 전화를 했으나 연결에 실패했다. 이에 기 경위는 A씨에게 간곡한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여러 차례 보냈다.

A씨와 겨우 연락이 닿았으나 이미 보이스피싱범의 말에 속아 넘어간 탓에 A씨는 기 경위의 말을 믿지 않으려 했다.

이에 기 경위는 보이스피싱범이 A씨에게 호텔로 찾아오라고 하고, 통장을 챙겨 오라고 하는 등 수상한 점을 설명하며 A씨를 지속 설득했다.

A씨는 끝내 휴게소에서 차를 멈춰 세웠다.

기 경위는 고속도로순찰대에 협조 요청을 해 A씨를 찾아갔고 휴대전화에 설치된 악성코드를 발견했다.

A씨는 경찰에 "죄를 지어본 적 없는 사람에게 범죄 피의자로 연루됐다고 하니 정신이 나갔던 것 같다"며 "퇴직금 등 전 재산을 빼앗길 뻔해 아찔한 순간이었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알지 못하는 문자메시지 링크는 접속하지 않아야 한다"며 "앞으로도 범죄 피해 예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